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통당) 인사들이 국립현충원(이하 현충원) 방문 시, 김대중 前 대통령 묘소만 참배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참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현충원(서울 동작동)에 安葬(안장)되어 있는 전직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前 대통령 등 세 명이다. 윤보선 前 대통령은 고향인 충남 아산에, 최규하 前 대통령은 대전 현충원에 安葬되어 있다. 민통당 인사들은 현충원을 방문하면, 보통 현충탑과 無名용사 묘소에서 焚香(분향)을 하고, 곧바로 金 前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이 金 前 대통령 묘소와 함께 다른 전직 대통령 묘소를 방문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 없다.
민통당 지도부ㆍ大權주자, 박원순 시장도 김대중 묘소만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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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19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방문한 문재인 후보가 이희호 여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출처: 문재인 개인 홈페이지 캡처) |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도, 선거 이튿 날인 10월27일 현충원을 찾았으나 金 前 대통령 묘소만 참배하고 다른 전직 대통령 묘소는 찾지 않았다.
민통당 대통령 후보 競選(경선)에 출마한 인사들도 김대중 前 대통령 묘소만 참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문재인 후보는 2012년 6월19일, 민통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현충원을 방문, 金 前 대통령 묘소만 참배했다.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후보도 각각 同年 6월15일, 6월26일, 7월13일 현충원을 방문, 역시 金 前 대통령 묘소만 찾았다.
민통당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이밖에도 소위 ‘민주화의 聖地(성지)’로 불리는 광주 망월동의 5ㆍ18 묘지,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安葬된 노무현 前 대통령 묘소에도 참배하고 있다.
지난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前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오후엔 노무현 묘소를 전격 참배했다. 정치적 敵對(적대)관계였던 전직 대통령 묘소를 방문한 것이다. 민통당은 박근혜 후보의 이 같은 行步(행보)에 즉각 반발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없는 전격적인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 행보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박 후보가 노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사진을 두고 ‘50% 비박을 향한 손짓’이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는 제왕적 사고방식”이라며 “우주가 박 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가느냐”고 비난했다.
‘김대중式 통합의 제스처’조차 없는 민통당
그러나 민통당이 ‘정신적 支柱(지주)’로 삼는 김대중 前 대통령은,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북 구미의 박정희 前 대통령 生家(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朴 前 대통령과 나는 생각의 차이는 있었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했다”며 “東西(동서) 화합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대구ㆍ경북 표를 의식한 계산된 정치적 行步’라고 비판했지만, 지역감정 극복 등을 고려했을 때 의미있는 행보라는 評(평)도 더러 있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민통당은 정치적ㆍ이념적 舊習(구습)에 함몰, ‘김대중式 통합의 제스처’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8월23일字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설은 박근혜를 비난하는 야당의 행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정치가 정책 이념에 따라 편이 갈리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선 후보의 前職(전직) 대통령 예우 문제마저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政派(정파) 위에 국가가 있다는 것을 망각한 처사다. 박근혜 후보의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와 유가족 방문이 우리 정치가 나뉠 때와 합쳐져야 할 때를 아는 정치를 향해 進化(진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조선일보> 8월23일字 사설 <政派 벽 넘어선 박근혜의 前職 예우>)
“…선거에선 상대의 장점을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공세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상대의 행적을 균형있게 바라보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인물과 정책 경쟁을 벌이는 포지티브 전략이 중요하다. 그래야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중간층 유권자의 마음을 살 수 있다.” (<동아일보> 8월23일字 사설 <박근혜 ‘화해 행보’, 야당은 폄훼할 일인가>)
정치적 ‘陣營(진영)논리’에 빠진 민통당
같은 날 <중앙일보>는 박근혜 후보의 노무현 묘소 참배에 따른 정치적 得失(득실)을 고민하는 민통당의 내부 사정을 전했다. 신문은 “박 후보의 행보는 민주당과 당 후보들에게 또 다른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우리 후보가 결정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이나 생가를 갈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이 이미 시작됐다. 아직 이에 대해 당이나 후보 쪽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金 前 대통령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해 준다는 차원에서 가능했지만, 지금의 우리 후보가 역사의식을 거스르면서까지 박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면 지지자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시간을 가지고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 안팎에선 ‘저쪽 편이 자꾸 우리 편 영역을 넘어오는데 대한 민주당 당직자들의 불편함은 결국 진영논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민통당의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에 정치적 ‘陣營(진영)논리’가 상당부분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