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공항’ 양양공항을 대박공항으로 만들다

이용객 4만→40만으로 ‘껑충’...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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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공항은 국내 5번째 규모의 국제공항입니다. 하지만 이용률이 저조(1% 안팎)해서, 한때 ‘유령공항’이라고 불렸던 적자공항이었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양양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만명에 불과했는데요, 올해는 목표 승객을 40만명으로 잡고 있습니다. 10배나 증가한 목표치입니다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찰에서 외교관으로, 외교관에서 다시 공기업 CEO로 변신한 김석기(60)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18일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흑자 기조(2013년 당기순익 1286억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이중 김포 제주 김해 3개 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1곳은 적자 상태입니다. 이 11곳의 적자 규모가 총 620억원에 달합니다. 지방공항의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저희 공사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양양 공항에서는 중국인들에게 바다를 선사
 
1년 만에 이용객을 10배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비결은 국제선 유치다. 한국공항공사, 지방자치단체, 항공사, 여행사가 손잡고 모두에게 이로운 ‘윈윈’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사람들은 바다를 보고 싶어 합니다. 대륙에 살다 보니, 바다를 볼 일이 별로 없잖습니까. 그래서인지 시퍼렇게 출렁이는 청정 바다를 보면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 점에 착안을 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 양양공항을 이용해 강원도 관광을 하게 하는 겁니다. 동해바다에 크루즈를 띄워서 넘실대는 푸른 대양을 마음껏 보고 즐기며 강원도 관광을 하게 하는 것이죠. 이 관광객들은 양양공항에서 제주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제주도는 사방이 모두 바다잖습니까. 중국 사람들이 제주도에 가보면 막, 뛸 듯이 좋아한답니다. 이 분들은 제주 관광을 마친 뒤, 다시 양양공항을 거쳐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김 사장은 “문제는 가격”이라며 말을 이었다.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자가 줄어들게 되니까요. 그래서 지자체가 비용을 보조해 줍니다. 대신 지자체는 막대한 관광수익을 거두게 되죠. 중국인 관광객들이 강원도에서 먹고, 마시고, 보고, 즐기며 특산품을 사고, 잠을 잡니다. 보조금 이상의 이익이 여기서 발생하는 거죠. 지난 12월부터 이런 방식을 사용한 결과,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공사는 급증하는 승객에 대비, 대합실을 확대하고 면세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국제노선도 물론 신설됩니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시작했던 지난 12월엔 3개 노선에 불과했지만, 오는 4월 1일부터는 22개 노선으로 7배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정부가 강조하는 성공적인 협업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지방공항의 적자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의 또 다른 꿈은 김포공항을 활성화 하는 것. 김 사장은 “김포공항을 국제 비즈포트(business airport)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은 국제공항입니다만, 현재 김포에서 취항하는 나라는 일본(도쿄 나고야 오사카), 중국(베이징 상하이), 타이완(쑹산)의 3개국 6개 노선에 불과합니다.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면서, 원래 김포에 있었던 국제선을 전부 다 갖고 갔습니다. 당시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 불이 꺼진 것을 보고, 직원들이 참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국내공항으로 역할이 축소된 김포공항에 국제노선이 다시 들어선 것은 2003년이었습니다. 한일정상회담에서 노선 부활이 논의되면서 김포~하네다 노선이 부활된 것이지요. 그 뒤로 김포공항은 현재와 같은 3개국 6개 노선의 국제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인천공항을 명실상부한 국제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학계 일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역할 분담론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적절히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수도권 국제공항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지입니다.”
 
