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를 말하다>
인사청문회 시스템 개선 방안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노무현, 이명박 정부내 국무총리 후보자(총8명) 인사청문회 회의록을 분석하였다. 인사청문회 각 후보자별 의원들의 질의 성격을 도덕성(개인,공직), 국정수행능력, 현정부정책, 과거직무수행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들어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고,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위주로 흐르면서 정책수행능력 검증은 뒷전으로 미뤄져 점차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어느 정권이든 야당의원은 도덕성 질의를 여당의원은 국정수행능력 질의에 비중을 크게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청문회가 점차 개인사 들추기, 신상털기 위주로 빠져들면서, 후보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트집잡기용 질의,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의혹들이 쏟아져 인사청문회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런 인사청문회를 시청하는 국민들 뇌리에는 후보자가 적임자로서 어떤 능력, 자질을 갖췄냐보다는 시시콜콜한 사생활, 신상정보만 남게 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도입 13년을 맞는 인사청문회의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후보자 지명 전>에는 청와대(인수위)에서 사전 검증을 하고 독립기구인 ‘인사검증위원회’에서 도덕성 검증 및 심층면접을 하도록 한다. <후보자 지명 후>에는 국회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전문성, 정책비전을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
■ 후보별 질의 비율 변화
노무현 정부내 고건, 이해찬, 한명숙,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질의가 전체질의에서 50%전후를 차지했고 도덕성 질의는 20%아래(고건 56% 제외)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내 한승수, 정운찬, 김태호, 김황식 후보자는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질의가 20~30%대를 유지(한승수 51% 제외)했고 도덕성 질의는 64%까지 올랐었다.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질의 비율은 한덕수 총리를 기점으로 'V자 형태’를 나타냈고, 국정수행능력 질의 비율은 ‘한승수 총리’를 기점으로 극감했다. ‘정운찬 총리’를 기점으로 인사청문회가 국정수행능력보다 도덕성 검증에 치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덕성 질의가 이명박정부 들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은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 내각이 ‘고소영’ ‘강부자’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남주홍, 박은경, 이춘호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재산축소 신고 등의 사유로 청문회 후 임명이 철회되었다. 이때부터 고위공직자에 기대하는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졌고,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국회의원도 그런 시류를 반영하여 후보자의 정책보다 도덕성에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좌파정부 10년 이후 우파정부로의 ‘정권교체기’였다는 점과 관계있다. 첫 내각을 잘못 꾸린 이명박 정부의 실책도 있겠지만, 정권을 빼앗긴 야당의 정치적 공세도 심했다. 새 정부에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숨겨진 의도와 인사실책을 빌미로 인사청문회를 정치적 흥정거리로 삼으려는 전략이 있었다.
■ 여당, 야당 의원의 질의 성격
후보자에게 던지는 질의가 여당의원이냐 야당의원이냐에 따라 그 성격이 뚜렷이 구분된다. 여당의원은 도덕성보다는 정책, 비전, 국정수행능력을, 야당의원은 자질.능력보다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한 질의에 더 큰 비중을 둔다. 특히 야당의원이 여당의원보다 후보자에게 현정부의 정책이나 국정사업에 대한 질의를 많이 하는데, 이는 야당 또는 질의자 본인의 정부 비판의견을 질의에 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열린우리당(현.민주당)이 여당일 때와 한나라당(현.새누리당)이 여당일 때를 비교해보면, 노무현정부시절 열린우리당의 도덕성 검증 질의가 이명박정부시절 한나라당의 도덕성 검증 질의보다 현격히 낮다. 반면, 민주당이 야당일 때 도덕성 검증 질의가 한나라당(현.새누리당)이 야당일 때 보다 매우 높았다.
<여당>

<야당>

■ 인사청문회 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앞서 보았듯이, 이명박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정책.자질 검증보다는 도덕성 검증에 치중해왔다. 도덕성 검증이라는 명목하에 질의의 도가 지나친 경우도 많다. 청문회가 인격파괴, 사생활 캐내기, 흠집내기로 전락하고, 후보자 가족에게도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피해를 안겨주기도 한다.
야당은 약점을 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근거없는 폭로성 의혹을 던지고, 일방통행식의 질문으로 예.아니오 단답형만을 요구하기도 한다. 청문회를 이용해 현정부의 발목을 잡아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편 여당도 이런 야당에 대응하고자 후보자를 감싸거나 야당과 정치적 이슈에 대한 논쟁-설전을 벌인다. 인사청문회가 공중파로 실시간 생중계되는 점을 이용해 질의자는 국민-언론 앞에 홍보용으로 보여주기식 질의를 던지거나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후보자를 마치 죄인다루듯이 하며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이러하니 갈수록 인사청문회에서 나오는 질의내용이나 청문회 검증방식의 수준은 낮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고위공직자가 능력,자질면에서 적합한 인물인지 국정수행능력을 평가하고 싶지만, 청문회에서는 시시콜콜한 개인사가 반복적으로 쏟아진다. 후보자의 병 질환, 구구절절한 가족사, 배우자.자식의 지출금액 등 국민입장에서는 후보자들의 감추고 싶은 개인사까지 들어야하나라는 의문도 든다. 이런 청문회는 국민들로부터 후보자의 자질, 정책 비전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평가할 기회를 봉쇄한다.
고위공직자들은 개인 도덕성이나 인품, 능력면에서 자질.역량을 겸비해야 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함은 당연하다. 고위공직자에 기대하는 도덕성도 보다 엄격해지고 있다. 도덕성 검증도 소홀히 할 수 없고 프라이버시 보호도 필요하기에 인사청문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현재 인사청문회가 지나친 사생활, 인상 검증으로 흐른데에는 부적격자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이유도 있다.
도덕성 검증과 자질 검증을 엄격하게 진행하려면 인사청문회를 이원화해야 한다. 후보자를 지명하기 전, 청와대(인수위)에서 복수의 후보자를 두고 개인사,도덕성에 대한 사전 검증을 펼치고, 독립기구인 ‘인사검증위원회’(여야 추천인사 구성)에서 후보자를 심층면접하여 청와대(인수위)에 결과보고서를 넘기도록 한다.
청와대(인수위)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에 최종 심사보고서를 넘긴다. 국회는 청문회실시 계획서 안건을 상정하고 지명된 후보자에게 정책.비전.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서면질의서를 넘긴다. 공개되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가 자질.능력면에서 적합한 인물인지를 평가하도록 한다.
이렇게 인사청문회 이원화로 도덕성과 자질 검증을 보다 엄격히 진행한다면, 청문회에 임하는 후보자나 국회의원들도 정책.능력평가에 치중하여 수준높은 청문회가 진행될 것이며, 국민들도 후보자를 능력면에서 적임자인지 꼼꼼히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별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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