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도라전망대에서는 육군본부와 서울대학교 공동주최로 '21세기 한국의 안보-도전과 대응'이라는 제목의 안보토론회가 열렸다. 언론,시민사회단체,대학생,밀리타리 매니아들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멀리 북한 땅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한 육군 중령이 행사에 참석한 여대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중령 ; 개인적으로 얼마 전 남북한 군사회담에서 남북 양측이 선전방송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對南방송에서 하도 터무니없는 소리들을 많이 해서 우리 병사들에게 따로 정훈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었거든요.
여대생 ; 對南방송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데요?
중령 ; 한번은 김일성의 일화라면서 부하가 말을 타고 가다가 구덩이에 빠지자 김일성이 한 손으로 말과 병사를 한 번에 끌어 올렸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여대생 ;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에이, 정말 그런 방송을 했단 말이예요?
중령 ; 그럼요. 누가 들어도 엉터리 같은 얘기를 태연하게 하니, 우리 병사들 정훈교육은 저절로 되는 거죠.
여대생 ; 그럼 우리는 무슨 방송을 했나요?
중령 ; 김정일 독재 체제에 대한 비판도 했지만, 북한측은 뉴스와 일기예보 같은 방송들을 아파했다고 하더군요.
'북한이 일기예보를 아파했다?'
얼른 납득이 가지 않았다.기자가 '북한이 일기예보를 아파했다는 게 무슨 소리냐?'라고 묻자, 중령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도 일기예보를 방송하고, 북한 방송에서도 일기예보를 합니다. 하지만 북한측 일기예보는 허구헌 날 틀리고, 우리가 하는 일기예보는 늘 정확하거든요.
그러니 북한 병사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귀순자들을 통해 들리는 얘기로는 북한 병사들은 '일기예보도 저렇게 맞는데, 남쪽 방송에서 주장하는 다른 얘기들도 맞지 않겠느냐'고 수군거렸다더군요.'
얼마 전 만났던 육군의 영관급 장교도 '표면상 상호간에 균형이 맞는 조치로 보이겠지만, 북한의 對南방송은 우리 병사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는 반면, 우리의 對北방송은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저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됐었다'면서 '對南방송과 맞바꿔 對北방송을 중단키로 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토론회 행사가 시작됐을 때,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 남북한이 DMZ 內 선전시설 철거에 합의한 것은 남북한 신뢰정착을 위해 우선적으로 실천가능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서, 먼 훗날 우리 역사, 통일史에서는 통일로 가는 길에 '역사적 이정표'였다고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인들, "對北방송 중단은 잘못"
- 배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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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6-23, 2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