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경쟁하듯 정치쇄신공약을 내놓으며 과도한 특권의 상징인 의원연금폐지를 국민 앞에 약속했다. 당연히 새해 예산안에서 이 항목을 조정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1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새해예산안을 처리한 여야는 의원연금의 재원인 헌정회지원금 128억여 원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처리가 가능한 사안이었다. 국민연금이 몇 십 년 후 고갈위기에 처해 있다며 수급시기를 연장하고 보험료를 올리면서도 계속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자신들의 연금문제는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연금폐지 뿐만 아니다. 여야는 포퓰리즘으로 내지른 택시법을 통과시키면서도 지난해 11월 국회쇄신특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국회의원 영리업무 겸직금지, 회의방해 폭력행위죄 신설, 세비감축 등의 국회개혁안은 처리는커녕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초 민주통합당은 의원세비를 30% 삭감하는 법률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유세를 다니며 적극 알리기도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무노동무임금 법안처리와 국회의원 정수감축을 들고 나와 서로 의지가 강한체하며 뽐냈다. 하지만, 어떤 쇄신안도 처리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의원들의 세비는 한 푼도 줄어들지 않은 채 올해 예산에 4백억 원 넘게 고스란히 반영됐다.
또한 국회는 중요한 국방 예산, 극빈층 의료비 지원 예산 등을 깎고, 예산 처리 막판에 의원들의 지역구의 민원성 사업 예산을 끼워 넣어 5500억 원 이상을 증액했다. 이런 누더기 예산안을 통과시켜 놓고 일부 여야 예결위원들은 국민혈세로 다른 나라의 '예결산시스템' 연구라는 핑계로 외유성 출장을 떠났다. 대통령 선거 투표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구태가 재현된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특권’을 포기하고 새 정치를 추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국회의원세비심의회’(가칭)를 구성하겠다던 합의도, 선거용 정치 ‘쇼’였음이 판명됐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국민과 맺은 약속을 또 다시 헌 신짝처럼 내팽개친 국회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선거가 끝났으니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 “19대 국회에서만큼은 반드시 의원특권을 포기하고 쇄신하겠다”던 여야는 함께 '선거용 정치 쇼'에 또 한 번 배신당하고 허탈감에 빠진 국민에게 사죄해야 마땅하다. 이는 ‘신뢰’의 문제다. 양치기 소년이 된 국회는 지금부터라도 국회쇄신을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국회의원특권폐지는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구호의 메아리로 사라져서는 안 된다. 실천의지가 전혀 없는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권의 헛구호, 이제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우리는 19대 의원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지켜보며 끊임없이 실천을 촉구할 것이다. 새 정치라는 허황한 구호 하나로 대선판을 흔들었던 ‘안철수 현상’에서 확인했듯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민의 눈을 속이고,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는 정치인은 이제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국회의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의원연금 폐지위한 헌정회지원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키고 예산집행 중지하라.
하나. 의원들 스스로 결정하는 급여 결정방식을 즉각 개선하고, 모든 급여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하나. 국민과의 신뢰를 저버린 국회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정치쇄신특위를 구성, 국회의원 특권폐지 공약 이행하라.
바른사회시민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