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中東(조중동)을 비롯한 대다수 언론이 감사원의 4대강 감사결과를 보도하면서, 감사 보고서엔 없었던 ‘총체적 부실’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17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주요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총 세 개의 파일로 되어 있는 이 보고서는 A4용지로 740여 쪽에 달한다.  감사는 크게 ‘주요 시설물 품질관리’, ‘수질관리’, ‘유지관리’ 등 세 분야로 이뤄졌으며, 감사 결과 각 분야별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 ‘주요 시설물 품질 관리 분야’에서는 강에 설치된 洑(보)의 균열과 누수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담수를 하면서 上流 수위가 상승했을 때 보 본체의 누수 및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보 물받이공, 바닥보호공 설계, 수문의 구조 검토 및 보 본체의 균열·누수 등 품질관리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1. 16쪽)
4대강 洑(보)와 수질에서 일부 문제 발견
총 16개의 보 중 15개의 보(注: 영산강의 죽산보는 원래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감사원 감사기간 중 바닥 보호공의 유실 발생)에서 바닥 보호공 유실·침하, 물받이공 파손 등의 문제가 발견되었다. 洗掘(세굴, 注: 강이나 바다에서 흐르는 물로 인해 기슭이나 바닥의 바위나 토사가 씻겨 패이는 일) 및 침하 등의 현상도 발견되었다고 했다.
■ ‘수질관리 분야’에서는 수질 측정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 보고서는 “하천에 흐르는 물을 가두어 놓으면 流速(유속)이 느려져 체류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물 속의 총인(T-P)과 총질소(T-N) 등 수중 영양염류의 농도와 기상조건이 같더라도 흐르는 물에 비해 藻類(조류)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1. 51쪽)
4대강의 경우,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注: 호기성 미생물이 일정 기간 동안, 물 속에 있는 유기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산소의 양을 의미한다. 이 값이 클수록 물의 오염도가 심하다) 지수를 통해 수질을 관리해왔다. BOD는 유속이 있는 하천에서 측정하는 지표이다. 그러나 4대강에는 16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어 하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수역에서는 하천에 비해 많은 양의 조류가 존재하므로 정확한 측정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긴 체류기간 중 생물학적 분해가 가능한 유기물들은 대부분 자연분해되는 반면 생물학적 분해가 어려운 유기물은 BOD로 측정되지 않아 유기물로 인한 오염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즉, BOD 지수만으로는 수질개선 여부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4대강 보 안의 물에 富營養化(부영양화, 注: 화학 비료나 오수의 유입 등으로 물에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는 현상. 물 속의 산소를 빼앗겨 생물이 죽게 된다)가 진행되어도 BOD 기준으로는 수질이 좋아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보고서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제2조의 규정에 따른 COD(화학적산소요구량, 注: 유기물 등의 오염물질을 산화제로 산화할 때 필요한 산소량을 의미한다. 이 값이 클수록 물의 오염도가 심하다) 조류농도, 총질소, 총인 항목 등 湖沼(호소)기준 항목을 참고하여 합리적인 수질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를 덧붙였다. (보고서1. 53쪽)
■ ‘유지관리 분야’에서는 준설계획 상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보고서는 “각 구간별 준설효과, 필요성 등을 구체적으로 계량화한 준설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주요 구간별 특정 준설단면(저수로 폭, 하상경사, 준설 깊이)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일률적으로 준설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고 밝혔다. (보고서1. 92쪽) 초기에 사업을 추진할 때 각 구간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준설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감사원 보고서에는 ‘총체적 부실’이란 말 자체가 없어
그런데 다수의 언론이 보도한 ‘총체적 부실’이라는 용어는 보고서 어디에도 없었다. 같은 날 발표한 감사원 보도자료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朝中東을 비롯한 대다수 언론은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취지의 기사와 사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닷컴> 18일자는 “감사원이 17일 발표한 2차 감사 결과는 1차 감사 결과와 완전히 달랐다. 설계 부실에 따른 보의 내구성 부족, 보강 공사 부실, 수질 악화 등 총체적 부실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보도 캡처 |
같은 날 <동아일보>는 ‘4대강 설계부터 관리까지 총체적 부실… 사업 근간 ‘흔들’’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감사원이 발표한 4대강 사업의 감사 결과는 ‘총체적 부실’로 요약된다. 이는 지난 4년간 이명박 정부가 국내 환경단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해온 역점 사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보도 캡처 |
<중앙일보>도 19일자 사설에서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의 역점사업인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안전성과 수질관리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보도 캡처 |
소위 ‘메이저 언론’으로 불리는 朝中東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한 것이다.
감사원장, “‘총체적 부실’은 언론에서 표현한 것”
좌파성향인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논조도 비슷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4대강 총체적 부실’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한겨레>와 <경향신문>에서 검색되는 기사와 칼럼의 수는 각각 30여 개에 가까웠다(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기준).
| '4대강 총체적 부실'이 포함된 <한겨레> 기사들(네이버 캡처) |
| '4대강 총체적 부실'이 포함된 <경향신문> 기사들(네이버 캡처) |
梁建(양건) 감사원장은 언론의 ‘총체적 부실’이란 표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梁 감사원장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표현은 언론에서 표현한 것이지 감사원 결과보고서에는 전혀 없는 표현이고 내용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총체적 부실’이란 표현은 보의 안정성 문제와 관련해서 나온 듯하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관계자도 25일 <조갑제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감사원이 내놓은 감사결과보고서는 주요시설물, 수질, 보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지 4대강 사업 전반에 관한 평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총체적 부실이란 말은 주관적인 것으로, 이 같은 언론보도는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감사원은 팩트(fact, 사실)에 근거해 조사한 것이다. 우리 임의로 ‘총체적 부실’이란 평가를 내리지 않았고 발견된 문제점의 시정을 권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없다. 4대강 사업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 4대강의 순기능에 대해선 묵살
실제로 보고서의 ‘사업효과’(보고서1. 10~13쪽)에는 4대강 사업이 가져온 순기능도 기록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홍수 대응 능력 향상 ▲농업용수 확보 ▲수변 생태환경 및 주변경관 개선 ▲농가소득 향상 등이다. 그러나 감사원 발표 이후의 언론보도를 보면, 이 사실을 전한 매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다수 언론은 감사원이 언급하지도 않은 ‘총체적 부실’이란 표현을 여과없이 사용해 마치 4대강 사업 자체가 잘못된 것처럼 사실을 糊塗(호도)하고, 순기능은 묵살하는 행태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사실보도’와 ‘균형보도’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