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혼의 조국, 사회주의 조국을 그리워합니다”

(公安사건 분석) 일심회(386간첩) 사건
2007년 드러난 ‘일심회’ 사건은 일명 386간첩사건으로 알려졌다. 386운동권 출신들이 간첩활동 주축이 된 탓이다.

2007년 12월13일 대법원 3부는 ‘일심회’를 조직해 북한의 지령을 따라 반국가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마이클 장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 추징금 1천9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민노당 서울시대의원 이정훈과 △민노당 창당 인사 손정목에게 각각 징역 3년과 4년, △민노당 사무부국장 최기영에게 징역 3년 6월, △시민단체 관계자 이진강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고 피고인 모두에게 징역형과 동일한 기간의 자격정지와 압수 물품의 몰수를 선고했다.

민노당(현재 통합진보당)은 前·現職 간부들 다수가 사건에 연루돼 민노당의 “從北(종북)주의”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민노당은 2008년 2월3일 臨時전당대회에서 최기영·이정훈에 대한 당적제명을 거부하고 오히려 최·이씨를 “악법인 국보법의 피해자”라며 비호하고 나섰다.

<金正日에 대한 충성맹세 후 가입>

일심회 판결문에 따르면, 주범 마이클 장은 87년 미국에서 북한공작원 김윤덕(당시 50대 중반)을 만나 포섭됐고, 89년 2월 유럽을 거쳐 북한에 들어가 집중적인 간첩교육을 받았다. 그는 98년 1월 중국 북경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구체적 지령을 받은 후, 같은 해 2월 한국에 들어와 조직원들을 포섭해간다.

마이클 장은 2002년 1월11일 손정목·이정훈·이진강 등 민노당 관계자들과 함께 主體思想(주체사상)을 주된 이념으로 하고 ‘한민전’ 강령을 따르는 지하당을 결성하는데, 이것이 소위 ‘일심회’였다.

2005년 3월 일심회에 가입한 최기영은 조직원이 되는 ‘선포식’에서 이렇게 맹세했다. “신뢰와 과업을 준 우리 黨(당)에 대하여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위대한 장군님의 고매한 인품을 가슴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일심회 조직원들은 이처럼 북한을 “祖國(조국)”으로, 조선로동당을 “우리 黨(당)”으로, 한국을 “敵後(적후)”로 불러왔다고 법원은 판시했다.

일심회 조직원들은 2003년 3월·9월, 2004년 3월·7월·9월, 2005년 1월·8월·11월, 2006년 1월·6월 등 중국 북경 등지에서 북한의 對南공작원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지령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공작금도 수령해왔다.

북한은 주범 마이클 장 및 최기영(민노당 사무부총장), 이정훈(前민노당 중앙위원), 손정목(민노당 창당 시부터 간여), 이진강(시민사회단체 관리)을 통해 민노당과 남한 내 소위 시민단체들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시도했다.

실제 북한의 對南지령문에는 “민노당 내 지핵(지도핵심) 체계를 세우라” “北의 의지가 관철되는 민노당을 만들라”는 등의 문구가 계속 등장한다.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일심회 관련 북한 지령 및 보고 문건’ 등 수사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최기영에게 ‘민노당 중앙당 정책·기획부서에 침투할 것’ ▲이정훈에게 ‘서울지역 주요 권역별 하부조직을 결성할 것’ ▲손정목에게 ‘민노당이 反한나라당 노선을 관철하도록 권영길 대표를 설득할 것’ 등을 지령했다.

일심회 조직원들은 북한의 지령에 따라 ▲민노당 최고위원회·의원단 총회 등 각종 회의자료, 주요 당직자 344명 성향 분석자료와 함께 ▲“민노당 중앙당·지구당에 우리 당의 영도실현을 위한 유리한 고지 마련” ▲“민노당 주요 활동가 K1·K2·C모씨 등을 ‘위대한 장군님 사상’으로 의식화하라’는 지시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는 등 對北보고를 해왔다.

對北보고문에는 또 ▲“통일연대·민중연대 중심의 활동가 대오 내의 사상적 통일성 및 단합의 기운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녹색연합을 통일연대에 가입시키도록 하며, 시민단체들에 대한 우리 黨(당)의 영도를 실현하는 것으로 하자”는 등의 내용이 등장, 북한이 특정단체를 통해 전체 시민단체 조종을 꾀했음을 보여준다.

