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겨운 공치사, 민주투사들의 화려한 착각




6공화국 2기, 3기, 4기의 민주화 공치사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 6공화국의 헌법에 의해 탄생한 정권들이 스스로 뿌리를 거부하고 제각각 '문민 정부'니, '국민의 정부'니, '참여 정부'니 '건원칭제'하면서, 6공화국은 '군부 독재와 부패와 무능의 대명사' 노태우 정권 하나로 못 박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초석과 대들보인 대한민국의 헌법을 먼지가 켜켜이 쌓인 다락방의 옛날 잡지 보듯 한다. 역사 바로 세우기, 제2의 건국, 과거사 규명 등을 외치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여당과 그 외곽 단체와 방송이 삿대질을 하면서 민주주의를 독점하고 있다.

독립운동은 자기들 할아버지와 아버지, 종조부, 삼촌이 도맡아 했고, 민주화는 오로지 자신들의 피와 눈물로, 머리띠와 돌멩이로 이룩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면서 같은 독립군 후손이요 민주화 동지이련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을 사정없이 매도하고 그와 구별하거나 결별하기 위해 신한국당이니, 민주당이니, 열린우리당이니 하면서 천 년 만 년은 갈 것 같은 기세로 5년 짜리 '해바라기당'을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유능하다고 5년 내내 자화자찬하건만, 집권한 지 불과 몇 달만 지나면 대통령 아들과 그 측근이 공공연하게 돈놀이하고 벼슬 장사하는 작태들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식으로 '무결점'의 대통령이 펄쩍 펄쩍 뛰는데도 불구하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그 사이, 경제쯤이야 여반장으로 잘할 듯 큰소리 땅땅 치건만, 국가 부채는 나날이 늘어나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쪼그라든다. 날마다 화합과 상생을 부르짖건만, 갈등이 분열의 바람을 타고 증오의 바이러스를 품고 세기의 유행성 독감처럼 걷잡을 수 없이 퍼져간다.

뿐이랴! 이들은 야당과 그 야당을 지지하는 자들은 자신과 조부모와 먼 친척이 지은 과거의 모든 죄를 당장 이실직고하고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하기 전에 모조리 알아서 석고대죄하라고 추상같이 엄명한다. 대통령과 정부와 여당의 말과 행동은 하나같이 절대선이니만큼 개과천선하고 찍 소리 말고 무조건 환영하고 찬양하고 아첨하라고 눈을 부라린다.

과연 그들이 민주화를 위해 무엇을 했으며 얼마나 기여했는가? 시위, 감옥살이, 파업, 고함? 해방, 건국, 낙동강 전투, 인천 상륙 작전, 무장공비 격퇴, 월남전 참전, 산업화, 법치?

일제가 미국의 코털을 건들지 않았다면, 아시아에 누가 있어 대동아공영권을 막을 수 있었을까. 김구 주석이 끼니를 거르고 마련한 권총과 수류탄으로 233만 명의 일본군을 죽일 수 있었을까. 1,000만 명의 중국인이 죽고 100만 명의 한국인이 죽고 200만 명의 베트남인이 죽고 100만 명의 필리핀인이 죽었지만, 과연 미국이 무한정으로 폭격기와 함대를 동원하지 않았으면, 지옥사자 같은 233만 명의 일본군을 죽이고 아시아를 해방시킬 수 있었을까.

일제가 중국과 동남아까지 아울러 아시아 전체를 식민지 삼을 생각이 없이 그저 한반도만 차지할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면, 과연 누가 막을 수 있었을까. 미국과 중국, 소련이 과연 거들떠봤을까. 아니, 태평양을 내버려두고 동남아를 내버려두고 미일 동맹을 맺고 일제가 욕심을 덜 부리고 한국과 중국만을 먹기로 했다면, 8억의 중국인들 일제의 군홧발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모택동이 과연 국공합작으로 일본군을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을까.

1945년 8월 8일 정오, 미국이 일본에 원자탄을 한 방 더 터뜨리는 것을 보고 관동군 70만이 무서워 한 발짝도 내딛지 않던 소련의 극동군이 재빨리 어부지리를 차지하기 위해 바로 그 12시간 후인 8월 9일 자정에 선전포고를 한 후 바로 그 날, 만주와 북한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질주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란 미국이 재빨리 38선을 긋지 않았으면, 일본군이 물러가고 나서도 우리한테 과연 민주주의가 있었을까.

