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국군포로 손자-손녀 중국에 3년째 억류

中 출국거부로 3년째 한국 영사관에서...대통령·국방장관 나서 송환 요청… 中은 침묵

북한인권문제가 국제사회의 문제로 확산되어가고 있고 국내에서 또한 중국의 탈북자에 대한 강제북송 중지 규탄 집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군포로 자손들이 탈북에는 성공했지만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국내 입국 여부가 오리무중(五里霧中)속에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2009년 6월 한국행을 희망하며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국군포로 고(故) 백종규씨의 친딸 백영옥(47)씨와 그녀의 아들(당시 14세)과 딸(당시 18세) 등 가족 3명이 아직까지 베이징의 한국 총영사관에 있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베이징 총영사관에서 사실상 3년간 감금 생활을 해 온 이들은 올해 각각 21세, 17세가 됐다며 이들은 30평 안팎 공간에서 다른 탈북자 3~4명과 함께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전했다.

백종규씨는 전쟁통에 함북 온성으로 끌려가 아오지탄광에서 고된 노역에 시달리다 1997년 “시신이라도 고향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

큰딸 영숙씨는 3차례 탈북과 2차례 강제 북송, 딸(31)과 생이별을 거치는 등 천신만고 끝에 2004년 아버지 유골을 안고 입국했고 백종규씨는 ‘국군 포로 유해 송환 1호의 주인공이 되어 현재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있다.

영숙씨가 탈북한 뒤 동생 영옥(47)씨 가족은 북한에서 ‘반동분자’로 낙인찍혀 핍박을 받았다. 이에 견디지 못한 영옥씨는 어린 딸과 아들을 데리고 2009년 5월 탈북해 같은 해 6월 베이징 한국 총영사관에 들어갔지만 3년이 다 되도록 아직 한국으로 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영숙씨는 “영사관에 들어갈 때 18세와 14세였던 조카들이 3년이란 세월 동안 공관에 갇혀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못 만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느냐”며 “조카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또 작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지난 2월 27일 외교부 고위 간부를 만났지만 ‘중국 정부 태도가 워낙 강경해 데려올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현충원에 계신 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고, 영사관에 갇혀 고초를 겪고 있을 동생과 어린 조카들 생각에 숨조차 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지난해부터 외교부 장관 외에도 대통령, 국방장관이 나서서 백씨 가족의 미성년자 자녀들의 한국행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에게 “중국내 탈북자 문제를 다룰 때 미성년자와 가족이 한국에 있는 경우는 특별히 국제법상 강제 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송환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요청한 것도 바로 이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됐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