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관

*아래 글은 在美 사업가 朴哲彦씨가 쓴 회고록(나의 삶, 역사의 궤적)에서 뽑은 것이다(정치인 박철언과는 同名異人).

나의 인생관

나의 인생관은 그 주된 성분이 三綱五倫임을 부정할 수 없다. 거기에 舊·新約 성경에 기록된 숱한 德行 잠언이 혼합되어 보완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이 내 인생관의 根幹일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읽는 책의 수가 많아졌다. 내 인생관의 근간에 肢體(지체) 한 줄기가 생겨났다. 崔銑인가 하는 옛 선비가 남긴 격언 六然이 그것이다.

自處超然-자기 자신의 처지는 늘 초연히 하라.
處人靄然-타인은 따뜻하고 아늑하게 감싸라.
有事斬然-유사시에는 칼로 치듯이 일에 임하라.
無事澄然-일이 없으면 가라앉은 물같이 고요하라.
得意澹然-뜻을 이뤘을 때에 고요하고 담담히 하라.
失意泰然-좌절 실패의 때에 오히려 태연히 하라.

이 격언은 나의 인생관이나 처세 규범의 구성에서 많은 공헌을 했다.
六然에 대한 나의 이해와 감회를 적는다.
自處超然: 실행하기 힘든 德行이다. 나를 또는 내 利害를 내세우지 말라. 늘 남의 입장에 서라. 머리를 낮추어라. 자기의 善行성취를 자랑하지 마라. 자기 과시를 止揚하라.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德行은 기독교 교리의 미학이다. 기독인 신앙의 극치이다. 自處超然 넉자에는 십자가 경외, 찬미, 희생, 감사의 德行도 포함된다.
處人靄然: 상대를 보는 시선이 따뜻해야 한다. 상대를 향한 마음이 너그러워야 한다. 남이 나에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다. 남의 눈에 가시를 세지 않는다. 남을 내세우자.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는 德行 易地思之는 處人靄然의 根幹이 된다.
有事斬然: 일단 결심하고 맡은 使役은 全心全力을 다해서 성취한다. 맡은 일의 처리에 優柔不斷하면 힘은 약화되고 의욕은 이완될 뿐이다. 전력투구, 乾坤一擲, 일편단심, 泣斬馬謖, 殺身成仁, 이런 어휘의 眞價가 발휘되어야 한다.
無事澄然: 주어진 과업이 없는 無事의 시기. 바람 잔잔한 날 호숫가에 서서 보는 고요한 水面. 그것은 평온을, 衡平을, 無爲를 상징한다. 침착, 靜寂, 체념, 망각, 무아. 그런 경지에 잠기는 것도 좋다. 분망 초조 좌절 증오에 체념과 망각의 천막을 덮는 것도 재치일 수 있다. 고요함은 폭풍의 前兆인 경우가 많다. 유사시에 대비한 힘의 축적일 수 있다. 澄然. 이 두 글자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려진 피땀의 그림, 그 그림의 제목이 된다. 澄然에는 피도 있고 땀도 있는 것이다.
得意澹然: 삶에서의 성취는 得意의 환희를 가져온다. 그 환희는 쉬이 교만으로 이어진다. 輕妄이 되고 眼下無人이 된다. 득의의 과실은 毒性의 것이어서 잘못 먹으면 불치의 체증을 일으킨다. 謙虛 담백한 자기 억제만이 그 해독작용을 한다. 익은 벼가 머리를 숙인다. 得意는 慶事이다. 慶事는 凶事가 아니고 경사로 끝나야 한다. 그것은 당사자의 마음가짐의 책임이다.
失意泰然: 좌절 패배의 굴욕은 태연의 德行이 세척을 한다. 실의에서 비롯된 비굴과 凋落은 失意의 무게를 더한다. 사람의 형상은 조물주의 그것을 모방해서 지어졌다. 사람에게는 天賦의 위엄이 있는 것이다. 머리를 들라. 가슴을 내밀라. 눈을 크게 뜨고 눈동자에 힘을 주어라. 떳떳해라. 저녁 어둠은 아침 햇살로 이어진다. 희망과 기대를 갖자. 失意의 때에 태연하고 엄연한 자세는 하늘의 눈에도 대견하게 비칠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위엄을 약탈할 수 있는 失意는 없다. 나는 三綱五倫 및 성경의 대원칙과 아울러 崔銑의 六然에 포함된 德行을 다하기는커녕 일부도 지키지 못했다. 나의 살아온 인생이 그렇게 완전한 것이 아니었기에 말이다. 그러나 이들 綱倫이나 德行의 테두리 안에서 살았으면 하는 소원과 이상은 지녔었다고 믿는다. 그것이 내 인생관의 윤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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