동구와 몽골, 북한 등 소련군이 진주한 곳에 인민민주주의라는 해괴한 민주주의 외에 과연 어떤 민주주의가 있었던가. 이들 나라들은 유고 외에는 모조리 소련의 위성국가로서 사실상 소련의 식민지에 지나지 않았다. 소련군이 물러나고서도 같은 동족이 같은 동족을 전제왕조보다 더 착취하는 동토의 나라가 되었을 뿐이다. 소련이 황제국으로 버티고 있는 동안에 감히 어느 누가 민주화를 부르짖고 국회에 진출하고 임금을 더 달라며 파업을 할 수 있었던가.

한국 민주화의 최소한 50% 이상은 미국의 덕이다. 미국이 간교한 소련에 속아 북한은 공산독재의 악몽에 빠졌지만, 다행히 하나님이 보우하사 대한민국은 우리 힘으로는 100년이 가도 1,000년이 가도 얻을 수 없는 해방을 얻었고, 자유민주주의라는 그 가치가 얼마나 나가는지도 모르는 크나큰 선물을 받았다. 이 귀한 자유민주주의의 보물을 지키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은 1948년 전세계의 축복을 받으며 미군의 손으로부터 우리 정치인의 손으로 나라를 넘겨받은 지 불과 2년만에 피로써 실감할 수 있었다. 해방되던 그 날부터 만반의 준비를 갖춘 김일성과 스탈린과 모택동의 붉은 혓바닥이 한번 날름거리자, 대한민국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낙동강까지 새까맣게 타버렸던 것이다.

뒤늦게 정신 차린 한국군은 얼마나 처절하게 싸웠던가. 그러나 이 때도 공산주의자의 평화공세에 속아 넘어갔던 미국이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는 한국인을 위해 만사를 제치고 태풍처럼 달려와 3만5천 명의 피를 흘리지 않았으면,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는 입 밖에라도 낼 수 있었을까. 미국의 엄청난 달러와 가을 단풍보다 많은, 가을 단풍보다 붉은 피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의 어느 누가 단 한 사람이라도 후에 민주화 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 과연 그들이 6·25의 참전용사들보다 민주화를 위해 큰 일을 했던가. 온 산하를 물들인 참전 용사의 피에 민주투사들의 작은 피멍이 과연 비교나 될 수 있는가. 태양 앞의 '촛불'이 아닌가.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고! 3년에 걸친 동족상잔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온 몸을 던져 파리 목숨처럼 죽어간 전우 덕분에 요행히 살아남은 그 날의 자랑스런 대한의 국군들이 노구를 이끌고 시청 앞 광장에 색 바랜 군복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 콧물을 흘리면, '뇌 세포가 파괴되어 노망 든 수구보수'라고 비아냥거리는가.

6·25 후에도 김일성 왕조는 적화야욕을 조금도 버리지 못하고 오로지 군사력만 키우기 위해 전 주민을 들볶아 5천년 역사상 가장 못 살던 철종 시대보다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4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여 자유민주주의의 방패가 되어 주었기 때문에, 군사비를 반으로 확 줄이고 그 돈을 경제와 교육과 문화에 투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리는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70년대 후반에는 자주국방도 거의 달성했었다.

6·25 참전과 미군 주둔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는 여야의 압도적인 찬성에 힘입어 월남에 가서 피를 흘렸다. 덕분에 비록 월남의 무능과 부패 때문에 자유를 지켜 주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더욱 공고해지고 경제는 몰라보게 윤택해지고 민족적 자부심은 화사하게 축포를 터뜨렸다. 남의 나라로부터 침략만 받다가 광개토대왕 이후 무려 1500년만에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 당당히 주인 의식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터전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비로소 학생들은 데모를 할 수 있었고, 야당은 국회에 우르르 진출하여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마구 내뱉을 수 있었다.

