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 : 개척자들 홈페이지에 올려진 기도제목 사진/아래는 활동사진
한국의 좌경화(左傾化) 핵심엔 기독교인들이 있다. 이들은 종교적 확신을 바탕으로 사회에 참여해 단순한 막시스트(Marxist)나 주사파보다 더욱 확고한 신념을 보이곤 한다. (*좌경화는 기독교적 시각으로, 신본(神本)주의에서 인본(人本)주의화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좌경화된 기독교 운동은 ‘평화운동’의 외관을 취한다. 이것은 남북관계에도 적용된다. 북한과 ‘무조건’ 평화롭게 지내야 한다고 말하며 ‘어떠한’ 형태의 비판도 피한다. 이런 운동에 참여한 이들이 처음부터 원했건, 그렇지 않았건 결과는 동일하다. 선과 악의 평가가 마비된 거짓 평화, 가짜 평화의 흐름과 합류한다.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도 대북지원을 강변하고 제주 해군기지 반대에 가열 찬 투쟁(?)을 벌이는 많은 개신교·천주교 단체들이 이런 류(類)에 해당한다.
2.
제주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앞장서 온 ‘개척자들’이라는 개신교 단체가 있다. 93년 설립돼 초교파 법인체로 성장한 이 단체는 자신들의 활동을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의 미션(mission)은 평화(shalom)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전쟁이나 재난, 기아사태와 같이 인류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하고 위험한 현장에 가장 먼저 나가서 하나님의 나라의 공의와 평화와 기쁨을 전파할 그리스도의 군사들을 모집하고 훈련하여 파송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실현할 그리스도의 군사들을 모집, 훈련시킨 뒤 파송(派送)을 보내는 곳은 해외에선 분쟁지역이었고 국내에선 각종 반전평화(反戰平和) 운동현장이었다. 주요 활동은 MB정부 당시 제주 해군기지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4대강 사업 반대 그리고 6·15선언 이행과 대북지원 등이다.
3.
홈페이지 올려진 네 가지 주요 기도제목에는 분쟁지역 해결(키르기스스탄 민족분규, 서(西)아체 사태) 및 4대강 사업 반대 및 6·15선언 이행이 있다. 기도제목 일부를 인용하면 이러하다.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 개발 문제에 시민들이 해야 할 몫을 부지런히 해내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뭇 생명을 존중하는 우리가 되도록...”
“6·15공동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며 경색된 남북관계의 회복과 상호 신뢰 구축으로 말미암아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평화통일의 모색과 더불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가 이뤄지도록...”
부드럽게 표현돼 있지만 앞부분에 4대강 사업 반대 및 6·15선언을 이행해야 할 상세한 설명이 나와 있어, 어떤 면에선 종북·좌파의 구호보다 더 강력하다. 종교의 힘을 빌고 있기 때문이다.
6·15선언 관련, 자주적(自主的)이고 주체적(主體的)인 평화통일의 모색이라는 기도제목은 의미심장하다. 그렇다면, 해서는 안 되는 비(非)자주적이고 비(非)주체적인 통일은 어떤 것인가? ‘개척자들’은 “(···)좌우 진보 보수라는 헌 틀을 부수고(···)평화의 공동체를 만들어간다”고 스스로를 정의하는데 실제 이 단체는 성경을 원용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4.
‘개척자들’은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에 앞장섰고 이른바 평화군축박람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2011년 10월22~23일 보신각 앞 광장서 열린 박람회는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들과 강기정 등 민주당 의원(24명), 강기갑 등 민노당 의원(6명), 유원일 등 창조한국당 의원(2명), 조승수 등 진보신당 의원(1명)이 동참했다.
‘개척자들’은 평화를 외치며 제주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정작 한반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인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천안함·연평도 같은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는다.
