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親李系(친이계) 일부 인사들의 유착 의혹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2011년 安씨가 정치권에 등장하자, 몇몇 언론이 이를 비중 있게 다룬 바 있다. 예컨대 2011년 11월16일 <시사저널>은 ‘청와대와 親李系가 안철수 띄웠다’ 제하 기사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내 親李系와 親朴系의 갈등을 다루며 “親李系와 親朴系는 절대 함께 갈 수 없다”는 요지로 보도했다.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大選후보로 확정된 후 안철수·親李系 유착 의혹이 또 다시 힘을 받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정치적 퇴출의 대상이 될 운명인 親李系 일부 인사들이 安씨와 유대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도 내지 중도좌파 성향 인사들이 주축인 親李系 입장에선 이념적으로도 박근혜 후보보다 安씨와 더 근접하다는 배경도 있다. 그간의 안철수·親李系 유착 의혹 배경은 대체로 이렇다.
 
(1) 安씨는 2008년 이래 이명박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安씨는 2008년 5월14일 대통령령에 따라 설치된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2011년까지 활동했고 지난 해 12월9일 당시까지도 홈페이지 위원 명단에서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 기획재정부장관, 대통령실 국정기획 담당 수석비서관, 대통령이 위촉한 30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었고 李대통령도 함께 참석했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李대통령과 安씨와 함께 회의하는 사진까지 올라 있었다.
 
(2) 李明博 대통령 측근들은 安씨에 대해 우호적 제스처를 보내왔다. 지난 해 9월7일 ‘MB브레인’으로 불리던 당시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는 ‘안철수 신드롬’과 관련, “현재 기존 정당의 틀을 깨지 못하면 제2의 안철수, 제3의 안철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는 새로운 사이버 영역에서 키워진 인물로, 이미지도 좋고, 젊은 세대 감각도 맞고, 그래서 불같은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그만큼 앞으로도 그런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격찬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인터넷, SNS를 통해 사람들의 의사소통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 의사소통 속도는 굉장히 느리다. 이런 것의 괴리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짜증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기존 정당이 새로운 욕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그런 짜증을 풀 수 있는 아이콘으로 안철수가 출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朴 前특보는 지난 해 9월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안철수 현상의 밑바닥에는 근원적인 이 시대 정치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정치의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 벌거벗은 권력의지만이 난무하는 정치문화에 대한 대중의 반감은 이미 기름밭이다(···) (안철수 현상은) 이 기름밭에 불이 지펴진 것이다”고 평가했다.
 
(3) 지난 해 12월14일 당시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安씨의 멘토로 불리는 승려 법륜을 ‘청와대 직원·자녀 대상 토크 콘서트 송년행사’의 연사로 불렀다. 당시 安씨는 박원순 시장을 지지하며 자신의 정치적 칼라를 분명히 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조치는 안철수를 향한 추파로 해석되어 보수층의 비난에 직면했었다. 청와대 내의 이런 행사는 李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4) 대통령의 측근 중 한 명인 정운찬 前국무총리 역시 安씨와 연대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2012년 8월17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鄭 前총리의 측근은 “鄭 前총리가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직접 출마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다만 시대정신에 鄭 前총리 자신이 가장 부합하는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다른 세력과의 연대가 적합한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鄭 前총리도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인터뷰에서 安교수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도움을 달라고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5) 이명박 대통령 본인도 安씨의 등장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李대통령은 2011년 9월8일 KBS를 통해 생중계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安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李대통령은 이어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李대통령은 또 “이번 일을 발전적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 논평이었다.
 
