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표는 갈 데가 없다”는 呪術이 깨지다

수렁에 빠지는 박근혜
안철수가 박근혜를 추월했다. 한국갤럽 9월19~21일 조사(안철수·49% 對 박근혜·44%), SBS·TNS코리아 9월19~20일 조사(안철수·48.2% 對 안철수·42%), 아산정책연구원·리서치앤리서치 9월18~20일 조사(안철수·45.1% 對 안철수·44.9%) 모두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앞지른 것이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는 安후보의 출마 선언 이전인 18일 조사 결과도 포함돼 있어 ‘출마 선언 효과’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박근혜 침체는 예상된 것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보수성향 시민들은 朴후보에 대한 분노와 安후보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곤 한다. 이념이 확고한 우파들은 “安도 싫고 朴도 싫다. 투표 안 한다”는 얘기를 해왔다.

20-40세대의 새누리당 이탈은 더욱 심하다. 적어도 내가 거의 매일 만나는 수십~수백 명의 젊은이들은 새누리당을 ‘생각 없는 출세주의 집단’ 정도로 인식하는 것 같다. 민주당도 舊態(구태)긴 마찬가지고 여기에 붉은 물도 들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안개 속 안철수의 이미지는 새롭기만 하다.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몇몇 지인들도 反박근혜 정서를 숨기지 않는다. ‘차라리 안철수가 낫다’는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朴후보의 2002년 김정일 방문과 그 이후 김정일 비판 실종, 反헌법적 6·15, 10·4 선언(연방제) 준수 다짐, 우리 영토 NLL을 분쟁지역으로 만들 이른바 평화수역 논의 용의 천명, 從北세력 비판 상실 등 이들이 懷疑(회의)하는 근거는 수도 없다.

상당수 보수인사들도 화가 나 있다. 반값등록금·경제민주화 등 좌파가 판을 깔은 포퓰리즘에 동조하며 광우병 난동, 용산방화 사태, 수도분할 등 지난 5년 간 朴후보 주장은 이들의 기대를 짓밟았다. ‘같은 편에 총질하는’ 이상돈·김종인 등의 등용은 결정타였다. 2007년 대선 당시 보수단체 인사들이 대세를 만들어 ‘대통령 이명박’을 만들어낼 때완 天壤之差(천양지차)! “보수 표는 갈 데가 없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슈를 만들지 못하는 새누리당이 변화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지지율 반전 이후 나온 반응은 “과거 문제 종합 정리”와 “서민 공약 시리즈”였다. 보수정당이라면 마땅히 안보·통일·외교·국방·이념 등 국가적 이슈를 제시해 파이를 키우는 비전을 말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머릿속엔 임박한 민족통일과 이를 위한 종북청산이라는 국가적 사명이 전무해 보인다. 愛國主義(애국주의)를 포기한다면 박근혜는 안철수·문재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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