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노무현-김정일 회담 우리측 녹음 파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2~3월께 국정원에 보관된 대화록을 보고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에 대한 與野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 내용을 우리 측 배석자가 직접 녹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디지털로 녹음된 이 파일은 녹취 형태의 대화록과 함께 국정원에 넘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회담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 돌아온 뒤 정상회담에 배석한 김만복 국정원장과 조 비서관이 각각 메모한 내용과 녹음파일을 참고해 대화록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 대화록은 한 부 더 만들어져 청와대에도 전달됐으며, 김 전 원장과 조명균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조정비서관의 메모수첩도 국정원에 함께 제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또 “녹취록 형태의 공식 회담록은 A4용지 100쪽이 넘는 분량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2~3월께 국정원에 보관된 대화록을 보고 받았고, 정문헌 의원도 이것을 본 것인 듯하다”며 국정원 대화록의 존재를 인정했다.

앞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지난 8일 국감에서 아래와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2007년 10월3일 오후 3시 백화원 초대소에서 남북정상은 단독회담을 가졌다. 당시 회담내용은 녹음됐고 북한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 그 대화록은 폐기 지시에도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 대화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다.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1개월 뒤인 11월1일 민주평통 상임위원회 연설에서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했다. 이는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북방한계선 존중을 전제로 10ㆍ4 선언에서 합의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박근혜의 떠벌임이나 북방한계선 고수 주장은 남북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을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말한 10ㆍ4 공동선언의 경위와 내용이다. 대화록에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내가 全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북한이 핵보유를 하려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는 논리로 북한 대변인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북한이 나 좀 도와달라’라는 언급을 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한반도 통일 문제 등에 대한 김정일의 발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의를 표하는 내용뿐 아니라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정 의원이 위에서 언급한 2007년 11월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NLL과 관련 아래와 같은 요지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림까지 딱 넣고 합의 도장을 찍어버려야 하는데 조금 더 북쪽으로 밀어붙이자, 남쪽으로 내려오자 옥신각신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거의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문제를 놓고 괜히 어릴 적 땅 따먹기 할 때 땅에 줄 그어놓고 니 땅 내 땅 그러는 것과 같다. 어릴 때 책상 가운데 줄 그어놓고 칼 들고 넘어오기만 하면 찍어버린다, 꼭 그것과 비슷한 싸움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긋는다고 우리나라에 뭐 큰일이 나고 당장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국민들의 북쪽에 대한 정서가 아직 양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문화일보>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가운데 청와대 보관용이 盧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량 폐기되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중앙일보> 보도대로라면 이번 사태를 규명할 열쇠는 결국 국정원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최장 30년간 묶인 대화록의 공개를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반면 녹음파일이나 수첩 메모와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리/김필재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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