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인 국민의 마음이 이토록 불안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누구를 찍을까”에 앞서 “왜들 이렇게 사공다운 포부와 긍지와 의젓함이 없는가”라고 후보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크고 작은 선거에 입후보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낙선될 수도 있다는 마음속의 다짐이 있어야 합니다.
패배의 쓴 잔을 마실 각오가 단단히 되어 있는 그런 후보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저마다 ‘정치개혁’ ‘복지국가’를 부르짖다 보니 모두 정견‧정책이 비슷해졌습니다. 국민이 듣기 좋아할 만한 구호를 어느 한 후보가 외치면 모두가 이구동성입니다.
국회의원 100명을 줄이겠다는 후보가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안될 것이 뻔하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속으로 ‘웃긴다’하고 있지만 그런 발언에 화를 내고 덤벼드는 다른 후보는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러다가는 “저 후보는 정치개혁에 뜻이 없다”고 지탄을 받을 거 같아서.
“복지국가를 만들겠다”고 한 후보가 주장하면 나머지 후보들도 덩달아 ‘복지국가’건설의 챔피언이 됩니다. “대학등록금은 아예 받지 말자” “대기업은 해체시키고 그 거위가 낳아주는 황금알은 그 배를 가르고 다 끄집어내서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해 쓰면 되지 않겠나” 스웨덴은 ‘복지국가’ 만드는데 100년이 걸렸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이번 대선이 끝나고 새 대통령이 취임하며 곧 스웨덴을 능가하는 복지국가가 되는 겁니까. 스웨덴의 팔메 수상은 총에 맞아 길거리에서 쓰러졌습니다.
그런 희생 없이는 ‘복지국가’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말만 앞세우면 뭘 합니까. 누가 18대 대통령에 당선이 돼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쪽배는 갈 곳이 막연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쪽배에 태우고 어디로?
- 김동길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12-11-05, 09: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