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치 뽑는 통일비용, 용치 박는 분단비용

북한이 망해도 남한이 함께 망하지 않는다.
자유통일론 - history making(9)
백령도 해안의 용치
“독일 통일에서 우리가 보았듯이 과연 북한이 붕괴했을 때 우리도 살 수 있겠는가? 함께 망한다. 그래서 교류협력을 통해서 북한을 어느 수준에 올려놓을 것이 필요하다(2010년 2월2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2년 평가와 제언’ 발언)”

북한정권이 무너져도 대한민국이 함께 망하진 않는다.

첫째, 통일은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문제이다. 통일연구원 김태우 원장의 말을 인용해보자.

“통일이 가지는 세계사적 민족사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통일을 ‘비용 대 편익’이라는 셈법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입니다. 한국이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세력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라는 폴 케네디의 예언을 그대로 믿지 않더라도, 한국이 통일을 통해 세계사 속에서 더욱 의미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이는 비용차원을 넘는 문제입니다. 민족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한반도는 수 천 년 동안 하나였고, 고려와 이조 992년간도 하나였으며,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하나였습니다. 60년이 넘어가는 현재의 분단 상태는 일시적인 부자연스러움일 뿐입니다. 이 부자연스러움을 벗고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겠다는데 돈 계산이 웬 말입니까?”

통일은 상당한 돈이 들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다. ‘기회의 희소성’ 탓이다. 국내외 모든 여건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니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기회는 왔는데 돈을 이유로 흘려보내면 다음번 기회는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50년 후일 수도, 100년 후일 수도 있고,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단순히 버스를 놓친 정도가 아니다. 한국인은 북한의 동족을 해방할 기회를 보고도 놓친 데 대한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고 또 지게 될 것이다.

독일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8년 동안 서독과 통일 독일 외무장관으로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 외교를 걸머졌던 한스 디트리히 겐셔는 이렇게 말했다.

“수십 년 동안 두꺼운 구름이 독일 통일이라는 별을 가려왔다. 우리는 구름이 잠시 흩어지던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통일의 별을 낚아챘다.”

독일의 통일은 거저 떨어진 감이 아니었다. 온몸을 던져 낚아챈 승부의 결과였다.

둘째, 통일비용은 지나칠 정도로 과장돼 있다. 통일비용의 원래 뜻은 북한주민의 생활수준이 남한수준이 될 때까지 들어가는 돈이지만 ‘고무줄’ 같은 것이다. 김태우 통일연구원장 지적처럼 “형편이 안 되면 목표를 70%로 낮출 수도 있고, 50%로 낮출 수도 있다. 북한주민이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도와줄 정도로 더욱 낮출 수도 있는 것”이다.

셋째, 통일비용이 과장된 또 다른 이유는 分斷費用(분단비용)을 고려치 않은 탓이다. 막대한 국방비,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도발로 숨져간 장병들 목숨은 대표적 분단비용이다. 사람의 생명을 어떻게 돈으로 매길 수 있는가? 요컨대 통일비용이 크다지만 분단비용은 더욱 큰 것이다.

천안함 폭침이 벌어진 백령도에 두 차례 갔었다. 해안가엔 흉물스런 龍齒(용치)들이 수 없이 박혀 있다. ‘용의 이빨’처럼 생겼다 해 ‘용치’로 명명된 이 구조물은 북한군함이 상륙하지 못하도록 설치됐다. 용치 중간 중간엔 초소가 세워져 있고 해병대 병사들이 주야로 지키고 서 있다. 서해의 긴장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분단비용과 통일비용은 이것이다. 분단비용은 북한을 지키기 위해서 밤낮으로 드는 소모성 지출 모두요 통일비용은 흉물스런 용치를 뽑는 돈이다. 용치를 뽑는 돈은 ‘일시적으로’ 들어갈 뿐이다. 북한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돈보다 훨씬 적을 게 뻔하다.

용치 뽑는 통일비용과 용치 박는 분단비용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예전의 기사를 인용한다.

《분단비용은 ‘국가가 분단된 상태에 처해서 생기는 일체의 기회비용(機會費用. opportunity cost)’으로 정의되며 명시적 비용(explicit cost)과 암묵적 비용(implicit cost)으로 나뉜다. 앞에 것은 과도한 軍事費(군사비) 지출을 비롯해 대륙과 초원을 향한 통로가 차단돼 생기는 운송비 등 불필요한 物流費用(물류비용)과 航空費用(항공비용 ex. 서울에서 동북3성을 직선 비행 못해 생기는 비용) 등을 들 수 있고 뒤에 것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통한 인명살상 등 계측키 어려운 비용, 남북대치로 인한 한국경제 저평가(Korea Discount)와 軍병력을 산업인력으로 활용치 못해서 생기는 비용 등 다양하다.

2010년 12월 국회입법조사처가 펴 낸 ‘한반도 통일비용 쟁점과 과제’라는 논문에 따르면, 軍事費(군사비) 지출은 적정수준보다 30~50%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다. 이는 GDP 대비 1.5~2% 수준에 달한다. 결국 자유통일 이후 군사비 감소만 GDP 1.5~2%에 달한다.

자유통일 이후 사라지는 분단비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접경지역 관리비용, 재외공관·외교추진 중복비용, 이산가족 상봉비용 및 유무형의 안보 불안감, 전쟁 공포감, 북핵문제 등을 통해 초래되는 비용 등도 포함된다.

통일비용은 시간이 지나며 소멸하는 限時的(한시적) 비용이지만 분단비용은 통일이 될 때까지 持續的(지속적)으로 들어간다. 2007년 ‘국회예산결산특위’가 작성한 ‘통일비용과 통일편익’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2015년, 2020년, 2025년, 2030년 각각 통일시 분단비용과 통일비용은 매년 1조3,123억 달러 vs 8,577억 달러, 1조4,931억 달러 vs 9,912억 달러, 1조6,837억 달러 vs 1조1,589억 달러, 1조8,886억 달러 vs 1조3,227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한마디로 통일비용이 많다지만 분단비용은 더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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