論評, 判斷, 洞察

가장 쉬운 일이 사후 평가, 판단은 어렵고 통찰은 叡智가 있어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직업이 ‘해설가’일 것이다. 예컨대 스포츠 해설가다. 경기 결과를 보고 ‘잘 했다’, ‘못했다’고 評價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상식만 있으면 事後 평가는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언론의 論評도 이런 직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어려운 일은 判斷이다. 左로 갈 것이냐, 右로 갈 것이냐를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잘하면 成功의 길이지만, 잘 못하면 奈落으로 떨어지는 길이다. 쉽게 판단할 수 없다. 한 인간에게는 물론이고, 조직, 기업, 더 나아가 국가의 存亡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십에서 수만 명까지의 생명을 책임지는 군대의 지휘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판단력이다.
한 가지 예를 든다. 반도체 集積은 스택(stack) 방식과 트렌치(trench) 방식 두 가지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스택 방식은 쌓는 방식이고, 트렌치 방식은 파는 방식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책임자는 어느 방식을 택해야 좋은지 판단하지 못했다. 엄청난 책임이 뒤따르니까 당연했을 것이다. 고민 끝에 李健熙 회장에게 판단을 구했다. 李 회장은 즉석에서 스택 방식으로 가자고 했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이 된 것은 스택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트렌치 방식을 따른 세계의 많은 반도체 기업은 낙오를 면치 못했다.
判斷보다 더 힘든 일이 洞察이다. 洞察은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다. 많은 지식과 경험 뿐 아니라, 수십 년 앞을 내다 볼 줄 아는 叡智가 보태져야 가능한 일이다.
혼신의 힘을 쏟아 철강 사업을 완수한 故 朴泰俊 포스코 명예회장이 그런 인물이다. 鐵이 각종 산업에 얼마나 필요한 ‘쌀’인지에 대한 통찰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質的인 면에서 세계 1등 반열에 올라선 포스코의 탄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불모지에서 자동차, 造船사업을 시작한 현대의 鄭周永 회장, 그룹의 全力을 쏟아 반도체 사업을 결정하고 투자한 李秉喆 삼성 창업주도 이런 범주에 드는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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