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물은 언젠가는 끓게 마련"

(사)물망초, ‘유엔의 COI 설치’에 따른 북한인권 관련 포럼

제 10회 북한 자유주간(4.29∼5.6)을 맞아 (사)물망초(소장 이재원)는 29일 오후 중구 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COI 그 의미와 향후과제’(COI : Commission of Inquiry - 독립조사기구)를 주제로 한 북한인권 관련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앞서 이재원 소장은 북한인권 문제는 몇몇 자연인을 이야기 하거나 북한사회의 일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면서 “국가의 형태를 지닌 세습독재권력에 의해 체계적·조직적으로 자행되는 국가범죄인 까닭에 많은 사람들의 오랜 노력에 비추어 가시적인 성과가 뚜렷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며 북한인권 해결의 제한사항을 토로했다.

▲ 29일 오후 중구 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사)물망초 주관으로 ‘유엔의 COI 설치, 그 의미와 향후 과제’에 따른 북한인권 포럼을 개최했다.ⓒkonas.net

이어 “물은 언젠가는 끓게 마련이라는 신념으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장구한 시간 줄기찬 활동을 펼친 북한인권 NGO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 우리는 북한 인권문제를 해소할 도가니가 임계점에 도달하여 김이나기 시작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되었다”며 지난 3월21일 UN인권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 Commission of Inquiry)를 설치한 소감을 피력했다.

김석우 前통일원차관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태훈 변호사는 ‘유엔 조사위원회 설립의 의의와 과제’ 제하에서 먼저 “주로 무력충돌이 수반된 대량인권침해 사태에 적용되던 조사위원회의 구성이 특별히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도 않은 북한인권 문제 전반에 대해서 설립되었다는 것은 북한의 인권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라며 조사위원회의 설립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조사위원회 설립 의의에 대해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 확산 및 적극적 개입 의지의 표명으로 북한 인권 침해의 자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국제사회의 북한 정권에 대한 집단적 강제조치와 함께 관련 개인에 대한 국제적 형사처벌이 가능해짐에 따라 북한 내부의 동요를 가져와서 결국 북한 주민 인권 신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결의가 조사위원회의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식량권 침해(the violation of the right to food)를 들면서 이것이 ‘반인도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 했다.

그러나 “정치범수용소에 의한 인권침해나 고문 또는 비인간적 처우, 공개처형에 의한 생명권 침해 등과 같은 전형적인 인권침해와 같은 정도의 반인도범죄라고 평가함에 있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사실판단과 법적 평가를 필요로 한다”며 “조사위원회는 식량권 침해에 의한 반인도범죄 성립이라는 전례 없는 도전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이번 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대한민국의 정부와 민간단체가 제공하는 각종 인권 정보는 결국 우리 대한민국이 통일을 위해, 또는 통일 이후에 관리하고 이용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국가자산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인권 관련 정책에 관한 컨트롤 타워로서 ‘북한인권 개선위원회’ 또는 ‘북한인권 자문위원회’ 설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국가기관에 북한인권 침해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기록·보존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정부와 민간단체간의 역할 분담에 따른 민간단체 활동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을 강조했다.

특히 국회를 향해서는 “더 이상 북한인권법의 제정이 국회의원의 광범한 정책적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헌법상 기속된 법적 의무라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환영사하는 수잔 솔티 북한인권운동가.ⓒkonas.net

토론에 나선 제성호 중앙대학교 교수는 “현재 북한인권 문제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인권문제이며, 이를 방치하는 것은 인류의 양심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COI의 작업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COI의 성공적인 운영과 실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와 인권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데, 인권단체 이외의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은 예단하기 어렵다”며 북한인권조사위원회와 한국사회에 대한 과제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 ▲민간단체의 자료 및 활동 협조 ▲민관협동지원 실무그룹(working group) 운영 제안” 등을 주장했다.

박상봉 명지대 교수는 “대량아사는 김정일 정권의 제도적 살인행위”라며 향후과제로 ▲북한인권법 통과 ▲COI 활동에 최대한 협조 ▲탈북자 전원 수용 선언 ▲홍보활동 강화(탈북자 중심)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 ▲시민단체 활동의 시너지 효과 구상 등을 제시했다.

반면에 황성준 전 조선일보 모스크바 특파원은 “유엔 조사위원회 설립이 국제인권문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새롭다’는 점은 ‘선례’의 부족과 이에 따른 개념의 불분명과 같은 문제점을 노정시키기도 한다”며 COI 설립의 비판적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조사기간이 사실상 6개월 정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의 조사를 거쳐 과연 ‘국제형사재판소’가 설립 될 수 있냐”며 “짧은 조사 기간과 예상되는 북한의 ‘적극적 비협조’를 감안할 때, 북한 조사위원회의 역할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형사재판소’가 설립되지 못할 경우, 조사위원회의 설립 의의로 정리한 ‘북한인권 침해의 자제효과’ ‘북한 내부의 동요’ 등은 비현실적이거나 혹은 그 효과가 매우 미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국제형사재판소’로 가지 못한다는 것이 명백한 경우 북한당국에게 ‘조사위원회’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것으로 비쳐질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북한 자유주간을 맞아 한국을 방문 중인 수잔 솔티 북한인권운동가는 환영사를 통해 북한인권을 위해 노력했던 지난난들을 회고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며 “북한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은 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북한 생활에 불만이 없는 엘리트들이 등을 돌릴 만한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압박의 대상을 지목했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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