김 사장은 “중국 칭따오나 따롄, 일본 후쿠오카 같은 곳은 비행시간이 50여분에 불과하다”며 “50분을 날아가기 위해서 인천공항까지 1시간 이상을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은 시간적 경제적 낭비로, 불합리한 측면이 좀 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은 인천공항과 역할 분담
 
“인천공항을 국제적인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는 추호도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칭따오나 따롄, 후쿠오카 같은 곳에서 환승하지 않고 서울로 바로 들어오는 승객이나 가까운 나라를 방문하는 경우엔 김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훨씬 더 편리한 측면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김 사장은 “한중일 FTA가 체결돼 하나의 경제블록을 형성하게 되면,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리적으로 봐도 이 경우 교통의 중심은 우리나라가 될 수 밖에 없지요. 중국 사람이 서울서 사무를 보고 일본을 가거나, 일본 사람이 서울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경우가 늘어날 것입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하는 것이 중국 상하이의 경우입니다. 상하이에도 푸둥과 훙차오 2개의 공항이 있는데요. 푸둥~인천을 거쳐 서울서 일을 보고 인천공항으로 되돌아가 비행기를 타고 도쿄(나리타)로 가는 경우와, 훙차오~김포를 거쳐 서울서 일을 본 뒤 김포공항에서 도쿄(하네다)행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가는 경우를 비교하면 시간차가 편도 3시간 40분이 난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편도 3시간 40분이면 왕복 7시간 20분이 됩니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인데, 7시간 20분이면 사실상 하루를 날리는 셈이 되지요.”
 
“김포공항의 최대 강점은 서울역에서 20분 밖에 안걸리는 거리에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으로 1달러의 대중 교통비(지하철)를 지불하고 20분 만에 도심으로 연결되는 공항은 김포가 유일합니다. 하네다 공항도 도쿄 긴자거리까지 20분 밖에 안걸립니다만, 대중교통 요금이 우리의 4배에 달합니다. 김포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가깝고 편리한 공항입니다. 김포공항을 활성화시키면 공항철도가 살아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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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일부에선 아직도 김포공항에 국제선이 없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있는데, 김포공항에는 BE(베이징)~SE(서울)~TO(토쿄)를 포함한 3개국 6개노선(베이징, 상해, 동경, 나고야, 오사까, 타이페이)이 운항되고 있다”며 “김포는 전국 14개 공항을 34년간 관리 운영해 온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노하우를 해외에 수출하려고 합니다. 세계의 항공수요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흥국들은 기술과 자본이 부족하지만, 공항 운영에 관한 노하우는 누구보다도 절실합니다. 이들 신흥국들이 공항을 건설하는 단계부터 우리가 적극 참여해 관제운영, 출입국 관리 시스템, 비행정보 표시장치 등 각종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이지요.”
 
 
공항운영 노하우 수출
 
김 사장의 말처럼 한국공항공사는 필리핀 막탄 세부공항 마스터플랜, 콜럼비아 산타마르타 등 북동부 6개 공항 운영에 관한 컨설팅, 캄보디아 민간항공교육센터 건립 용역, 도미니카 출입국 관리시스템 구축컨설팅 등에 참여해 약 98억원 규모의 해외공항 관련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공항공사의 해외투자가 실질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지난 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한국공항공사법 개정안 때문이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예산 범위내에서 국내외의 다양한 사업을 수주하거나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김 사장은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뚜렷해졌다”면서 “이를 계기로 하네다 공항과 공동으로 해외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하네다 공항은 아기자기한 상업시설로 유명한 곳입니다. 연 이용객수는 약 6000만명으로 인천공항(4000만명)의 1.5배, 저희 한국공항공사가 관할하는 전국 14개 공항 이용객(5500만명)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저희 공사는 지난 34년간 14개 공항을 운영해온 경험과 IT 기술에 관한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하네다공항을 운영하는 다카시로 이사오 일본공항빌딩 사장과 만나, 서로의 강점을 살려 함께 세계시장에 진출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김 사장은 “경찰로서 외사업무를 8년간 맡았고, 공항 안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면서 노하우를 쌓았으며, 외교관으로서 오사카 총영사를 맡았던 경험 등이 모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외국 공항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한국공항공사의 정보력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각 대사관과 코트라의 도움이 필수적이지요. 또 국내에 주둔해 있는 각국 대사관과의 공조도 활발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수십년의 경험이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공항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 사장이지만, 5개월 전만 해도 그의 입지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가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7일. 하지만 한국공항공사 노조가 ‘김석기 사장 반대’를 외치며 벌였던 출근 저지운동으로 인해 한동안 취임식을 갖지 못했던 것이다. 노조는 천막을 치고 김 사장 출근을 막았고, 김 사장은 김포공항 국제선 의전실을 임시 사무실로 삼아 그곳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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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이 밤에 몰래 사장실로 들어가자고 하더라고요. 노조원들도 밤엔 잠을 자니까, 그 틈에 사장실로 들어가서 업무를 시작하자는 겁니다. 당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던 때였는데, 저에 사장 취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었어요. 공사 노조원들과 용산사태 관계자들이 반대 시위를 거세게 벌이고 있었고, 일부 언론에서도 사퇴하라고 주장했지요. 그때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사방이 모두 꽉 막혀있는 기분이었어요. 상황이 그러니 임원들이 그런 말을 한 거였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답했어요. ‘문제가 있으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지, 비겁하게 몰래 들어가진 않겠다, 당당하게 취임식을 하겠다’라고요. 그런데 이 말이 노조 측에 전해진 것 같습니다. 그 말을 전해 듣고 노조에서, 그러면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김 사장의 말처럼 당시엔 적잖은 반대가 있었다. 용산사고의 관련 인사에게 한국공항공사를 맡길 수는 없다는 거센 반대였다. 용산사고란 2009년 1월 20일 새벽 경찰력을 투입해 용산 도시정비사업에 반대하는 철거민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화재가 발생, 경찰관 1명을 포함해 총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안타까운 사건 직후 경찰은 “출근시간이 되면 교통 통제가 불가능해 지고, 일반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새벽에는 농성자들의 심신이 지쳐 저항이 약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투입된 경찰력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었던 김 사장은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게 된다.
 
