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젊은 중산층의 정치적 위선
ok좋은나라닷컴에서 퍼온 글입니다. -- 정신차린386 --
글쓴이 : 키리에 날짜 : 2004-06-28 14:42 조회 : 183 추천 : 32
제가 맨날 씹어대는 제 남편은 한마디로 '먹고 살만한 집' 자손입니다.
칠순을 바라보는 시부모님은 그 시절에도 모두 대학을 나온 인텔리이고, 전해들은 말로는 얼굴도 못뵌 시할아버지는 고향에서 알아주는 부자였다고 합니다. 뭐, 돈을 항아리에 넣어 놓고 아무 때나 꺼내썼다나요.
남편은 어린시절을 강남에서 보냈고, 수영이며 테니스 피아노를 어렸을 때 배웠답니다. 시부모님 재테크 실력이 시원찮아서인지 지금은 그냥 평범한 중산층 가정입니다만, 어쨌거나 한참 클 때까지 입주가정부도 있었다고 하니, 먹고 살만한 집안 출신인 것이 확실하겠죠.
저는 남편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버지는 말단 공무원이셨고, 물려받은 재산 하나 없이 맨손으로 시작한 부모님 밑에서 대학갈 때까지 셋집을 전전하며 성장했습니다. 과외는 커녕 학원한번 가보지 못했고, 책이 가득한 서재를 갖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습니다. 죽어라고 공부해서 소위 좋은 대학엘 갔고, 덕분에 졸업하자마자 취업해 겨우 여유있게 살아볼 수 있게된 경우입니다.
이런 저와 남편이 결혼을 했는데...
저는 열렬한 시장경제와 자유주의의 신봉자이고, 남편은 진보적 가치에 경도된 사람입니다.
유유상종이라고 해야하나, 남편 주위의 사람들도 대개 안정된 직장을 가진 확실한 중산계층이면서도 '시장의 실패와 비도덕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사회주의의 인간미'에 매혹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관찰하게 됐습니다. 정치적 이슈에 대한 토론에서 진보적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하던 사람들이 사실 실생활에서는 지극히 위선적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말로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중해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면서도, 막상 그러한 정책을 위해 세금을 더 내야한다거나, 임금의 일부를 포기해야한다든지 아니면 사회봉사단체에 정기적인 후원을 하라면 안색이 바뀝니다.
미국의 패권주의를 통렬히 비판하고 미제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던 사람들이, 폴로 티에 코치 백을 들고 스타벅스에 모여 커피를 마시고 자녀를 유학보낼 궁리에 몰두합니다.
양키 고 홈을 외치고 자주국방을 이야기하면서, 이로인한 군복무기간의 연장이나 국방예산의 폭증에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자녀의 군복무를 회피하기 위해 원정출산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데 열을 올립니다.
자본주의의 수혜자라고 할 30대의 안정적 중산층들이 말하는 '진보'란, 그들의 실생활까지도 지배하는 진짜 이념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이 자랑스레 몸에 지니고 다니는 구찌 백이나 버버리 코트처럼, 그들이 유행에 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일종의 장식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행동과 연결되지 않는 주장이란 결국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진보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실제로 얼마나 진보적이냐구요. 진보의 이념이 표방하는 이런저런 정책을 위해 당신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안락함을 얼마만큼 포기할 수 있냐고 말입니다.
진보를 구치 백 정도로 생각한다
- 토론방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4-07-01, 2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