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김영환 "중국서 가혹행위 당해"

중국, 귀환조건으로 “중국법률 위반사실 인정하고, 가혹행위 언급 말라”
중국에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 중 지난 3월29일 ‘국가안전위해’ 혐의로 체포됐다가 114일만에 풀려난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49) 씨의 기자회견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열렸다.

김씨는 먼저 “상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구출노력과 활동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동과 고마움을 느낀다”며,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 활동을 하겠다”고 인사를 대신했다.

▲ 중국 당국에 의해 '국가안전위해’ 혐의로 체포됐다가 114일만에 풀려난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 씨가 25일 오전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유세희 석방대책위 공동위원장, 김영환,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konas.net

김씨는 “대련(다롄)으로 입국한 것이 아니라 3월23일 북경으로 입국해 지인을 만나고 3월27일 다롄으로 이동했다”며, 3월29일 오전 호텔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는데 택시에 합승한 다른 승객이 내린 뒤 (중국) 국가안전국 요원들이 택시를 둘러싸 나를 검거했다'고 체포 경위를 설명했다.

동료 가운데 강모씨는 비슷한 시각에 호텔에서, 유모씨는 대학원 운동장에서 운동 중에, 이모씨는 단동의 집에서 국가안전부 요원들에게 각각 체포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검거 당일 다롄의 한 호텔에서 조사를 받은 뒤 다음날 단둥시 국가안전국으로 이동해 3월30일부터 4월28일까지 한달간 조사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중국 측은) 관련된 사실을 이야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 하라는 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범죄 조사보다 정보에 대한 조사에 중점을 두는 듯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검거될 때부터 `변호사와 영사 접견이 허용된 이후 진술하겠다'고 했는데 그들은 `변호사 접견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다' `영사한테는 우리가 통보할테니 기다리라'고 말했다'며 '그러면 나는 영사 접견 이후 답변하겠다고 말하고 18일간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 측은) 안전국에서 나오기까지 우리의 죄나 혐의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고, 4월28일 단동 구치소로 이감 이후 교도관의 조사 과정에서 교도관의 컴퓨터를 몰래 훔쳐 본 이후에야 (‘국가안전위해죄’라는) 혐의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구치소에서 2달 간은 특별한 조사없이 귀환과 관련한 조건 등에 대해 얘기했는데 국가안전국은 귀환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며, “한 가지는 중국 법률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국가안전국의 가혹행위를 한국으로 돌아간 뒤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중국 법률 위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답변했고, 중국에서 잘못 활동한 것과 (중국) 국민에 대한 사과 요구도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금중에 당한 가혹행위가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유는 북한 인권문제가 묻히는 대신 중국 인권문제가 부각될 수 있고, 외교당국에서도 (중국 측의) 사과와 해명 등의 절차가 진행중이므로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지 자신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나 활동을 취한 적이 없음에도 왜 가혹행위를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한달 반동안 그 생각을 하며 분노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사실을 영사접견 때 우리 측에 1분 가량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구치소 생활이 초기에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루 13시간씩 강제노역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노역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구치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노동을 해 본적도 없었으며, 식사시간도 10분정도에 불과해 평소 위장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한 끼에 앙꼬없는 찐빵 반개 정도로 버텼다는 것이다.

또 “20평방미터의 협소한 공간에 25명 정도가 구금돼 있어 잠도 편히 잘 수 없었으며 운동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환 석방대책위’ 측도 “구금자 중 한 명은 한 달 동안 앉아서 잠을 잤다”며 “(공안이) 잠을 거의 재우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후 활동에 대해서 “지난 10여년 간 한국에서 했던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같이 구금됐던 3명은 그동안 주로 중국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기존의 활동을 계속 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며, “이들의 한국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자신이 중국에서 체포된 배경에는 “북한의 보위부가 개입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안전국은 ‘납치·테러 징후가 포착돼 보호차원에서 검거했다’고 말했지만, 대개 감청, 미행, 감시 등에 최소 1∼3달 정도가 소요되므로 ‘보호차원’의 검거가 아니라 북한 보위부의 정보를 받아서 중국이 검거한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또 일부 언론의 ‘북한의 고위급 인사 탈북을 돕다가 체포됐다’는 기사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고귀급 인사의 기획 망명이나 탈북을 계획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중국에서의 활동에 대해 북한 인권에 대한 정보조사활동, 탈북자 지원활동 등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한중 정상회담시 이미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정부가)이 사실을 캐치하지 못해 정상회담시 (김영환씨) 얘기가 없었고, 초기대응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정부는 ‘당사자들이 정부가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변명을 했다”며, 김영환씨 석방을 위한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을 지적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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