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행 여권(旅券)을 자청한 사람들

‘새세(새누리당 세력)’는 세상(世上)에 맞춰 사는 데 능한 자들이 모인 곳이다. 세상을 ‘어떤 식으로건’ 바꾸기 위해 싸워본 적은 없다.
1.
자칭 진보, 소위 좌파는 필사적(必死的)으로 대중을 속여 왔다. ‘북한체제는 악(惡)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남한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고등학교 교과서는 자유통일 이후, 북한판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전시돼야 마땅하다.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강제송환, 영아살해 지금도 멈추지 않는 휴전선 이북에서 자행되는 비통한 학살극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진보·좌파적 시각이 강력히 투영된 이들 교과서의 뒤틀어진 선악관은 인류사에 남을 만큼 기념비적(?)이다. 악취가 난다.

한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는 남북한 정권에 대해 “독재(獨裁)”라는 단어를 각각 36번과 7번을 사용했다. 필자(筆者)들은 정치범수용소를 만들어 100만 명 이상의 죄 없는 자들을 학살한 김일성 가문이 자유의 나라를 만들고 풍요의 약속을 이뤄낸 이승만, 박정희 보다 선량한 자들임을 호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지옥행(地獄行) 여권을 자청한 사람들 같다.

자칭 진보, 소위 좌파는 ‘북한체제가 악하다 해도 대한민국 체제만큼 악하진 않다.’고도 말하고 싶어 한다. 남쪽의 초고속 성장 과정에 빚어진 약간의 실수에 대해선 현미경을 들이댄다. 완벽에 가까운 도덕적 율법의 작두를 휘두른다. 뼈 빠지게 일만 해온(* 이 표현은 나의 선친도 많이 쓰셨다) 아버지 세대에 욕설을 퍼 붓는다. 그러나 미국 오클랜드 농촌 소년마저 알고 있는 북쪽의 야만적 살육에 대해선 아담(Adam) 이래 가장 너그러운 기준으로 관용한다.

대표적인 진보·좌파 인사 모씨가 대한민국 현대사를 “암살(暗殺)과 학살(虐殺), 고문(拷問)과 처형(處刑), 투옥(投獄)과 연금(軟禁), 재산 약탈(掠奪)과 몰수(沒收)가 이뤄진 암흑시대”였다고 비난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공산(共産)세력 처벌과정에서 빚어진 몇몇 오·남용 사례를 과장한 것이다. 반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선 충분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언급을 피한다. ‘인권’과 ‘민주’를 쉴 새 없이 써대는 이들의 기준은 휴전선 이북과 이남을 경계로 현저히 갈린다. 몸서리처질 정도다.

자칭 진보, 소위 좌파는 ‘북한체제가 악하다 해도 선(善)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지원(支援)과 교류·협력이 계속된다면 언젠간 북한도 개혁·개방으로 갈 것이라 열변을 토한다. 악마(惡魔)가 다스리는 지옥(地獄)도 조건 없는 남한의 사랑만 있다면 천국이 될 것이라 우긴다. 그렇게 나온 게 ‘햇볕정책’이다.

‘햇볕정책’은 정책(政策)이라는 접미사가 붙은 국가사업 중 가장 어리석은 것이었다. 선악의 기준도 없었고 현실의 고려도 없었다. 김정은은 아버지뻘 고모부를 머쉰 건으로 90발이나 난사한 뒤 이튿날 허연 이를 드러내며 키득대는 인간이다. 이런 자가 남한의 달러와 쌀을 받아 챙기면 개과천선(改過遷善)할 것이라는 엉터리가 햇볕정책이다. 이 엉터리가 갖고 있는 유일한 미덕(?)은 악마적 우애(友愛) 정도다.

자칭 진보, 소위 좌파는 또 이렇게 말한다. ‘북한체제가 악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체제 역시 악하다’고. 비뚤어진 양비론은 사회주의를 인류의 이상적 모델인 양 착각한다. 자본주의·자유주의 또는 악명 높은(?)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맹목적 증오를 숨기지 않는다. 자본주의·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모델인 한국은 그 자체로 사악한 체제라 말한다.

비뚤어진 양비론의 심층동인(深層動因)은 무지(無知)다. 그리고 대중의 무식을 먹고 사는 지식인의 선동이다. 이들은 ‘자생적 질서’인 시장경제를, 돈밖에 모르는 맘몬(mammon)주의자들의 배금주의(拜金主義)로 도식화한 뒤 사회주의 바벨탑을 쌓아야 한다고 부추긴다. 지식인은 ‘공짜 복지(福祉)’의 환상을 대중에 심어준 뒤 권력을 약취한다. 일만 년 가까이 진행된 사회주의 사기극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언제나 무너져 왔지만 기생충 같은 지식인들은 앞으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또 다시 야바위판을 벌인다.