제주에선 송강호 前대표가 구속되는 등 강경투쟁을 벌였다. 2011년 4월 올려진 글에는 “4월 세계를 위한 기도모임 평화의 누룩(개척자들 기도모임 : 편집자 주)은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주민활동’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가 하루 빨리 중단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힘을 보태 달라”고 기도를 부탁했다. 이 단체 홈페이지에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 사진들이 여러 장 올려 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논리는 대체로 환경(環境)과 평화(平和)로 요약된다. 군사기지가 들어서 환경을 훼손하고 평화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근거 없는 주장이다. 예컨대 하와이는 인구 백 만 남짓 아름다운 섬이지만 미국 5개 통합군사령부 중 하나인 태평양사령부(PACOM)와 태평양함대(艦隊)사령부(7함대·3함대)본부가 위치해 있다. 그렇다고 하와이의 환경과 평화가 깨지진 않는다. 미국 산디에고, 호주 시드니, 프랑스 똘롱, 싱가포르 창이, 이태리 라스페치아 등도 민군(民軍)겸용 항으로 개발돼 있다. 요컨대 군사기지가 들어선다고 반드시 환경이 파괴되지는 않는 것이다.
미국 핵 항공모함이 정박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도 난센스다. 중국에 대한 자극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면, 해양주권은 버려야 할 것이다. 베트남이 동(東)중국해에 군항을 두고, 대만도 금문도에 군사기지를 두고 있지만 기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나오지 않는다.
개발은 단순한 환경 손실(損失) 이전에 경제·안보 이익(利益)이 더 클 때 진행한다. 제주 해군기지가 그렇다. 이곳은 한국의 생명선, 남방(南方) 해상로를 지키기 위한 곳이다. 제주도에서 대만에 이르는 600해리는 석유를 포함해 한국 수입의 100%, 수출입 물량의 대부분이 오간다. 한국은 세계 4위 석유수입국이자, 세계 7위 석유소비국이다. 자원도 많다. 제주 남방 대륙붕 일대는 70억 톤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일본이 군사대국화하면서 기지 건설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해양주권의 상징이자 미래자원의 보고인 南方해상로를 지키기 위함이다. 예컨대 이어도에서 해적·테러·해상분쟁 등 돌발 상황 발생 시 중국은 7시간, 일본은 13시간, 한국은 21시간 30분이 걸린다. 시속 22km로 배를 몰면, 중국 퉁다오항에서 11시간, 일본 도리시마항에서 13시간, 부산항에서 21시간 30분이 걸리는 것이다. 반면 강정마을에서는 7시간으로 단축된다.
문화일보는 지난 해 3월12일 “해군기지 핑계로 또 좌판벌인 촛불세력들”이라는 사설을 통해 개척자들 등 단체들을 이렇게 비판했다.
“제주 해군기지 논란을 빌미로 2008년 촛불시위를 주도했던 ‘그때 그 세력’들이 또다시 서울 도심 한복판에 좌판을 차렸다. 지난 주말 청계광장에선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 전국대책회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등이 연일 공동 촛불집회를 열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개척자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과 종교집단 등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해군기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3곳에서 유치 신청을 받아 주민 여론조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2007년 6월 최종 확정된 것이다. 그 이후에도 설명회와 공청회를 통해 민군 복합형 설계 변경, 공동 생태계조사 등 환경조사 7회, 멸종위기종 보존대책 수립 등 주민들이 원하는 건 거의 다 들어줬다.
그러고도 모자라 제주도 해안 195㎞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현무암에 ’구럼비 바위’라는 그럴싸한 명칭을 붙여 발파 공사를 저지해온 게 이들이다. 구럼비 나무가 서식하는 바위는 특정한 고유명사가 아닐뿐더러 정부나 유네스코에서도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고기이니 불문곡직 안 된다던 세력들에 그런 설명이 먹힐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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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생활·산행·철인3종 경기 등 하면서 靑年운동가 양성]
1.
‘개척자들’은 청년들을 교육해서 파송하는 것이 주요 미션이다. 이를 위한 주요 활동은 ‘세계를 위한 기도(이하 세기모)’ ‘평화교육’ ‘평화콘서트’ 및 공동체 생활을 하는 ‘샘터’ 활동으로 나뉜다.
