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론자 盧武鉉 연구

<상생에 관해 한 말씀 드리겠다. 상생은 좋은 것이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상생이다. 그야말로 진실하게 이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 양보 받기 위해, 공격하기 위해 상생을 내세우면 반드시 실패한다.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배제의 습관이 남아 배제하려고 하는데 그런 방법으로서는 상생할 수 없다>

盧武鉉 대통령이 지난 5월에 연세대 리더십 강의에서 한 위의 말을 이렇게 한 줄로 요약하면 어떨까.
-相生이란 대화하고 타협하여 다 같이 잘 되자는 것이다-

<(리더) 모두에게 필요할 자질로서 저는 품성에 있어서 성실, 공정, 신뢰, 절제, 헌신, 책임, 이 덕목들을 다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들겠죠. 고집이든 신념이든, 신념이 강해야 한다. 자기 확신이 강해야 하고, 난관에 맞서 돌파하고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 신념과 의지는 비슷한 것이겠죠. 용기, 결단, 이런 것이 지도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수많은 위기가 올 수 있고, 수많은 장애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돌파해나가는 데는 반드시 이러한 자질이 필요하다>
위의 말은 이렇게 한 줄로 요약해도 무방할 듯하다.
-리더는 신념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

<차이가 있다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이를 인정하고 극복해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분열과 다원주의는 그런 점에서 다르다. 다양성과 차이가 있더라도 의견을 합치시키는 절차가 있으면 그것은 분열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 절차가 봉쇄돼 있을 때, 합의를 할 수 있는 길이 봉쇄돼 있을 때, 그 상태로 대책없이 투쟁하고 있을 때, 그것은 분열적 상황이라 말해야 되지 않을까. 이념적 차이를 분열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제 의견이다.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논쟁 없이 적대하는 게 굉장히 위험하다. 서로 설명이 안되는 것이 있다. 독재와 민주, 이 두 개의 가치 사이에서는 아무리 설명해도 설명이 안된다. 일본의 지배를 수용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를 놓고 무슨 설명이 되겠나. 이유가 없다. 이유를 가지고 얘기하라고 하면 아니라고 동서화합을 전부 얘기하면서 돌아가면 딴짓한다. 진정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유 없는 갈등, 차별을 경계해야 한다>

-분열과 차이는 다르다. 분열은 적대적인 관계이고 차이는 다양성이다-

盧武鉉 대통령이 연세대학교에서 한 두 시간의 강의내용을 참을 성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위에 예로 든 것처럼 원론적이고 총론적인 내용이 너무 많았다. 구체적인 사례나 통계가 의외로 적었다. 원론적이고 총론적인 말과 글은 공허하거나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될 위험성이 있다. 원론적이고 공허한 말들은 교조주의나 관념론으로 흐를 위험성도 있다. 관념론은 인간이 말의 포로가 되는 사고방식이다.

관념론에서는 민족주의를 부르짖는 사람이 민족주의자가 되고, 개혁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이 개혁주의자가 된다. 어떤 기준에 의해서도 결코 깨끗한 정치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盧武鉉 대통령은 부패척결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부패척결이란 말을 많이 쓰면 자신이 깨끗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어떤 자리에서는 숙청과 혁명을 이야기하고 어떤 자리에서는 相生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는 진보는 '더불어 고쳐가면서 살자는 주의'라고 미화하고 보수는 '생존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바꾸지 말자 주의이다'라고 폄하한다.

말의 포로가 된 관념주의자는 말싸움에서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 순간 그 순간 가장 인기 있고 효과적인 말들만 골라서 쓰다가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말로써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혁명을 하고 개혁을 하고 애국을 하지만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의 세계는 엄숙하여 그런 관념의 유희와 실험을 허용하지 않는다. 버스 노선 하나 바꾸는 개혁에도 시간과 설득이 필요하다.

말로써 흥하고 말로써 망하기 직전까지 갔던 盧武鉉 대통령은 말의 힘을 너무 믿는 것 같다. 말보다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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