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國史記 고구려 本紀(본기) 大武神王 15년 條에 好童 왕자 說話가 실려 있다. 대무신왕의 次妃(차비) 아들인 호동은 옥저 지방을 유람하다가 순행중인 낙랑태수 崔理를 만났다. 최리는 준수하게 생긴 호동을 데리고 가 딸 낙랑공주와 결혼시켰다. 호동은 고구려로 돌아 와 사람을 시켜 낙랑공주에게 自鳴鼓(자명고)를 찢어달라고 부탁한다. 사랑에 눈이 먼 낙랑공주는 자명고에 칼질을 하여 敵兵이 와도 저절로 울리지 못하게 만든다. 이 사실을 통보 받은 호동은 아버지에게 건의, 낙랑을 습격한다.
自鳴鼓만 믿고 방비를 태만히 하던 崔理의 낙랑군은 고구려군에 항복한다. 崔는 항복하기 전에 딸을 죽인다. 호동왕자도 그 직후 대무신왕의 本부인(元妃)으로부터 모함을 받아 자살한다.
敵國의 유혹에 넘어가 조국의 自衛 기구를 제거해버렸다가 나라도 애인도 아버지도 잃고 스스로 파멸하고 마는 비극의 여인 낙랑공주가 최근 인터넷에 다시 등장하였다. 朴槿惠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24일 5.16과 유신에 대하여 사과한 뒤 화가 난 보수인사들이 朴씨에게 붙인 별명이 '낙랑공주 박근혜'이다.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부정함으로써 북한정권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좌익세력은 박근혜 후보의 사과를 박정희 18년에 대한 총체적 부정으로 연결지으려 할 것이다. 李承晩의 建國과 박정희의 근대화 정신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는 보수세력은, 좌익으로부터 "딸이 아버지의 독재에 대하여 사과하였으니 당신들은 입을 다물라"라는 공박을 당할 때 난처하게 된다.
박근혜 씨가 대한민국 정통세력과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정통보수 세력의 수첩에 적힌 朴씨의 '배신적 행위 목록'은 길다.
1. 2002년 한나라당 탈당, 어머지를 죽인 원수 김정일을 찾아가 화기애애 하게 만나고 와선 김정일에 대한 비판을 삼가하였다. 김정일 비판 없는 북한 비판은 변죽울리기이다.
2. 反헌법적-反국가적인 6.15, 10.4 선언 준수 다짐
3. 우리 영토 NLL을 분쟁지역으로 만들 이른바 평화水域 논의 용의 천명
4. 광주사태에 투입된 공수부대가 애국가를 부르는 시위대에 무차별 사격을 하는 가공의 장면을 담고도 實話에 기초한 것이라고 날조한 영화 '화려한 휴가' 관람
5. 보수층이 반대한 수도분할=행복도시 건설 찬성
6. 광우병 亂動 때 李明博 정부 비판, 폭력 시위대에 동정적 발언
7. 용산방화 사건 때 진압 경찰 비판
8. 종북 척결 외면
9. 애국투쟁 동참 거부, 행동우파와 일체의 교류 실종
10. 세금급식, 반값 등록금, 경제민주화 등 좌경포퓰리즘 정책 채택
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자유鬪士 철저히 배제하고, 측근에 김종인 이상돈 등 反보수적 인사를 重用
12. 종북좌파가 판 현대사 부정 프레임에 빠져 아버지와 조국에 침을 뱉는 사과문 발표
일부 보수층은 이런 박근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안철수 지지로 넘어가는 현상이 뚜렷하다. '나는 보수'라는 사람들의 약30%가 안철수 지지로 돌았다. 9.24 사과 발언은 지지율 추락을 멈추게 할 것이란 박근혜 측의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지지율의 정체 내지 하락을 가져왔다. 아버지를 팔아 표를 사려다가 아버지만 빼앗겼다는 평도 듣는다. 자신의 소신을 접고, 지지층을 배신하고, 아버지마저 부정함으로써 이겨도 치사하게 이기는 게 되고 지면 비참해진다.
국민들의 70%가 유신조치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였다고 생각하는데, 朴씨는 압도적인 여론의 이런 지지를 살리지 못하고 무조건 항복의 길을 택하였다. 이념무장이 되지 않은 사람은 객관적 상황이 유리해도 주변에서 바람을 넣으면 지레 겁을 집어먹고 손을 드는 경우가 많다. 박근혜 씨는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 李明博의 BBK 의혹을 좌파진영보다더 더 가혹하게 비판하였으나 李明博보다 더 위험한 종북좌파에 대한 공격은 거의 없다.
"그래도 代案이 없다"면서 충직하게 朴 후보를 지지하던 정통 우파 인사들도 요사이는 감정적으로 배신감을 드러낸다. 大選 투표일에 기권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朴에 대한 노장층의 가장 큰 복수는 기권이다. 50세 이상의 투표율이 떨어지면 朴 후보는 참패할 것이다. 軍의 정훈 교육 강화로 우경화하던 20代 남자도 안철수로 몰린다.
朴 후보의 위기는 좌파 및 中道성향 유권자들의 절대 다수와 보수층의 약30%를 안철수에게 넘겨준 때문이다. 朴 후보가 中道좌경 정책을 펴면 펼수록 안철수와의 차이점은 줄어든다. 굳이 朴을 지지할 이유를 찾지 못한 보수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다.
2007년에 그가 李明博 후보에게 진 것은 보수적 가치를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이긴 것은 좌경적 정책 때문이 아니고 종북좌파들의 발호에 자극 받은 보수층이 막판에 투표장에 몰려간 덕분이다.
누군가 朴 후보의 머리속에 '보수는 갈 데가 없다. 보수는 상대 말고 중도와 좌파에 다가가라' '2007년 경선 때 진 것은 너무 오른쪽에 섰기 때문이다'는 정보를 입력시킨 듯한데 이게 誤算임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씨는 경제, 복지, 對北정책에서 전면적으로 좌경화하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보수도 우파도 아니다. 중도좌파이다. 박근혜보다 박정희를 더 좋아하는 이들의 눈에 박근혜는 낙랑공주처럼 좌경 논리에 눈이 멀어 종북좌파 세력으로부터 공동체를 지켜주던 안보의 自鳴鼓(자명고)를 찢어버린 인물로 비치는 것이다.
이념이 가장 큰 전략이고, 이념적 가치관으로 좌우를 나누면 右7, 左3으로 갈리는 여론구조를 감안하면 박근혜의 중도 좌파 영합 전략은 大勝할 수 있는 정면승부의 길을 피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한 失策으로 보인다. 더구나 중도표를 쓸어담는 안철수의 등장으로 박근혜의 對중도 전략은 파탄 난 것이나 다름 없다.
대한민국의 自鳴鼓(자명고)를 찢은 '낙랑공주' 박근혜?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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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27, 2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