북한은 90년 대 중후반 300만 대량아사로 이미 끝이 난 체제다. 이런 엉터리가 2014년 또 다시 살아서 새해를 맞고 있는 것은 남한의 엉터리 탓이다. 황장엽이 증언한 5만 여 명의 간첩도 있겠고, 80년대 ‘위수김동’·‘친지김동’ 하던 김일성주의자들도 있겠고, 대한민국에서 상처 받아 대한민국을 목 졸라 죽이지 않고는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증오업자들도 있겠고, 이미 망한 사회주의 실험을 되풀이 하려는 몽상가들도 있겠고, 악마에 대한 사랑을 종교라 믿고 있는 정신병자들도 있을 것이다.

뿌리가 어디건, 악마의 변호(辯護)에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사상적 사디스트들은 남한의 정치계·언론계·학계·교육계·문화계·예술계·노동계 각계의 중요한 자리를 꿰찬 채 증오와 저주의 나팔을 불어 댄다. 스트레스 속에서 분노(忿怒)와 절망(絶望)에 빠진 대중은 이들이 부르는 로렐라이 타령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리고 온 나라를 수렁으로 몰고 간다.

2.
도둑이 있다면 경찰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다. 한반도 전역이 악취 나는 쓰레기장처럼 썩어가는 이유는 자칭 진보, 소위 좌파와 북한이 연합한 대한민국 해체 투쟁에 대한 면역성(免疫性) 결핍에 있다.

아스팔트와 강단(講壇), 교회, 군대 등 애국운동의 산발적 투쟁은 제도권 밖에서 공전(空轉)한다. 만연한 반역(反逆)과 야만적 종북(從北)을 청산하고 북한정권을 평화적으로 해체해 자유통일을 시켜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권력의 칼을 쥔 보수여당·보수정부는 무기력하다. 자칭 진보, 소위 좌파와 우아한 동거를 즐긴다. 원칙과 가치, 정치철학이 결핍된 사이비(似而非) 보수만 판친다.

새누리당 세력(이하 ‘새세’로 조롱하며 약칭한다)은 ‘난 사람들’이다. 잘 나가다 출세해 권력도 꿰차게 된 정치 자영업자들. 뼈 빠지고 벨 빠지고 원칙과 가치는 물론 신념(信念)도 이상(理想)도 없는 기회주의·웰빙주의 얌체족들의 클럽프렌즈다.

‘새세’는 세상(世上)에 맞춰 사는 데 능한 자들이 모인 곳이다. 세상을 ‘어떤 식으로건’ 바꾸기 위해 싸워본 적은 없다. 공부 잘해 서울대 가, 고시에 붙거나 유학을 가거나 메이저 신문을 다니며 잔뼈가 굵어 온 이들이다. 가끔은 나라 걱정도 하고 좌파나 진보는 취향에 맞지 않아도 이념무장이 제로에 가깝다. 때로는 서툴고 어눌한 말투로 국민에게 애국심을 호소하고 때로는 황당무계한 극좌·친북적 행태도 보인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다, 서슬 퍼런 운동권 출신의 야당 의원이 언성을 높이면 허세(虛勢)는 온데 간 데 없다.

2013년 12월31일 예산안과 맞바꿔 국정원을 반신불수로 전락시킨 소위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의 소위 ‘국정원개혁특위 관련법 개정안’은 그렇게 나왔다. 지독한 야당과 무능한 여당의 야합이다. 국정원을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이상으로 강화시켜 김정은 정권의 평화적 해체와 간첩을 잡고 종북(從北)을 막기 위한 더 많은 공작(工作·operation)을 해야 할 때, 여야는 국정원을 무력화하고 국보법을 사문화하는 사실상의(de facto) 합의를 한 것이다.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남북한 좌익과 싸우며 받아야 할 극도의 스트레스가 싫었을 것이요 통일 이후 기득권이 흔들릴까 지레 겁을 먹은 것일 수도 있다. 악당(惡黨)만큼 악(惡)의 편이 된 악당(惡黨)의 종범(從犯)이 된 셈이다.

남은 유일한 해법은 각성된 대중의 힘이다. 종북·반역, 웰빙 기회주의 세력이 만들어 낸 절망의 산을 깎아 희망의 돌을 만들어 낼 새로운 운동이다. 새로운 운동이 새로운 정치를 만들고 월남식 적화, 시리아식 내전, 이집트식 혼란. 남미화(南美化)와 같은 국가적 재앙을 막을 혈로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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