<“장군님의 先軍영도가 유일한 정답”>

북한은 일심회를 통해 선거 개입을 시도해왔다. “총선 시기에 민노당이 反한나라당 노선을 관철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탄핵정국에서 정당을 비롯하여 각계의 반응을 파악하여 보고하라”고 對南지령하는 등 민노당의 反한나라당 노선 견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일심회는 ▲“민노당이 독자후보전술로가 아니라 진보세력들은 물론 시민운동단체들과 애국적 종교단체들까지 망라하는 큰 통일전선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선거투쟁을 反美·反日·反한나라당투쟁과 밀접히 결부하여 진행하는 것을 당 정책으로 내세우고 밀고 나가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등 對北보고를 해왔다.

일심회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들을 분렬약화시켜 그들의 정권탈취기도를 저지 파탄시키는 것을 우리의 총적인 목표로 내세우고 투쟁할 것”이라고 보고하거나, ▲“조갑제 그룹 등 친미·극우반동세력, 한나라당 등 친미·수구세력”에 대해서도 동향보고를 해왔던 것으로 판결문은 기록하고 있다.

북한은 20여 차례의 지령을 내렸고, 일심회 조직원들은 30여 차례 對北보고문을 올렸다. 일심회 對北보고문 중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장군님은 새로운 새기의 수령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위대한 장군님의 방침을 받들고 활동한 정형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보고합니다. 일심회 동지들은 주어진 당 방침을 무조건적으로 실현할 것을 맹세하였습니다(2002.1)”
“경애하는 어버이 수령님의 아흔두 돌 생신을 맞이하여 사무치는 그리움과 위대한 장군님께 대한 대를 이은 충성의 마음으로 삼가 Valentine Club사업 정형보고를 올립니다(2004.4)”
“남조선 현 군부 내부의 실정 및 사회적 환경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군사쿠데타 혹은 그에 준하는 도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2004.5)”
“위대한 장군님의 선군영도는 이 시대의 진정한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유일한 정답이며 위대한 장군님은 새로운 세기의 수령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2005.4)”
“종교단체 진영에 우리민족끼리의 사상을 더욱 침투시켜야 함(2005.5)”

■ 장군님의 총포탄 되어 과업을 완수할 것입니다.
“고개 숙여 어버이 수령님, 위대한 장군님의 영상을 가슴에 새기며 이만 보고를 마칩니다(2005.7)”
“아직 당과 조국을 위하여 큰일을 하지 못한 자신에게 큰 배려를 하여 주신 데에 대하여 뜨거운 마음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위대한 장군님의 총포탄이 되어 과업 완수할 것을 결의하였습니다(2005.9)”
“이제 장군님께 대한 더욱 굳어진 충심과 과업달성의 결의로 되어 저희 일심회 성원들은 위대한 장군님의 명이라면 불길 속이라도 뛰어들 것입니다(2005.10)”
“위대한 장군님께서 통일혁명을 승리에로 령도하고 계시는 한 우리민족의 통일의 앞길에는 휘황한 전망이 펼쳐질 것입니다.(2005.11)”

■ 장군님 혁명위업에 한 생을 바칠 것입니다.
“새해에도 오직 위대한 장군님의 안위를 기원하며 자랑스러운 우리의 영혼의 조국, 사회주의 조국을 그리며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2006.1)”
“어버이 선대 수령님의 아흔 네 번째 탄신일을 맞이하여 장군님의 대를 이은 혁명위업을 받들어 저와 저의 동지들은 한 생을 바칠 것을 숙연히 다짐하며 삼가 사업보고를 올립니다(2006.4)”
“저희 또한 미력하나마 적후에서 동지들과 한 마음, 한 뜻으로 원수들을 짓부수기 위하여 한 순간 순간을 살아갈 것입니다. 오직 위대한 장군님의 안위를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2006.4)”

