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황에서 싸이의 공연은 괜찮고, 골프는 안 되는가?

지난 13일 밤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싸이의 콘서트 '해프닝'에는 신곡 공개를 보기 위하여 수만 명이 몰렸다. 싸이는 윗몸을 벌거벗고 열정적으로 춤 추고 노래했고, 관중들도 열광했다.

미국의 CNN은 이 뉴스를 전하면서 '북한의 핵위협이 계속되는데 어떻게 그런 공연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투로 재미 있어 했다. 국민대학교의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칼럼에서 차분하게 대응하는 서울 사람들을 본 받으라고 했다.

한국 언론은 천안함이 폭침된 다음날 민간인 신분인 김병관 예비역 장군이 골프를 쳤다고 매도하는 기사를 써서 결국 국방장관 임명을 좌절시켰다. 당시는 청와대조차도 '북한 소행이란 증거가 없다'고 발표할 때이다.

북한이 핵선제 공격을 위협하고 미사일을 쏠까 말까 하는 비상상황에서 대규모 공연장에 수만 명이 몰린 것은 문제가 안 되고, 천안함 폭침 다음날 골프를 친 것은 문제가 되는가? 아니면 둘 다 문제가 안 되는 것인가? 김병관 씨를 매도하였던 한국 언론은 싸이의 공연을 자랑스럽게 보도할 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비판의 기준이 애매하다. 언론은 골프를 죄악시하는 듯한데 왜 마스터즈 대회 보도엔 그렇게 열을 올리나?

한국인이 차분한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에서 쏘는 핵미사일에 만반의 대비책이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미국을 믿고 구경만 하기 때문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지나친 도덕률과 비판의식은 僞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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