(6)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의중은 알 수 없다. 한 보수인사는 “李대통령 본인이 안철수 교수를 민다는 소문은 사실로 보기도 어렵고 믿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뒤 “다만 이념적으로 애매한 親李系 일부가, 살기 위해 各自圖生(각자도생) 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며 “박근혜 후보가 보수 쪽과 선을 긋고 좌경화될수록 보수층 이탈과 親李系 이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안철수 교수나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는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7)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이들 가운데서 약30%는 안철수 지지자이다. 이들이 朴槿惠에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보수층을 무시하고 좌파에 영합하려는 행태에 배신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朴 후보측은 중도 표를 잡으려다가 보수 표를 놓치고 있다.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약50%는 안철수로 기운다. 이런 가운데서 몰락한 親李 세력이 안철수 쪽으로 넘어가면 朴 후보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게 李明博 대통령이 원하는 바인가? 그렇게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명박-안철수, ‘서울대 평의원’으로 함께 활동
서울대는 노무현 前 대통령 집권 시기인 2003년 11월 서울대 기본정책에 관한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평의원회에 李明博 당시 서울시장과 안철수 ‘안철수연구소’(現 ‘안랩’) 대표이사 등 13명을 學外 의원으로 선임했다. 외부인사가 서울대의 정책결정에 의결권을 갖게 된 것은 서울대 開校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평의회 學外 의원에는 이명박-안철수 두 인물 이외에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청와대 정책실장을 물러난 변양균 前 기획예산처 차관, 박용성 前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동생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과거 安씨와 함께 '브이소사이어티'에서 활동), 윤여탁 前 한나라당 의원, 이희상 ㈜한국제분 회장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외부 의원은 교수들로 구성된 나머지 52명의 평의원과 함께 교육 및 학사운영의 기본방침에 대한 사항, 학부-학과 설치 및 폐지에 관한 사항,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등의 사안에 대한 심의-의결권을 행사했다.
당시 총장은 MB 밑에서 국무총리 지낸 정운찬... 최근 '제3정당' 창당 주장
서울대가 安씨 등을 외부 평의원을 선임할 당시 총장은 鄭雲燦(정운찬) 서울대 명예교수였다. 鄭씨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9년 9월 국무총리로 취임, 2010년 8월11일까지 총리직을 수행했으며, 2010년 12월에는 초대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鄭씨는 2012년 8월29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中道的이고 국민통합적인 제3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권 경쟁에 적극 가세할 뜻을 강력 시사했다. <뉴시스>는 이를 보도하며 “주목되는 부분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합류 여부”라며 “安 원장은 현재 9월 중 大選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보다 제3세력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政街에서는 鄭 전 총리가 지난 27일 법륜을 찾아가 환담을 나눈 것도 安 원장을 영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안철수 씨의 멘토로 알려진 승려 법륜(利敵단체 한총련 합법화 주장)은 2011년 12월14일 청와대 초청으로 청와대 직원 및 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조갑제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여부는 알고 있지 않다”면서 “임태희 前 대통령 실장께서 (法輪 이사장을) 초청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 결정된 것 아니겠느냐”고 답변했었다. 그러나 당시 행사는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李대통령, 201년 오연천 총장 임명하며 ‘융합기술’ 강조
現 서울대 吳然天(오연천) 총장과 안철수 원장과의 관계도 미스터리 중 하나다. 安씨가 부인 김미경 씨와 함께 서울대 開校이래 최초로 夫婦 특별 채용된 시기가 吳씨의 재임기간이기 때문이다. 吳씨의 경력을 보면 그는 親李系 인사로 분류된다.
2010년 서울대 총장이 된 吳씨는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공기업선진화추진 특별위원회(이하 ‘공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吳씨는 서울대 총장 출마 당시 그가 쓴 논문 5건 11편이 이중 게재된 것으로 논란이 있었다. 같은 글을 학술지와 정기간행물에 이중으로 싣거나, 자기 논문의 일부를 다른 논문에 실으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은 모두 ‘논문 자기표절’에 해당된다. 학자로서 논문을 이중 게재했던 인물이 대학 총장이 되어 안철수 씨를 서울대 정교수로, 그것도 夫婦를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특별채용’ 한 셈이다. 문제는 이들의 과거를 추적하면 초점은 역시 이명박 대통령으로 모아진다. 李대통령은 2010년 7월20일 吳然天 교수를 서울대 총장으로 임명하면서 매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당시 李대통령은 서울대 총장 임명장 수여식 후 가진 간담회에서 “IT강국 대한민국인데 IT 공부하러 우리나라에 오지 않고 인도로 간다. 우리가 세계 최고 IT국가라면 IT관련 대학교육도 세계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李대통령은 이어 “대학이 특성화 교육을 통해 성장해야 하고, 특히 새로운 융합 기술 등에 맞춰 교육도 시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도울 일이 있으면 교육과학부 장관과 상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로부터 11개월 뒤인 2011년 6월 吳 총장은 안철수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임명하고, 두 달 뒤 安씨의 부인 김미경 씨를 의대 교수로 임용했다.
김성욱/김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