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 후보의 당선과 맞물려 이른바 ‘守舊右派(수구우파)’의 對北유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守舊右派는 우파를 僭稱(참칭)한 기득권 집단을 말한다. 기득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득권에 함몰돼 기회주의-이기주의-웰빙주의로 일관하는 守舊的(수구적) 형태를 보이는 것이 문제다.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흔히 아스팔트 우파로 불려온 ‘革新右派(혁신우파)’와 연대해 왔으나 양자의 이념적 차이는 분명하다.
革新右派는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자유민주통일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 온 세력이다. 이들은 從北(종북)청산-北核(북핵)폐기 이후 북한정권의 평화적 해체를 통한 자유통일을 이뤄낼 것을 주장하며 공산주의-주체사상을 극렬하게 반대한다.
守舊右派는 從北에 타협적이며 北核에 유화적이다.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가 없는 상황임에도 對北협상과 對北지원을 주장한다. 심지어 연방제 赤化(적화)가 수용된 6·15와 10·4 두 반역선언에 동조하며 공산주의-주체사상에 대해서도 온건한 입장을 취한다.
守舊右派는 새누리당에 집중적으로 포진해 있고, 조선일보로 상징되는 소위 보수일간지를 씽크탱크로 하며,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 동안 코너에 몰리자 ‘뉴라이트’라는 주사파 출신 386집단을 수혈했다.
새누리당-조선일보-뉴라이트는 달라보여도 이념적으론 共鳴(공명)한다. 예컨대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부분은 6·15선언에 동의해왔다(아래 2011년 6·15조사 참조). 조선일보 역시 6·15와 10·4선언 심지어 문재인-이정희의 연방제조차 비판한 적이 없다. 2007년 MB집권과 함께 소멸된 뉴라이트의 이념적 색채 역시 다르지 않았다.
守舊右派는 스스로 ‘합리적 보수’을 가장한 채 혁신우파를 ‘極右派(극우파)’로 조롱해왔다. 양 집단의 가장 큰 차이는 통일에 대한 의지다. 守舊右派는 한반도 현상의 打破(타파), 곧 자유통일을 두려워한다.
자유통일은 북한동족을 해방할 유일한 길이며 한반도 內戰(내전)을 정리해 국민의 활로를 개척할 혈로이다. 그러나 守舊右派는 자유통일을 자신들의 旣得權(기득권)이 사라지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들이 말하는 통일은 레토릭이다. 통일비용을 과장하고 중국 때문에 안 된다는 체념론을 확산시키며 북한정권에 대한 지원을 인도적 지원으로 粉飾(분식)한다. ‘북한인권’을 말하지만 ‘북한해방’은 말하지 않으며, 단지 북한인권을 자신의 도덕적 우위를 뽐내는 도구로 활용한다.
2.
守舊右派의 씽크탱크 조선일보는 최근 북한에 대한 難解(난해)한 예측을 계속 쓰고 있다.
<조선>은 12월18일 “북한급변사태는 없다”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냈다. 이 매체는 “김정은 체제의 갑작스러운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고 단정했지만 특별한 근거를 대지는 못했다. 다만 햇볕론자인 양무진 교수를 인용, “군에 대해선 2중·3중의 감시·견제가 이뤄지고 체제에 저항할 지도자가 나타나기도 어렵다”며 체제붕괴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하루 전 나온 이 기사는 대통령이 누가 되건 북한정권을 살려내 한반도 분단의 現狀(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黙言(묵언)의 지령처럼 느껴졌다.
<조선>은 1월1일 북한 신년사설이 나오자 “주한미군철수와 연방제통일도 빠진 가장 穩健(온건)한 내용”으로 격찬하며 같은 사설에 나오는 “6.15와 10.4선언 철저 리행” “외세 지배 배제한 자주적 통일” “무자비한 격멸소탕과 조국통일대전 승리” “主體革命(주체혁명) 위업완성” 등 북한의 전형적 적화선동이 갖는 함의를 빼버렸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주장인데 “온건한 내용”으로 제목을 뽑았다.
1월2일에는 특파원칼럼을 통해 북한과 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조선>의 이 칼럼은 “최근 미 외교가에서는 이란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백악관에 ‘이란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채찍’ 일변도로 가지 말고 ‘당근’을 쓰라‘’고 조언했다”며 “이란과 북한 문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조만간 북한에 대해서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단했다.
<조선>의 최근 기사를 모으면 이렇다. 첫째, 북한정권은 망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정권은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다. 셋째, 북한정권과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북한 안팎에서 북한체제가 한계로 치닫는 조짐이 명백한 상황에서 <조선>은 오히려 북한체제 되살리기에 열을 내고 있다. 난감한 일이다. 일제시대 말기에도 이 같은 기사를 쓰지 않았을까?
<조선>의 분석은 ‘진짜’ 전문가들 분석과도 判異(판이)하다. 김성만 前해군작전사령관은 최근 인터넷에 기고한 “김정은 1년 기대할 것 없다”는 칼럼에서 “북한이 개혁·개방할 가능성이 없다”며 <조선>과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그는 북한의 자료를 상세히 인용해 “하루 속히 김정은 정권을 제거하고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구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2012년 10월16일자 “우리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변함없이 걸어야 한다”며 “그 길에서 자그마한 脫線(탈선)도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같은 해 12월21일 함흥시 김일성·김정일 동상제막식을 가지면서도 “더욱 분발 주체혁명의 새로운 100년대를 승리와 영광의 년대로 빛내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개혁·개방설을 짓부수고 산산쪼각 낼 것(8월16일 우리민족끼리)” “적대국이 바라는 개혁·개방은 없다(7월11일 조선신보)” “그런 바램은 어리석고 미련한 개꿈(7월29일 조평통)” 등 지난 해만해도 수도 없이 개혁·개방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요컨대 개혁·개방은 하지 않고 적화통일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신년사설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역시 3일 인터넷 칼럼을 통하여 “김정은과 장성택 사이의 권한 관계가가 유동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김정일 후계체제는 여전히 안정될 수 없다”며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일부의 평가를 “아마추어리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4.
박근혜 5년은 우리 민족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이 5년을 어영부영 보내버리면 공산주의-주체사상은 독버섯처럼 번져갈 것이다. 2018년 12월에는 훨씬 더 끔찍한 선거를 맞게 된다. 만일 연방제 세력에 정권이 넘어가 버리면 대한민국 역시 사라질 것이다. 북한의 2400만 동족 해방과 구원도 자유통일을 통한 통일강국 달성도 불가능해진다.
역사의 결정적 시점에 나오는 守舊右派의 장난질은 고약하다. 진실과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거짓 평화’의 마취제를 대중에게 뿌려댄다. 민족적 범죄다. 남은 5년, 조국과 민족을 구해낼 혁신우파를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박근혜 당선자 스스로 역사를 끌고 가기엔 힘이 부치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많지 않다.
참고1)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부분은 6·15선언에 동조해왔다. 2011년 6월15일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홍순경)가 6·15선언 11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6·15공동선언에 대한 국회의원 의견 조사’에 따르면, 贊反(찬반)의사를 명확히 밝힌 한나라당 의원은 169명 가운데 3명뿐이었다. 홍사덕 의원은 6·15에 찬성, 심재철-정몽준 의원만 6·15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머지 소속 의원들은 전화·이메일 등으로 거듭 진행된 설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설문에 응하지 않은 166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6.15선언에 대하여 아무 생각이 없거나 동조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정은 살리기 나서는 守舊右派들
-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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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4, 1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