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가시 돋친 협박과 '북의 핵무기는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라는 아름다운 수사는 순수한 의도와는 반대로 오히려 전쟁을 자초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건을 살 때도 꼭 사고 싶지만 값을 깎기 위해서 우정 단호히 돌아설 수가 있다. '이 물건이 정말 좋다. 마음에 쏙 든다. 단지 값이 좀 비싸다.' 이렇게 하면, 값을 거의 못 깎는다. 상대방은 이미 이쪽에서 반드시 사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도리어 배짱을 내밀기 때문이다. 크게 생색을 내고 십만 원짜리 물건에서 천 원만 깎아 줘도 감지덕지 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핵심부품들을 아직도 바리바리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대한민국이 아무리 반일 감정이 강해도 그들에게 사정사정하는 수밖에 없다. 값도 저들 마음대로이고 고장 한 번 나면 그쪽 기술자에게 항공료 숙박료 술값 밥값에 수리비를 잔뜩 붙여 주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그와 똑같은 핵심부품을 개발하면, 값도 절로 반으로 뚝 떨어지고 고장이 나면 공짜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게 뻔함에도 불구하고 국정을 책임진 자들이 도대체 과학기술진흥이란 말만 화려하게 할 뿐 실질적으로 전혀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서 죽자고 벌어서 고분고분 밉디미운 일본에 고스란히 갖다 바친다. 대일 무역적자가 나날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형편에 눈만 뜨면 반일이 어쩌고 저쩌고 친일이 어쩌고 저쩌고 버르장머리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입에 거품을 품는다.
애들이 싸울 때도 '난 너한테 맞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는 싸움을 싫어한다. 말로 하자.'라고 하면, 상대방은 절대 자기는 맞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놓고 때린다. 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돈도 뜯어간다. '싸움하기 싫은데, 말로 하려니 더 안 되네. 숫제 말이 안 통하네. 그러나 나는 싸움을 싫어하니까 난 평화주의자니까, 네가 원한다면 그까짓 돈이 무어 아까우랴. 그래 원하면 돈을 주겠다.' 그러면 심심하면 때리고 심심하면 돈을 빼앗아 간다. 힘센 친구가 이를 알고 '새끼 깡패'를 혼낼 기미를 보이면, '주인'은 '종'에게 멀리서 주먹을 쥐어 보이며 협박을 한다. 둘이서 싸움이 벌어지면, 둘 다 크게 다치고 그 사이에 낀 자신이 혹 더 크게 얻어터질까 봐, 아무 것도 아니라며 도리어 친구를 껴안으며 사력을 다해 붙잡는다. 그 후엔 아예 미리미리 알아서 '세금'을 갖다 바친다.
한 집안에서도 망나니 아들을 어머니가 꾸지람은 하면서도 쉬쉬하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계속 뒤로 돈을 대 주면, 그 아들은 점점 더 패악스러워진다. 돈이 떨어지면 땅문서 집문서 다 내놓으라며 안 그러면 '콩가루 집안'을 만들겠다며 협박을 일삼는다. 어떻게 어떻게 아버지가 도시 뒷골목에 사는 아들의 거처를 알고서 '싸리 회초리'를 들고 망나니 아들을 '죽인다'며 불같이 노하며 집을 나서면, 어머니가 울며불며 '나부터 죽이라'고 '집안이 콩가루가 된다'며 도리어 이를 보득보득 갈면서 '원수'를 원망하며 바짓가랑이를 잡고 놓아 주지 않는다. 그러면 머잖아 망나니 아들은 형무소를 드나들게 되고 언젠가는 집안을 콩가루로 만들고 만다.
고스톱을 치거나 포커를 할 때도 패를 절대 보여 주지 않고 패를 하나씩 내놓으면서도 들고 있는 패는 읽히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한다. 때로는 좋지 않은 패를 갖고도 표정관리와 연막작전으로 더 좋은 패를 가진 상대방에게 이길 수도 있다. 패를 다 보여 주는 쇼당(show-down)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절대절명의 순간에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작전으로 딱 한 번 쓸 수 있을 뿐이다.
협상과 외교와 전쟁에서 상대방의 패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패를 홀랑 다 보여 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부부간에도 부모자식간에도 이런 기본적인 협상의 기술을 몰라서 대명천지 민주주의 국가의 한 집안에서도 평생 주종관계가 성립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하물며 '법은 멀고 주먹이 가까운' 국가간의 대사에서야 말할 나위도 없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에 대비하면 된다. 평화를 원한다고 만방에 떠들며 하얀 머리띠를 두르고 오로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평화협정을 맺는다고 해서 전쟁이 막아지지 않는다. 평화협정은 어디까지나 대등한 군사력 내지 상대방에게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군사력이 있을 경우에 성립되는 것이다. 또한 상대에 대한 정보가 확실할 때 그것이 유지될 뿐이다. 종이 쪼가리 하나를 보고 상대방을 무조건 믿고 상대방에 대해 아예 알려고 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방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나무라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 평화협정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수단이요, 흔히 그것은 시간을 벌고 상대를 속이기 위한 하나의 작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어 상대방의 군사력은 무시하고 스스로 칼을 녹여 호미를 만들면, 반드시 전쟁이 일어난다. 그런 어리석은 자는 하늘도 외면한다.
