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당합시다.
글쓴이 92학번/직업 32,남(토론방에서 퍼온 글입니다. 제목은 여기서 바꾼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슴이 뿌뜻하면서도 용기가 필요했던 저의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퇴근후 인천 지하철 부평역에서 제가 사는 집근처 동춘역으로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습니다. 맨앞칸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문이
닫히기전 10여명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헐레벌덕 제가 탄 칸
에 올라탔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6.15선언 4주년 기념식에 우리 모
두 참가합시다'하는 전단지와 자신들이 만든것으로 보이는 포스터등
이 들려있었습니다. 두어명의 청년은 자리에 앉은 승객들에게 전단지
를 나누어지기 시작했고, 리더로 보이는 한명이 먼저 부드럽게 인사
를 한후 큰 목소리로 물흐르듯 연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한국의 통일에 대해 늘고민하고 가슴아파하며 이제는 행동으
로 나서서 한국의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생 통일 선봉대입니다.
반세기 동안 제국의 통치와 억압에서 헤어져 살아야만 했던 우리의
슬픈민족사에서 통일의 물꼬를 처음으로 틀 수있었다고 역사에 기록
될 것은 바로 4년전 있었던 6.15공동선언이었을 것입니다. 미국등 통
일을 바라지 않던 세력들은 이 6.15선언을 반대했지만, 많은 온국민
의 염원을 닮은 통일의 노력만은 막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미
국, 일본등은 통일을 원치 않고 있으나 우리민족은 기필코 해낼것이
며, 이런 뜻깊은 행사가 더많이 이루어지고 왕래가 이루어져야할 것
입니다.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라크사태에서봤듯이 미국등
반통일 세력은 타국민의 생존권을 억압하고, 통일대신 자신들의 제국
의 통치를 더욱 강화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연설은 계속되었지
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생들이 나누어준 프린터물을 들여다보느라고
학생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분위기 였습니다. 그 전단지
에는 부시와 고이즈미가 악수하는 사진이 누가 통일을 반대하는가라
는 제목과 함께 붙어있었으며, 두여중생 사망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라는 글도 함께 쓰여있었고, 6.15공동선언의 의의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이 악수하는 장면의 사진과 통일을 위한 유일한
대안은 연방제방식의 통일이라는 글도 실려있는 신문형식의 프린트
물이었습니다. 청년의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칸으로 학생들이 옮기려
고 했을때, 저는 방금 연설을 마친 학생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저도 잠깐 승객들에게 이야기를 해도 되나요?'
당황한듯한 청년과 그 통일선봉대들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바로 두근
거리는 가슴과 꼭쥔 주먹을 쥐고 승객들과 그 청년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서울 건국대학교 92학번 졸업생입니다. 방금
젊은이들을 보고 제 얼마 되지않았던 대학생시절이 생각나서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방금 생각이지만 전 여기 있는 통일선봉대라는
학생들은 분명 순수한 마음을 지녔고, 애국하는 청년들이라고 생각됩
니다. 저 또한 총학생회 간부등을 거치면서 이른바 운동권이었습니
다. 여러분 하루에 100명꼴로 일년에 10,000명씩 김정일이 정권을 잡
아온 10여년동안 30여만명의 북한 주민이 굶어죽었고 지금도 죽어가
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북한 김정일에게 전해준 어마어마
한 액수의 달러가 조금이라도 북한 주민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쓰여져있다고 믿고있습니까? 수많은 비전향장기수가 그들의 사랑하
는 체제의 북한으로 갔다지만, 단 한명의 국군생존포로, 납북자도
한국으로 오지 못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이라크 국민의 인권은
생각하면서, UN북한인권위 투표에서 당당하게 반대표를 던진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을 알고있습니까? 저는 사업상 중국에 여러번 가보았습
니다. 북한을 탈출한 우리민족, 진정한 동포들이 북한에게 협력하는
중국인에게 노예처럼 끌려다니고, 살해당하고, 고문당하고, 감금당한
다는 사실을 직접들어 알고있습니다. 북한주민의 1%안되는 열성 김정
일 하수인들이 여는 이러한 6.15행사가 과연 통일을 가져오는데 조금
이라도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통일 분자라고 학생들이
욕을하는 부시 미국대통령은 최소한 자국민을 살해하지 않고, 굶기
지 않으며, 고문하지 않습니다. 김정일이 있는한 평화 통일의 날은
절대 오지지 않을 것이며 김정일은 우리 민족이 아닌것입니다.
항상 상식으로만 움직여온 오래된 학번의 운동권 대학생이었던 이른
바 수구꼴통의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위와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끝마쳤을때
자리에 있던 회사원으로 보이는 30,40대 양복차림의 세분깨서
박수를 쳐주셨습니다. 불행히도 저에게는 전단지나 포스터나 통일선
봉대라는 거창한 직함의 명함도 없었지만, 저에게는 충분한 설득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한다는 진보적인 열정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대학생들은 자리에 다시 앉은 저를 바라보다
가 얼굴이 붉어진 리다가 외치는 시간없어 다음칸으로 가자는 말에
다음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 옆에 계신 아주머니는 학생들이
아직 몰라서 그래라는 말씀을 저에게 해주셨습니다.
논리와 상식만 있다면 어느 가짜 인권주의자, 평화주의자, 통일론자
의 주장도 깨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 당당합시다.
지하철에서 생긴 일
- 토론방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4-06-16, 08: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