박정희가 군사 독재를 했다고 하지만, 과연 그가 이른바 민주투사보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기여가 작고 적을까. 김일성처럼 독재를 했으면, 과연 어느 누가 민주화 데모를 하고 시국 선언문을 낭독할 수 있었을까. 10억 중국인을 모택동의 악몽에서 벗어나게 한 등소평처럼 경제는 살리되 정치는 일당독재로 질식시켰으면, 과연 야당 인사 중 한 사람이라도 국회로 진출할 수 있었을까. 오늘날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동남아의 3룡을 키운, 대만의 장개석이나 싱가포르의 이광요처럼 야당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으면, 과연 한국에 야당이 유신의 서슬이 퍼렇던 때에도 국회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전세계 어디에서 가난뱅이가 인구의 80%를 넘는 나라가 민주주의를 맛본 적이 있는가. 인류 역사상 단 한 나라라도 그런 나라가 있었던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대에 대한민국은 눈만 뜨면 중산층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었다. 그 덕분에 자유민주주의의 마지막 금단과마저 따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던 부모가 허리를 졸라매고 죽으라고 일하고 온갖 굴욕을 삼키며 눈치코치 다 보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자식을 대학까지 보내고 졸업 후에는 아파트 열쇠까지 쥐어주며 결혼시켜 주니까, 고마워하기는커녕 왜 졸부처럼 열쇠를 두 개 더 안 주냐고, 자동차 열쇠와 별장 열쇠는 왜 안 주냐고, 왜 재벌처럼 회사도 하나 뚝 떼어 주지 않느냐고 부모를 원망하는 자식이 있다면, 부모를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그의 재산을 모조리 빼앗아 가는 자식이 있다면, 스스로 잘 나서 공부도 잘하고 스스로 유능하여 돈도 잘 벌고 스스로 시대를 앞서가 꽉 막힌 부모와는 대화가 안 통한다고 하는 자식이 있다면, 온 동네 사람들이 열렬히 박수를 칠까. 너도나도 손가락질을 할까.

자칭 민주화 투사들이 민주화를 위해 일정 몫을 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한 일은 차려놓은 잔칫상이 시원찮다고 투정 부리거나 발로 걷어찬 후 새로 잘 차려진 상을 앞에 두고 춤추고 노래 부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피와 달러, 6·25 참전용사와 월남 참전용사의 피, 군인 출신 대통령들의 땀 그리고 등소평, 이광요, 장개석 등의 휘두른 철권에 비하면 따귀 한두 대 올려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 그들의 꽉 다문 입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남미처럼 민주투사들이 피를 드넓은 팜파를 흥건히 적실 만큼 흘리고도 자유든 풍요든 아무 것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자랑스런 우리의 대한민국은 혼자 건설한 게 아니다. 너나 없이 다 열심히 일하고 싸워서 건설한 나라이다. 10%의 기여를 하고 100%를 독차지하려고 90% 기여한 사람들을 매도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60년 동안 하루도 변함없이 2300만이 굶어 죽든 맞아 죽든 '말장난'만 일삼고 오로지 동족을 학살할 무기만 개발하는 북한에게 넘어가 그처럼 비참한 나라가 될 수 있다.

분열한 나라는 아무리 강대하고 부유해도 반드시 망한다.

날마다 저들끼리 싸우던 명나라 1억 5천만 명은 하나로 똘똘 뭉친 만주족 30만에게 일패도지했다.

감사할 줄 모르는 개인이나 나라도 반드시 이를 갈며 슬피 우는 날이 온다.

온갖 역경을 딛고 나라를 지킨 충무공을 비롯하여 여러 장군과 의병장들을 죽이지 못해 혈안이 되었던 조선의 왕과 문신들은, 자신들처럼 무능하기 짝이 없으나 남이 공을 세우면 시샘으로 가슴에 파랗게 독이 올라, 세 치 혀와 수레에 가득 실은 금은보화와 음험한 패거리 짓기로 귀신같이 그 공을 가로채는 솜씨를 가진 천하의 간신 원균을 충무공과 함께 1등 선무공신이라 하던 배은망덕한 그 자들은 임진란 후 불과 한 세대만에 큰소리만 뻥뻥 치다가, 똥을 누고도 제 손으로 뒤를 안 닦던 지엄하신 임금이 전력을 다해 바위에 머리를 찧어 이마에 피를 철철 흘리며 오체투지로 큰절을 올리며 오랑캐 왕을 가을 하늘보다 높은 태양으로, 부모님으로 섬겼다.

--아바마마! 아바마마, 굽어살피소서!

(200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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