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곱등어관
“김정은은 배우(俳優)다” ‘김일성·김정일 정신분석 전문가’로 알려진 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의 말이다. 그는 “김정은은 집안의 내력인 강박증에 복잡한 가정사, 이것은 불안한 성격을 만들었고 갑자기 권력을 쥐고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불안한 김정은 배후의 감독은 당과 군의 늙은이들이다. 북한 사진·방송엔 김정은이 늙은 군 장성들에 둘러싸여 거들먹거리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것은 북한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비춘다. 독재자, 늙고 추한 간신배. 예측불허 도발과 붕괴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정책혼선은 불안정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 4월 북한내부 소식통은 기아대책에 대한 ‘김정은식 해결책’을 전했다. 신동아에 보도된 그의 말이다. “김정은이 ‘지금 식량사정이 긴장하지만 우리 사람들은 그저 밥에만 매달리고 있는데, 빵을 먹고도 식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면서 또 밥을 먹는다’ ‘일반 사무원의 하루 알곡 소비량이 500g가량 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식량으로 쓰는 알곡 소비량이 너무 많다’ ‘우리 사람들이 지금처럼 요리 상식이 없어서는 음식을 잘 만들어 먹을 수가 없으니 요리법 등을 담은 녹화 편집물을 DVD로 제작하면 좋을 것이다’라고도 언급했다”
식량사정이 악화된 것은 밥에 집착한 탓이니 여러 요리법을 개발하란 지시였다. 프랑스 혁명 전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라”던 마리앙뚜와네트 왕비를 연상시킨다
2.
김정은은 “인민에게 승마를 보급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지난해 11월 19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의 언급은 이랬다.
“승마는 사람들에게 용감성과 대담성을 키워주는 대단히 좋은 운동이며 말 타기를 많이 하면 노동과 국방에 이바지할 수 있는 건전한 정신과 튼튼한 체력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어릴 때부터 승마 교육을 받고 말 타기 운동을 정상적으로 하면 근육이 발달해 어른이 돼서도 허리 병에 잘 걸리지 않게 된다. 컴퓨터에 의한 사무처리를 비롯해 정신노동이 많아지는 것과 관련해 사무원병이 나타나고 있는데, 승마 운동을 하면 이런 병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북한군 제534군 부대 직속 기마중대 훈련장을 찾아 직접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도 내보냈다. 영양실조 사선에서 오고 가는 인민에게 해주는 김정은의 덕담은 ‘승마를 해서 체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아버지 김정일은 악했지만 교활했다. 김정은은 그저 사악한 기운만 받았을 뿐인지 모른다.
3.
북한은 김정은 지시로 강원도 마식령에 스키장도 짓고 있다. “김정은 원수님이 ‘청소년과 인민이 스키장을 널리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시멘트가 부족하더라도 스키장만큼은 가능한 한 빨리 짓고 고속도로도 새로 포장해서 조기 운영하라고 촉구했다’”는 북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스위스에서 유학한 적이 있는 김정은은 스키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스키장 개발을 직접 발기했고 스키장 건설의 조언을 듣고자 유럽의 스키장 관계자들도 초청했다. 리프트, 스노보빌 같은 관련 설비도 도입 중이다. 그러나 원산 인근 마식령까지 스키를 타러 갈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키·스키화·스키복은 어떻게 공급하려는 것일까?
4.
김정은은 2012년, 평양 릉라인민유원지 개발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 릉라인민유원지는 릉라곱등어관, 릉라물놀이장, 릉라유희장 등으로 이뤄줬다. 곱등어관은 돌고래쑈장이다. 바다물이 필요해서 남포시에서 평양시 릉라도까지 바닷물을 끌어오는 공사도 병행했다. 100리 넘는 일종의 대운하(?)다.
곱등어관 운영에도 상당한 돈이 쓰인다. 예컨대 울산시 남구 돌고래관 1년 예산은 한국 돈 약 600억 원, 미화로 약 5천만 달러 이상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 곱등어 포획이 국제포경규제협약(ICRW)에 따라 불법으로 금지돼 있으니 곱등어 한 마리를 사오는 데에만 30만~50만 달러를 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릉라인민유원지 개발사업에 11억8천 만 달러가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2012년 김일성·김정일 동상 건설에 3억3천만 달러를 합치면 옥수수 390만 톤 구입이 가능하다. 이는 주민 1년 치 식량살 돈이다. 같은 해 평양의 만수대 지구에 세운 45층짜리 고층아파트 건설비용 등 소위 김일성 출생 100년을 기념해 사용한 돈을 다 모으면 2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11년 북한 예산의 1/3이다.
4.
북한 주민은 절망과 울분을 오간다. 김정은 등장 이후 1년 간 쌀값은 2배로 뛰었고, 환율은 70%가 올랐다.
UN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올 1월부터 3월까지 북한 가정을 방문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열 가구 중에 여덟 가구가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주민의 80% 1,920만 명이 배고픈 상태다. WFP는 즉각적 식량 지원이 없을 경우 600만 명이 굶주릴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개발협력청의 평양사무소장인 카타리나 젤베거 씨는 “농촌 지역 주민들이 나무뿌리나 약초 등 먹을 만한 것들을 닥치는 대로 가방에 담는 장면을 흔히 목격하고 있다”고 2013년 5월 RFA 인터뷰에서 밝혔다.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일수록 식량 사정은 훨씬 다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1,920만 명이 식량부족을 경험하며 600만 명이 기아선상을 오가는 초근목피 상황. 그러나 김정은은 행복하다! 돌고래쑈장과 스키장, 잔디밭 조성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붓는다. 미친 정권, 미친 독재자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에게 더는 기대할 게 없다는 실망감, 좌절감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는 소식은 평양 얘기일 뿐 지방의 사정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 북한군 간부는 “경제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잔디심기 사업에 재원을 낭비하는 등 비현실적 명령이 남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5.
2013년 4월 김정은은 최후의 도박을 시작했다.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 김정은은 약간의 식량을 풀어 민심을 달래며 한국을 향한 강수(强手)를 폈다. ‘핵전쟁·전면전’ 공갈이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이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에 굴복해 식량을 준다면 김정은은 영웅이 되고 3대세습은 공고히 될 것”이라며 “한국의 많은 종교인들이 하고 있는 소위 인도적 대북지원 역시 ‘김정은 영웅만들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북한 주민들을 진정으로 위한 길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압박과 봉쇄”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