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미국정보기관원, '나는 이렇게 김현희를 檢證했다'

은퇴후 워싱턴에 살고 있는 L씨는 '요사이 친북세력이 김현희씨를 괴롭히고 있는 걸 보면 울화통이 터져 수면제를 먹어야 잠에 들 수 있을 정도이다'고 말했다.



1988년에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 씨를 한달간 조사, "진짜다"는 결론을 내린 미국 정보기관원은 필자의 知人이다. 그는 한국系 미국인으로서 對北공작이 전공이다. L씨는 1988년에 한달간 金賢姬씨를 조사했었다. 그해 1월 안기부는 대한항공 폭파사건의 전모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안기부의 발표와는 별도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김현희가 眞犯인가의 여부를 가리는 일을 L씨가 맡았다.

그는 먼저 워싱턴의 본부에 북한의 정보부서 요인들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L씨는 그 수십 장의 사진을 김현희 앞에 늘어놓았다. L씨는 전혀 모르는 얼굴들이었다. 김현희씨에게 대한항공 폭파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 있으면 사진을 집으라고 이야기했다. 金씨는 두 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두 장을 본부로 보냈더니 <한 사람은 대외정보조사부 고위간부 李00, 다른 사람은 헝가리의 북한공작원 韓00의 사진이다>는 통보가 왔다. 李는 김현희씨에게 김정일의 폭파 지령을 전달한 사람이고, 韓은 金씨가 헝가리에 머물 때 만났던 이였다.

L씨는 다시 김현희씨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본부에 헝가리의 북한공작원 아지트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본부는 아지트 주변, 내부 상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보냈다. 건물의 색깔, 나무, 철문의 모양 등이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金씨에게 헝가리에서 머물었던 아지트의 상황을 설명하라고 하니 정확하게 일치했다.

L씨는 金씨와 거의 생활하다시피하면서 대화를 분석했다. 남한에서는 쓰지 않고 북한에서만 쓰는 용어를 조사했다. 예컨대 회식을 북한에선 '동석식사'라고 한다. 헝가리를 '웽그리아', 스웨덴을 '스웨리', 폴란드를 '뽈스카'라고 한다. 김현희는 북한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쓰지 않는 용어들을 구사하고 있었다.

L씨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다. 김현희씨에게 북한에서 배웠다는 암호해독 방법을 물었다. 김씨는, 북한공작원이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해독법을 보여주었다.

L씨는 이런 사실들을 종합하여 '김현희는 북한공작원이 틀림 없다'고 본부에 보고했다. 이 보고에 의하여 미국은 북한정권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고 對北제재에 착수했던 것이다. 은퇴후 워싱턴에 살고 있는 L씨는 '요사이 친북세력이 김현희씨를 괴롭히고 있는 걸 보면 울화통이 터져 수면제를 먹어야 잠에 들 수 있을 정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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