■ 핵실험 하자 “감축 드립니다”
“미제의 갖은 책동을 제압하시고 조선인민과 사회주의 조국의 위대성을 세계만방에 알리신 위대한 영도자, 새로운 세기의 수령님이신 金正日 장군님께 저와 성원들은 가슴깊이 우러나오는 존경과 충성의 마음으로 삼가 인사를 올립니다(2006.9)”
“십 수 년 만에 조국을 방문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뜁니다...다시 한 번 저와 동지들은 우리 당의 창건을 축원하며 오직 위대한 장군님의 만수무강을 원하며 이만 줄입니다(2006.9)”
“위대한 장군님의 두리에 굳게 뭉쳐 핵실험으로 미제국주의자들을 통렬히 타격하시어 선군 조선의 위대성, 그리고 민족의 존엄을 세계만방에 드높이신 사회주의 조국, 조국의 동지들께 감축의 말씀을 올립니다(2006.10)”


<간첩 마이클 張의 구걸 편지>

일심회의 對北보고문 중에는 북한에 대한 求乞(구걸)성 편지까지 있다. 일심회 조직원들이 사업실패로 심각한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겪으면서 북한에 돈을 달라고 구걸하는 내용이다. 개인적인 불평·불만이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 나아가 反대한민국 활동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은 김일성주의라는 신념에 찬 ‘혁명전사들(?)’이 아니라 거듭된 실패로 복수심에 빠져든 이들이라는 해석도 가능케 해준다.

2002년 10월 對北보고문에 수록된 ‘일심회 조직성원들의 직업 및 생활형편’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손정목은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사 영업이사이지만 개인부채 3억을 안고 있었고 ▲이정훈은 영어학원 운영과정에서 경영경험이 없어 사업 확장에 많은 애로를 겪었으며 ▲이진강은 2000년 이혼했으며 개인부채 2억을 안고 있고 ▲주범 마이클 장은 부친이 치매를 오랜 기간 앓아와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돼 있다. 마이클 장은 재판 과정에서 부인과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심회 판결문에 따르면, 2005년 4월 주범 마이클 장은 자신의 빚 3억 원을 갚아달라며 북한 공작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아버님 병수발에 빚이 누적돼 경제적 파산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DMB사업권을 취득해 회사주가가 상승하면 매매대금으로 빚을 갚겠다고 했으나 사업권 취득에 실패해 채권자들은 집을 가압류하고 저를 신용불량자 명단에 올리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정상적인 남조선 생활이 불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동지들과 제 힘으로 해결이 불가능하여 고심 끝에 이 편지를 씁니다. 총부채는 3억 원 정도여서 2005년 5월23일까지 70%상환하지 않으면 법적조치 취하겠다고 합니다. 이 편지를 쓰는 자신이 환멸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제 요청이 도덕적으로 잘못되었으면 질책, 비판해 주시고 도움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본인 011-000-0000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마이클 장의 부채 문제는 채권자들에 의해 1년간 연기됐고 북한도 빚을 실제 갚아주지는 않았다. 북한 공작원들이 3개월 뒤 마이클 장에게 다음과 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경제생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직 민족지상의 과업인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고 계시는 동지들에게 무슨 말로 인사를 드려야 할지 충심으로 되는 인사를 드립니다. 빚 문제를 1년 연기하시였다니 근심 걱정이 좀 풀립니다. 이제는 우리 서로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많은 국민들이 대한민국 赤化의 실체를 깨닫게 된 계기는 2005년 5월 ~ 9월간 계속된 親北좌익세력의 맥아더동상 파괴 난동사건과 2004년 말 강정구 파동이다. 일심회 간첩사건의 주범 마이클 장은 2005년 11월 對北사업보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비판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북한이 對南공작 과정에서 보여주는 신중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6·15~8·15시기 위대한 장군님께서 만들어 주신 유리한 정세 속에서 남조선 운동권은 다음과 같은 좌경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 인천연합이 주도한 맥아더 동상 철거 투쟁은 그 목표와 방향은 옳지만 수단과 방법의 경지에서 고조되는 大衆(대중)들의 水準(수준)을 고려치 않고 그 힘에 의거하지 않은 선도투쟁방식으로 진행되어 이후 강정구 교수 발언 파동으로 이어지며 보수세력에게 빌미를 주며 놈들이 기만적으로 ‘보수-혁신 갈등’ 의제를 중간계층 대중들에게 선전할 기회를 제공함...(일심회 1심 판결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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