어렵게 시작된 노사간 대화는 그러나 순탄하지 못했다. “저희 공항공사 국정감사가 10월 17일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임명장을 받은 것이 10월 7일이었는데, 월요일인 14일에는 취임식을 가져야 준비를 해서 17일 국감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14일 취임식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14~15일 이틀간 국토부 국감이 잡힌 거예요. 그러면 산하기관장들은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 저도 세종시 국감에 참석해야 하니까, 물리적으로 14일 취임식이 불가능하게 된 겁니다. 그러자 공사 임원들이 차라리 잘됐다면서, 어짜피 14일은 어려우니 16일로 양보해 주면서 생색을 내는 것이 어떠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제가 반대를 했어요. 그러지 마시라. 국토부 국감이 14~15일로 잡혔다고 솔직하게 노조한테 얘기하시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또 노조가 전해 들었나 봅니다.”
 
김 사장은 대화를 시작한 이후, 노조가 자신의 진정성을 이해해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국 16일에 취임식을 갖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노조 위원장과 집행부가 모두 다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다 함께 박수를 치며 저를 환영해 줬습니다. 그 다음날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격으로 국정감사를 받았습니다. 
 
 곡절 끝에 취임한 김 사장은 직원들과의 소통과 단합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공직생활을 하면서 지인들로부터 개인적으로 받은 선물들을 연말 송년회 경품으로 내놓은 이야기는 사내에서 유명한 일화다. 그동안 받은 작은 기념품이나 선물들을 상품으로 내놓고 추첨을 통해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상품 중에는 일본의 저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고민을 좀 했지요. 그려주신 분의 정성이 있는데, 그걸 경품으로 내놓는 것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요. 그래서 간곡히 말씀을 드려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가 내놓은 경품 중에는 고급 위스키, 지갑 벨트, 화장품 세트, 일본 과자 등도 있었다. 종무식 후 노조 간부가 “직원들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줘서 고맙다”고 했다 한다. 김 사장은 “그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내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김 사장이 준비한 이벤트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정년 퇴임식도 그 중 하나였다. 14명의 정년 퇴직자들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준비하고, 회사 청원경찰직원들에게 부탁해 예복을 입혀 칼을 뽑아들고 서있게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치 사이로 꽃가루와 풍선을 날렸다. 퇴직자 부부 14쌍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카펫을 밟고 그 사이로 입장했다.
 