매주 월요일 저녁 시내 모 교회에서 모이는 세기모는 “한 주간 일어난 세계의 분쟁 재난소식을 자체 제작한 영상물을 통해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이다. 기도회는 대화의 시간·나눔의 시간 및 파송의 시간으로 마무리된다. 이른바 반전평화 코드를 갖는 세기모 미디어 영상은 각 교회 및 개신교 단체의 모임자료로 많이 활용된다.
2.
평화교육은 Christian Peacemaker Teams으로 불리는 일종의 운동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평화세미나·월드서비스교육·공동체&팀웍 훈련·평화학교 워크숍 및 평화캠프 소양교육·철인3종 경기 등으로 나뉜다.
▴매주 토요일 12회가 열리는 ‘평화세미나’(동남아 지역 분쟁연구, 이라크·아프가니스탄·이란지역 분쟁연구, 아프리카 지역 분쟁연구(수단·우간다·콩고·르완다), 분리 독립운동 연구(체체니아·북아일랜드·네팔·스리랑카) 성경에서의 평화, 타문화에 대한 이해, 공동체, 학살의 역사, 국제기구 개괄)
▴ 2주 간 공동생활(합숙생활)을 하는 ‘월드서비스 교육’(평화복무에 참여하는 지역연구·비폭력 정신 고취·극한상황에서 문제해결 능력 향상 등 목표로 평화개념 정리·비폭력 운동 사례 연구·20세기 학살사 연구·국제기구 개괄 연구·동원가로서의 소양 교육)
▴ 1주 간(6월27-7/2일) ‘공동체 & 팀웍 훈련’(분쟁지역에서 현장 사역 문화적 차이와 고립감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키우고 팀원과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배양 목표. 평화학교 오리엔테이션·스트레스 조절 능력 교육)
▴ 1주간(7월11일-7월16일) 평화학교 워크숍·평화캠프 소양교육(기독교와 평화·선교와 평화·비폭력의 영성, 평화학교 워크숍 교육)
▴매년 7월 초 ‘철인3종 경기’(모든 청년들이 철인3종 경기를 통하여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인격체가 되길 바라며 또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함과 4인1조(女性1명 포함)의 경기로 단합심·공동체성을 형성하기 위함)
평화교육은 공동생활을 기초로 상당한 육체적 훈련도 병행된다. 월드서비스 교육은 2박3일 산행, 공동체 & 팀웍 훈련은 3박4일 산행이 포함된다. 철인3종 경기는 양평군청·양평경찰서·이천소방서까지 후원한다.
3.
평화콘서트는 평화교육을 통해 훈련된 청년들이 대외적으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홈페이지에는 “매년 세계 분쟁지역의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평화콘서트로 서울, 대구, 포항 등에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세계 평화 주역이며 우리 모두 화목케 하는 직분자임을 깨닫고 모든 사람이 평화와 화해를 이루어갈 수 있기를 원한다”는 취지로 설명돼 있다.
서울 D교회, 대구 S교회, 포항 B교회 등에서 유명 CCM(기독교가요) 가수 및 포항 H대학 워십팀이 참여하는 상당한 규모로 치러져왔고 제주 해군기지 반대투쟁으로 구속 기소된 송강호 前대표 등이 강연자로 등장했다.
4.
샘터 공동체는 숲 속에 설치된 ‘개척자들’의 공동체이다. “화평케 하는 자로 부르심을 받은 개척자들 모임의 공동체. 묵상과 훈련, 교육, 공동체적인 삶을 통해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우리의 소명을 따라 살도록 돕는 등대의 역할을 감당하는 곳”이라며 “예수님께서 공생애 사실 때 공동체적(共同體的) 삶을 통해 제자도를 가르치셨다. 공동체적 삶은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평화를 배우는 삶으로서의 안내역할을 해준다. 공동체를 통해 형제자매로서의 책임을 감당한다”고 돼 있다.
운동가들은 물론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소개돼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의식화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생활은 6시 기상해 90분간 묵상(黙想), 교육, 노동 그리고 다시 묵상으로 이어진다.
이상의 과정을 통해 의식화된 청년들은 1년 계약 볼런티어, 월드 서비스 프로그램을 거쳐 인턴쉽 등을 갖게 되고 운동가로 성장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