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총선을 약 일주일 앞두고 터진 ‘김용민의 막말’은 개그맨 김구라의 지지 동영상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초반, <중앙일보>의 서울 노원甲 여론조사는 김용민이 37.8%,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가 35.0%로 金 씨가 2.8%P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또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는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로 김용민이 당선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다수였다.
지난 1일 이노근 후보의 선거 사무실 온라인 담당자는 동영상 사이트를 둘러보다 우연히 김구라의 김용민 지지 동영상(‘김구라, 김용민을 폭로하다’)을 보게 되었다. 김구라는 현재 공중파 방송의 MC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도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김용민 못지 않은 막말을 했던 인물이다.
김구라는 동영상에서 “김용민 후보와 나의 인연 때문에 이렇게 서게 됐다”며 “김 후보는 10여 년간 지켜본 동생”이라고 김용민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우연히 본 동영상을 근거로 추적에 나선 선거 담당자
이 담당자는 ‘김구라’와 ‘김용민’이란 두 개의 키워드를 인터넷에 검색하며 두 사람 사이의 연관관계를 추적했다. 그는 두 사람이 2004~2005년 인터넷 방송 <라디오21>의 ‘김구라ㆍ한이의 플러스 18’이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방송 내용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막말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는 새누리당 민원국에 방송내용이 담긴 CD와 녹취록을 전달했고, 새누리당은 이를 토대로 여러 편으로 나누어진 방송내용을 하나로 모았다.
4월3일, 장덕상 새누리당 부대변인이 ‘막말ㆍ性的(성적) 저질 발언의 김용민 후보자는 사퇴해야’라는 공식 논평을 발표하자 문제의 동영상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민통당의 ‘반쪽 사과’
이노근 후보는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의 막말은 인터넷만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며 “민주당이 기본적인 검증조차 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金 씨의 사퇴에 대해선 “상대 후보에 대한 도리가 있는데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金 씨의 막말이 공개되자 민주통합당(민통당)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한명숙 민통당 대표는 비서실장인 황창화 대변인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은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의 유세는 따로 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9일字 <서울신문>은 “민주당과 사퇴를 거부한 김 후보의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켜 당이 직접 공격받는 사태는 차단한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민통당 주요인사도 김용민 비판
그러나 이해찬 민통당 상임고문은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민주당은 더 이상 그 후보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득 민통당 최고위원은 김용민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일부 左派(좌파)매체도 김용민의 사퇴를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金 씨와 함께 막말을 주고받은 김구라도 비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김구라를 방송에서 퇴출시킵시다’라는 온라인 서명이 발의되기도 했다.
선거에서 김용민이 李 후보에게 패하자 “김용민 낙선의 1등공신은 김구라, 2등공신은 나꼼수”라는 역설적인 평가가 나왔다. 김구라의 지지 동영상으로 인해 김용민의 막말이 폭로되고 결국 낙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구라는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은 민통당의 미온적인 대처도 비판했다. 나꼼수 지지자들의 눈치 보는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8일자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민주당은 나꼼수 지지자들이 이해찬 고문 등에게 ‘너나 사퇴하라’고 벌떼처럼 달려들자 김 후보 사퇴 문제를 흐지부지해 버렸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라는 문재인 고문은 나꼼수를 자기 선거구인 부산으로 초대하고 다른 지방 후보들도 나꼼수 방송에 같이 나오겠다고 녹음이 진행된 부산까지 내려갔다. 민주당은 국민은 보이지 않고 나꼼수만 무서운가.”
김용민, 막말의 끝은?
선거 후에도 金 씨는 또 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12일字 <한겨레신문>이 “조중동과 일부 교회권력들과 정말 ‘잡놈’처럼 싸워보겠다”는 김용민의 발언을 보도한 것이다.
‘김용민이 또 막말을 했다’는 비난이 이어지자, 金 씨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겨레신문) 기사에 소개된 제 언급은 선거종료 직전 저와 야권연대에 대한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매우 우호적으로 나왔고 따라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될 무렵 ‘당선을 전제로’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