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현상은 하나의 주어진 정치질서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경제는 정치와 분리해 제대로 탐구될 수 없다. 정치와 떨어진 경제의 원칙을 적용해 국제문제를 풀겠다는 것은 애초부터 헛된 짓이다. 경제는 정치의 한 측면으로 간주돼야 한다”
국제정치학자 카(E.H.Carr)의 말이다. ‘경제는 정치의 한 측면’이라는 카와 같은 인식은 안보우위론(安保優位論)으로 불린다. 이는 안전보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 간 소위 경제적 교류·협력이 허무맹랑하다는 것도 증명한다. 경제적 교류·협력이 긴장을 완화해 평화와 통일을 가져올 것이란 가설은 개성공단 근로자와 기업들의 안전이 완전하게 보장돼야 가능한 것이다.
현실주의 시각에 따르면, 북한과의 경제적 교류·협력은 애당초 불가능했다. 분단 60여 년 42만5,271건의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개성공단 폐쇄 등 끝없이 도발을 저질러 온 것이 북한이다. 김정은 정권의 교체가 없는 한 개성공단이건, 북한을 통한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이건 다 허망한 말이다. ‘안보 없인 경제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말만 그럴싸한 낭만적 평화, 공상적 통일을 떠드는 관념론자들로 넘쳐난다. 작금의 교수·학자·기자 등 소위 지식인들의 모습이 그렇다. 이기일원적 이원론(理氣一元的二元論)이니 이기일원적 일원론(理氣一元的一元論)이니, 고담준론(高談峻論)만 떠들다가 왜구 떼가 밀려오니 제일 먼저 도망치던 조선시대 유생들과 다를 바 없다.
“웅변의 힘만으로 국경선을 넘어오는 정복군을 저지하지 못한다”는 비스마르크의 21세기 모델이 요구된다. 안보가 없다면 평화도 통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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