 
CEO 우체통 만들어 직원들과 소통 강화
 
“30년 이상 직장에 헌신하신 분들에게 뭔가 기억에 남는 이벤트를 마련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가슴 뭉클한 퇴임식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도 뭉클해지더군요.” 김 사장은 지난 1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CEO 우체통이란 것을 만들어 1750명 직원에게 일일이 메일을 보냈다. “인사에서 문제점은 무엇인지, 임원은 어떤 사람이 맡는 것이 좋다고 보는지, 불만족스러운 점과 건의사항은 무엇인지를 세세하게 물어봤습니다. 물론 익명으로 답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어떤 말을 하든, 무슨 내용을 쓰든 비밀이 보장되며, 절대 불이익은 없다고 분명하게 약속했습니다. 그랬더니 답장이 엄청나게 밀려드는 거예요. 그걸 일일이 하나하나씩 다 읽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거기서 답이 다 나오더군요.”
 
한국공항공사 기술직 직원들은 행정직에 비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술직 출신을 인사실장으로 임명했다. 공사 설립 이후 최초의 기술직 인사실장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김 사장은 한국공항공사 최초로 지방공항 책임자(지사장)에 여성을 임명했으며, 의전업무를 담당하는 의전팀장에도 최초로 여성을 임명했다. “2~3일의 여유 밖에 주지 않고 지방근무 발령을 내서, 준비할 시간이 짧다”는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근무 준비기간을 7~10일로 대폭 늘리기도 했다. 2014년 새해 첫날엔 노조원들과 함께 개화산 정상에 올라 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공동으로 보낸 메시지였다. 김 사장은 “진정한 마음은 통하는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최근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노조 집행부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처음엔 사장님 취임을 강하게 반대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우리 공사에 가장 적절한 적임자가 오신 것 같다’고 말이죠. 그러면서 ‘앞으로 힘을 실어드릴테니, 공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내심 무척 기뻤습니다. ‘낙하산 인사’라며 주위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 노조가 저를 인정해 준 것이지요. ‘낙하산은 맞지만 적절한 인사였다’는 이 같은 평가가 우리 조직 내부에서 내려졌다는 점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김 사장은 “한국공항공사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신입사원을 모집했는데, 행정직렬 경쟁률이 무려 800대 1이었습니다. 면접 당일 1시간의 여유를 주고 즉석에서 과제를 내줬는데, 그 1시간 만에 자료를 정리하고 자기 의견을 붙여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겁니다. 그걸 보고 요즘 젊은 친구들 참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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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신입사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권한다”며 말을 이었다. “살다 보면 감사해야 할 대상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선은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야죠. 생일이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저를 낳아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라고 권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면 전화로라도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지요. 두 번째로 감사드려야 할 대상은 자랑스러운 조국을 만들어주신 선배들입니다. 나라의 독립을 이루고, 6.25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로는 나라의 경제를 이렇게 발전시켜 주신 우리의 아버지, 삼촌, 형님들께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는 자신도 하루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로부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김 사장에겐 한가지 고민이 있다. 항행장비의 안정성과 관련된 일부의 문제 제기다. “현재 저희 공사 안에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이 와 있습니다.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 공사가 자체 개발한 항행장비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하나는 이와 관련된 비리 의혹입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제가 취임하기 이전에 발생한 일이예요. 하지만 어쨌든 제가 취임한 이후 문제가 제기됐으니, 제가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이중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먼저 경찰에 수사의뢰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저 자신부터 철저하게 수사해서, 잘못이 있다면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했습니다.”
 
김 사장은 장비 문제에 대해 “공항에서 사용하는 항행안전장비를 외국에서 100% 수입해 사용하다 보니 유지보수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공사가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산장비를 개발했다”며 “이렇게 개발된 장비들은 성능이 우수해, 해외 16개국에 수출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것은 계기착륙장치입니다. 이 장비는 여러번의 테스트를 거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완성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모 케이블 방송이 지적한 내용은 테스트에 불합격했다는 것인데, 이 테스트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찌됐든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안될 일이니,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검증을 받아 우리가 만든 항행장비의 안정성이 입증됐으면 합니다.”

김 사장은 “투명한 검증을 통해 항행장비의 성능이 최고 수준이란 점을 인정받아, 이를 전 세계에 수출해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공항공사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공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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