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할까? '분쇄'할까?

당치않은 발언·꼼수는 완패부른다



한나라당 쇄신 분위기가 최근 들어, 그 흐름이 심상치 않다. 새롭게 해 보고자 하는 ‘쇄신’이 자칫 ‘분쇄’가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마저 드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얼마 전 ‘한나라당 당헌에서 보수를 빼자’며, 논란을 야기한바 있다. 애써 좋게 보려는 이들은 “그래 한나라당이 언제부터 보수정당이었던가”라며 애써 맞장구 쳐 주기도 했지만 실상 파장이 커지자, 당 정체성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급급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직접 나서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보수와 관련해 논쟁이 계속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논란에 제동을 걸었다. 이같은 박 비대위원장의 반응은 언론들로부터 ‘보수 표현 삭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고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 뒤 며칠이나 지났을까? 김 비대위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대통령의 당적을 놓고 “스스로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옳은지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



이와관련 청와대는 김 비대위원의 발언에 대해 “배경과 진의를 파악 중인데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했고, 나아가 국회에서는 차명진 의원이 ‘김종인 비대위원의 해임요구안’에 동의를 하는 의원들의 서명을 받았다.



‘대통령 탈당론’은 이미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 전에 수면위로 올랐다가 내려가 버린 ‘한물간’ 이슈이다. 앞서 이회창 후보가 대선을 위해 문민정부와 차별화를 두겠다며 ‘YS 화형식’을 치렀지만 오히려 여권 분열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제 17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나선 정동영 후보가 ‘노무현 선긋기’를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결국 그도 민심을 잡지 못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앞에 부는 ‘쇄신’바람은, 한나라당의 쇄신인지, 특정계파의 쇄신인지, 아니면 한 개인의 노욕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이다. 살펴보면 김 비대위원의 ‘논란몰이’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지난 1993년 5월 동화은행으로부터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수수)위반 혐의로 실형을 살았다.



뇌물수수는 명확한 근거를 잡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확연한 증거가 나온 것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아울러 김 비대위원은 민정당과 민자당 그리고 새천년민주당의 부대표로까지 지낸바 있다. 철새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당과 야당을 동분서주하면서 경제수석과 장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어 지금은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왕성한(?)활동을 펴는 것은 또 다른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김 비대위원이 논란을 일으키면 박 비대위원장이 직접 불씨를 끄는 모습이 펼쳐지자, 일각에서는 인적관계와 혈연관계를 조심스럽게 언급하기도 한다. 그것은 김 비대위원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비서실장을 지냈던 분의 사위였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 비대위 출범 무렵, 구성원에 대해 이미 비적절성을 지적한바 있다. 전 의원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에다가도 검증을 시키고, 청문회를 열었다면 김종인씨가 청문회에서 통과될 수 있었을까”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정치이슈를 선점하는 것은 당장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대선에서 매우 중요하고 유리한 포석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당치않은 발언과 꼼수로 선점을 잡겠다는 것은 오히려 역풍과 완패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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