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신성한 의무(헌법5조)

세계사의 영원한 금자탑으로 남을 한국의 근대화 혁명은 군인, 기업인, 과학 기술자들이 역사의 主役이 됨으로써 가능했다. 이 세 직업群은 조선조 시절에는 천시당했다. 士農工商의 주자학적 신분질서 속에서 권력은 선비들의 전유물이었다. 기술자와 상인들은 최고의 도덕인 淸貧에 위해를 가하는 천민계급 정도로 취급당했다. 군대는 양반이 갈 곳이 아니라 머슴들을 대신 보내는 곳 정도로 여겼다. 軍役은 지배층의 특권이 되어야 하는데(로마나 영국처럼) 軍役을 피하는 것이 조선조 지배층인 양반들에게 주어진 특혜였다.

1993년 金泳三 정부는 '文民 정부'라고 선언하여 군인(武民)을 의식적으로 소외시켰다. 그 이후 군인들과 기업인들은 士 계층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다. 현대판 士는 정치인, 학자, 언론인, 검찰-경찰, 자칭 시민단체들이다. 조선조의 司憲府(검찰), 司諫院(언론), 弘文館(학자)에 대응하는 사람들이다. 조선조에서도 정치는 이 3司의 핵심 관료들이 궁정내의 공론을 만들어 좌지우지했다.

최근 한 달 남짓 한국에서 벌어진 일들의 한 경향이 바로 현대판 양반들에 의한 기업인, 군인 공격이다.

1. 언론과 경찰이 합작한 마녀사냥이 '쓰레기 만두' 사건이다. 경찰은 단무지의 가운데를 잘라 쓰고 남은 자투리를 '쓰레기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잘못 규정하고(실제로는 만두소로 합법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기자들은 상상력을 보태어 이를 '쓰레기 단무지' '쓰레기 만두소' '쓰레기 만두'로 비약시켰다. 난데없이 '쓰레기로 만든 만두'라는 유령이 생겨나 보통사람들이 만두를 멀리하게 되었고, 드디어 만두 사장이 자살했다. 활용하지 않으면 쓰레기로 들어가는 소의 꼬리를 삶아 꼬리곰탕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에게 '쓰레기 곰탕'을 만들었다고 전국의 언론이 일제히 들고일어나 선동한 격이다. 이런 희대의 오보를 한 기자들 가운데 누군가가 자살했다는 뉴스는 아직 없다. 왜 피해자인 사장이 자살하는가. 아직도 한국은 商工層이 士에 짓눌리는 士農工商의 사회이다.
2. 의문사委라는 대통령 직속 단체는 2년 전 許모 일병이 자살한 사건을 조사하더니 하사관이 許일병을 사살해놓고도 이를 자살로 은폐하였음을 밝혀냈다고 거창하게 발표했다. 조선일보와 月刊朝鮮을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과 신문이 의문사委의 이 발표를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그 뒤 국방부의 재조사에 의해서 명백한 자살을 타살이라고 조작한 쪽은 의문사委란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이 위원회는 해체되고 오보한 기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군대이고 하사관들이다. 의문사委는 한나라당의 지원까지 받아 활동시한을 늘리고 권한을 강화하여 이런 안하무인의 행동을 계속하려 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들의 행패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정치세력화한 대통령 직속 기관과 언론이 합작하여 군대를 괴롭혀도 군대가 쩔쩔 매는 모습을 볼 때 한국은 아직도 士農工商兵의 사회이다.

3. 이 의문사委는 남파간첩과 빨치산의 전향 거부 활동을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기관의 직속 최고 상관인 대통령은 이런 反국가적 행동에 대해서 아무런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국민행동본부는 성명서에서 盧武鉉 대통령이 '간첩영웅만들기'의 사실상 배후세력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단순화하면 국군통수권자가 빨치산의 편을 들면서 빨치산을 토벌한 국군의 울분은 외면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4. 국군 지휘부는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휴전선상의 對北전광판 뉴스 및 자유방송 시설을 철거하기로 합의해주었고 그렇게 해버렸다. 휴전 이후 이만큼 한국의 전투력을 스스로 해체해버린 利敵-自害행위는 없었다. 이는 고정 시청자 100만 명(북한군인)을 가진 對北진실방송을 없애버린 셈이다. 진실된 정보에 목말라 하던 북한군인들이 이 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할 것이란 우스개가 있다. 진짜 우스개는 민간인들이 좌지우지하는 굴욕적인 對北정책에 저항하지 못하고 자기 팔을 잘라 金正日에게 바치는 식의 自害를 한 우리 군 지휘부의 모습이다. 이 對北방송의 한 종사자는 '김정일에 의해 통폐합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盧정권은 김정일의 하수인이 되어 자유의 목소리를 죽임으로써 이 독재자를 편하게 해주는 대신 북한주민들을 암흑속으로 밀어넣었다는 말인가.

국군이 자신의 팔을 잘라버린 대가로 얻은 것은 북한의 對南방송철거인데 이 허위방송은 차라리 있는 것이 나은데 , 그 이유는 우리 장병들에게 북한정권의 한심한 작태를 알려주었기 때문이라 한다. 아주 사소한 압력에도 굴하여 조직의 이익도, 국가이익도 지켜내지 못한 국군이 과연 자주국방을 할 수 있나.

5. 국방부 장관의 국회 증언에 따르면 이 정권은 천도 후보지를 결정할 때 안보상 검토를 하지 않았다. 수도이전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안보사항인데 이것을 검토하지 않고 후보지를 선정했다는 것은 국군이 정부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낮은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 정권의 안보 불감증이 거의 병적인 수준임을 증명한다. 구멍가게를 옮겨도 옮겨갈 건물의 안전도나 도둑걱정부터 하는 법인데 무장대치상황에서 수도를 옮기면서 안보상의 점검을 하지 않았다니 盧정권은 구멍가게보다도 못한 수준이란 말인가.

6. 그런데 우리 헌법 5조2항은 이런 국군에 대해서 국토방위뿐 아니라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국가의 안전보장' 개념안에는 '국가의 안전을 해치는 내부의 적인 친북반역세력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만약 민주나 진보로 위장한 친북반역정권이 어용-친북 방송과 언론의 협조를 받아 정권을 잡은 뒤 6.15 선언을 실천한다면서 실제로는 연방제 적화 통일을 획책한다면? 친북 정권이 적과 내통하여 헌법을 마비시키고, 국익을 팔면서, 국군을 무력화시켜나갈 때 국군은 헌법이 부여한 '국가의 안전보장'이란 신성한 임무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안전보장을 최종적으로 책임진 한국군은 헌법공부를 열심히 하고 정치에 중립을 지키되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의무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국군은 현대판 양반 득세 시대를 맞아 헌법과 애국심과 자유로 무장하여 자신들을 방어하지 못하면 조선조의 武人 취급을 받고 말 것이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자살한 사람들의 직업을 보면 기업인(대우건설 사장 등), 전문관료(부산시장 전남지사 등), 군인(전 육사 교장)들이다. 이들의 자살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직업인들은 대통령, 검사, 헌법재판관, 기자들이다. 전근대적 권력생리를 가진 士계열의 직업인들이 근대화의 主力 직업군을 몰아붙이고 있는 현실의 반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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