또한 군사력이 상대방 못지 않더라도 겁을 내어 지레 날개를 접고 꼬리를 말면 상대방은 이쪽을 얕잡아 보고 갈기를 빳빳이 세우고 바람같이 달려온다.
6·25동란 이후에 휴전협정이 지켜진 것은 우리의 군사력과 미군의 군사력 및 투철한 반공정신에 의한 것이다. 햇볕정책에 의한 것도 아니었고 돈을 갖다 바쳐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2000만 노동자농민의 배와 등을 딱 마주치게 하면서 오로지 군사력증강에만 혈안이 된 저들을 변화시킨다며 햇볕을 쪼이다가 대한민국에서 반공정신이 봄눈 녹듯이 녹고 반미주의가 독버섯처럼 자라나 갈수록 전쟁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뿐이랴, 알게 모르게 지원한 달러로 저들은 식량은 한 톨도 안 사고 우중충한 무기를 반짝반짝하는 무기로 바꾸어 서해에서 이미 두 번이나 전쟁을 일으켰고, 이제는 핵무기까지 공개적으로 개발하겠다며 전세계를 위협하면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도리어 그 전쟁 위험을 미국에게 덮어씌우고 있다. 민족공조란 사탕발림에, 망나니 아들도 한 가족이요 다 같은 자식이라고 어머니가 두둔하며 버릇을 고치려는 아버지를 원망하듯이, 도리어 대통령부터 미국을 교묘한 언사로 원망하고 있다. 이건 전쟁을 자초하는, 위험천만한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한다는 링컨은 전쟁과 평화에 대한 견해가 노무현 대통령과는 사실 정반대였다. 링컨은 평화를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절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통일을 위해서라면 노예제도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융통성을 발휘했지만, 남부군의 반란에는 추호의 양보도 없었다. 이 당시 북부에서마저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 나라 사람끼리 왜 싸우냐며 링컨을 격렬히 비난했다. 심지어 후에 링컨과 대통령 자리를 놓고 맞붙은 맥클레런(McClellan)이란 자는 북부군의 총사령관으로 남부군과 싸우러 갔지만, 평화를 원한다며 군사훈련만 할 뿐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면서도 공격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잘했다고 박수를 치는 실정이었다. 링컨은 단호했다. 링컨은 그 자를 당장 내쫓았다. 링컨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군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자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후에 술주정뱅이로 알려진 그랜트 장군이 비로소 링컨의 거룩한 뜻을 알고 남부군을 무자비하게 몰아붙였다. 그렇게 하여 미국이 분열의 위기에서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전보다 훨씬 단단하게 한 나라로 뭉치고 북부의 상공업과 남부의 농업이 합쳐짐으로써 세계제일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전쟁 후에는 링컨은 일반 사람들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상징적으로 몇 사람만 혼내고 남부군을 전원 용서했다. 이 때에서야 비로소 전미국인들이 링컨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저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도 당시에는 다들 하품하면서 듣다가 얼떨결에 박수를 치는 둥 마는 둥했지만, 나중에 차근차근 읽어 보고 링컨이 지우고 또 지우며 직접 쓴 그 짧은 연설문이 '인류가 자랑할 문화유산'임을 알고 전율을 느꼈다.
오늘날 맥클레런을 기억하는 사람은 미국에도 거의 없다. 설혹 기억하더라도 그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자로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평화의 사도로 애국자로 칭송을 받았다. 링컨 휘하의 장관들조차 그런 생각을 가진 자들이 있었다.
김정일 집단은 가장 말 잘 듣는 300만을 영화세트장 같은 평양에 살게 하고 역시 말 잘 듣는 50만은 전국에 보내어 호의호식하게 하면서 눈을 부라리고 돌아다니다가 전세계에서 가장 굶주린 2000만 명이 어쩌다가 신문에 실린 김일성 부자의 사진이라도 함부로 다루면 당장 잡아간다.
남북통일?
북한이라는 땅은 갈기갈기 찢어진 곳이다. 민초들은 다른 고을로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고 이사가지 못한다. 최소한 50개의 나라로 갈라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민초들에게 통일이란 거주이전의 자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이른바 공화국 자체가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분단의 분단의 분단의 땅인데, 무슨 남북통일! 민족은 무슨 민족! 남북통일 운운하려면 북한부터 통일하고 민족공조 운운하려면 제 땅의 2000만과 먼저 민족공조하기 바란다. 당장 군인의 복무기간을 10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110만 군대를 반으로 줄여 땅을 갈고 씨를 뿌려 북한의 2000만 민초를 배부르게 먹이기 바란다.
그렇게 하는데도 부시가 평양을 공격하면 대한민국 4천700만명이 보트를 타고서라도 태평양을 건너가 양키들에게 무차별 테러를 가할 것이다.
(200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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