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룸살롱' 막자고 띄운 '박근혜 콘돔'

맘만 먹으면 물타기·왜곡 가능한 게 온라인

단란주점을 모른다던 안철수 원장. 그가 룸살롱에 드나들었다는 증언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심지어 술도 마실 줄 모른다고 무릎팍도사에서 고백했지만 실은 술도 잘 마신단다.

전직 공무원이나 기업가들의 입에서 나온 얘기로 한 언론사에 의해 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안철수 룸살롱’이 네이버 검색어 순위 1, 2위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하긴 룸살롱에 간 게 문제가 아니라 술을 아예 못 마시고 단란주점 자체를 모른다던 안철수가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게 되니 문제가 크긴 크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져가는 와중에 난데없이 ‘박근혜 콘돔’이란 검색어가 ‘안철수 룸살롱’을 뒤집더니 더 높은 검색어 순위에 랭크됐다. 그 당시 ‘박근혜 콘돔’의 기사나 사건은 거의 없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미 충분히 보도되며 사건이 될 만한 ‘안철수 룸살롱’은 그렇다치고 관련 기사 하나 찾기 힘든 ‘박근혜 콘돔’은 왠말이란 말인가.

과거 주식시장에서 박근혜 대선 테마주로 복지 관련해 한 콘돔 제작업체가 뜬 적이 있는데 이번에 누리꾼들에 의해 강제로 검색어 상위로 올려졌다. 누리꾼들은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안철수 룸살롱’ 검색어에 대한 성인인증을 해제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반발로 ‘박근혜 콘돔’을 치기 시작했다. 그들은 나름대로 네이버 검색어 조작에 대한 항의의 표현이라고 자위했다.

하지만 그건 오해였다. 실제로 룸살롱이 성인인증을 해야만 볼 수 있는 단어이긴 하지만 검색어가 많으면 자동으로 해제가 된다는 게 네이버측의 설명. 결국 ‘박근혜 콘돔’도 그런 식으로 검색어 1위에 오르지 않았는가.

네이버의 정치적 음모가 담긴 의도적 노출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린 안철수 지지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보복에 나선 극단적 행동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일이다. 안 원장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줘도 상관없다는 생각 아닌가. 이런 식의 물타기, 혹은 보복식 작업을 벌였다는 건 더 극단적 상황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안철수 룸살롱’은 수많은 기사를 통해 문제가 제기된 상태로서 현재 논란거리가 맞다. 부정하려 해도 안철수 룸살롱에 대한 보도는 이미 온라인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직 고위 공직자가 “안철수 원장과 내가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술을 못마신다고 했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얘기다. 안 원장이 활동한 브이소사이어티도 각종 유흥주점에서 2차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자리에 안 원장이 갔느냐 안 갔느냐는 모르지만 말이다.

인터넷 보안업체 임원의 “우리 회사 대표가 안철수 원장과 함께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다”고 말한 증언도 있다. 또 “안철수 원장이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봤는데 ‘이미지 관리하는구나. 주가 좀 뛰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미 진실은 안 원장과 함께 술 마신 이들이 다 알고 있다. 겨우 룸살롱에서 술 먹은 걸 갖고 왜이리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지만 국민들 앞에서 시치미 뚝 떼고 술을 못 마신다고 말했던 그 얼굴을 생각해보라.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이 끝도 없이 진행될 것이다. 그때마다 지지자들은 원 원장의 거짓말과 허물을 가려주고 덮어주기 위해 같은 방법을 택할 텐가?

어찌됐든 이번 ‘박근혜 콘돔’ 사건은 우리나라 대형포털사이트의 허점을 드러냈다. 일부 세력에 의해 기계적 중립도 지키지 못하는 공간에서 어찌 국민들이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판단과 성향을 견지할 수 있을까. 앞으로 대형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런 식으로 물타기와 흐리기를 할 수 있다는 실험이 이번에 이뤄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번 네이버 검색어 10위안에 ‘박근혜 룸살롱’과 ‘이명박 룸살롱’ 등도 모두 포함되며 포털의 정치화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국민 모두 알게 됐을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네이버’는 자신의 강력한 영향력을 과시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공정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가 특정시기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들을 조작을 제재하거나 콘트롤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키워드가 대선 당일 검색어 상위에 계속 올라와 있다면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박근혜 콘돔’이라는 아무 의미없는 검색어가 온라인을 돌아다니며 온갖 억측들이 난무했다. 온라인 루머가 어떻게 포장되고 어떻게 확대돼 퍼져나가는지를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번 사태로 대형포털의 공정성 문제를 제고할 수 있는 대책과 누리꾼들의 성숙한 인터넷 문화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