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李 前위원장은 북한 가짜교회 봉수·칠골교회를 옹호하며 이들 가짜교회와 한국 NCCK(舊KNCC) 등과의 회합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교회의 만남” 등으로 높이 평가해왔다.
李 前위원장은 이 같은 남북회합이 “한국교회 통일운동에 큰 전기를 마련했다” “민족통일운동사에 큰 의의를 남겼다”고 말하며 평화협정 체결과 미군철수 등을 결의한 회합을 성공의 사례로 든다.
예컨대 그는 2007년 10월15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KNCC의 88통일선언을 “가장 차원 높은 통일 문건”으로 격찬한다. 그는 “한국교회가 통일 문제에 특별하게 기여한 게 없다고 하지만 정부만 할 수 있다는 것을 민간 차원으로 끌어내리고 확산시킨 것, 그게 가장 큰 공헌”이라며 “88년 2월 KNCC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통일선언)’을 한다. 통일과 관련하여 남북의 정권차원에서 많은 문건을 발표했지만, 내가 살핀 문건 중에서는 KNCC통일선언만큼 차원 높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李 前위원장이 “가장 차원 높은 통일 문건”으로 평가하는 이 선언문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제돼 있다. 1988년 이후 20년 가까이 지난 2007년까지 이런 선언을 격찬하는 李 前위원장의 역사인식은 당혹스럽다.
선언문은 “민족의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양 체제에서 모두 안보와 이데올로기의 이름 아래 인권은 유린되어 왔으며, 언론과 출판,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억압되어 왔다”며 한국과 북한에 대한 양비론을 편다. 그러나 글 대부분은 “분단이 고착화되면서 나타난 군사독재정권은 안보를 구실로 인권을 유린하고 경제성장 논리로써 노동자와 농민을 억압했다”며 自虐的(자학적) 인식을 보인다.
A4지 8장에 달하는 길고도 난잡한 선언문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이다. 선언문은 “한반도의 전쟁방지와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하루 속히 전쟁 상태를 종식시키는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촉구한다.
또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한 상호간 신뢰회복이 확인되며, 한반도 전역에 평화와 안정이 국제적으로 보장될 때, 주한미군은 撤收(철수)해야 하며 주한 유엔군 사령부도 解體(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적화통일 포기나 폭압체제 해체 같은 전제가 없는 평화협정론, 북한의 주장과 정확히 같은 내용이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을 철수시킨 뒤 소위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하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해왔다. 과거 南월남 역시 73년 평화협정 체결·주월미군 철수 후인 75년 北월맹 남침으로 공산화됐고 전 인구 1/4이 죽임 당했다.
이 기도문은 “남한 그리스도인들은 북한 공산정권에 대하여 깊고 오랜 불신과 뼈에 사무치는 적개심을 그대로 지닌 채 반공 이데올로기에 맹목적으로 집착해 왔다”며 “상대방에 대하여 깊고 오랜 증오와 적개심을 품고 왔던 일이 우리의 죄”라고 회개한다. 惡(악)에 대한 분별을 증오와 적개심으로 왜곡하는 주장이다. 反共(반공) 역시 북한의 교회를 철저하게 파괴했던 공산주의·주체사상에 대한 반대인데 이를 버리라고 선동한다. 남한의 교회를 지켜온 논리, 자유의 보호막을 폐기하라는 것이다.
공산주의·주체사상을 惡(악)으로 보지 않는 이 기도문은 결국 善惡(선악)을 섞어 버린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신앙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결단을 통하여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학문적 이해를 넓히고, 이념적인 대화에 필요한 이데올로기의 연구와 교육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교회는 북한 기독교 공동체의 신앙과 삶을 위하여 기도하며 남북한 교회의 상호교류를 위하여 노력할 것” “한국교회는 타종교, 타운동들과의 대화를 확장, 심화시키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대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 등도 결의한다.
북한 공산주의·주체사상에 대한 더 없는 관용을 말하는 이 기도문은 反共(반공)은 물론 美國(미국)에 대해서도 격렬한 반감을 드러낸다.
“한반도는 군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각 분야에서 외세에 의존하게 되었고, 동서 냉전체제에 편입되고 예속되게 되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민족 隸屬化(예속화) 과정에서 민족적 자존심을 포기하고, 자주독립정신을 상실하는 반민족적 죄악(롬 9 : 3)을 범하여 온 죄책을 고백한다”는 것이다.
이만열 前위원장이 통일운동의 章典(장전)인양 높이는 88통일선언은 북한정권의 邪惡(사악)과 失敗(실패)는 외면한 채 대한민국만 가혹하게 비난하는 ‘외눈박이 역사관’이 깔려 있다.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인 평화체제·미군철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공사주의·주체사상에 대한 방어막으로 기능해 온 反共(반공)과 한미동맹은 비난한다. 북한정권에 유리하고 대한민국에 불리하다. 이런 역사인식을 가진 인물이 국사편찬위원장을 맡았고 한국교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난센스다. 안타까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