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모집




박군은 술에 만취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계속 중얼거렸다
'나쁜 자식! 때려 죽이고 망에 갈아 죽여도 시원치 않을 새끼!'. 그 죽일놈은, 그리고 망에 갈아도 다 죽지 않을 것만 같은 그 놈인즉 바로 같은 직장의 세포 비서였다.박군은 오늘 2일및 주당생활총화에서 세포비서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던 것이다.

2일 및 주당생활총화란 세포조직(초급당안에 구성되는 작은 조직들)별로 모여앉아 2일 및 한주간에 있었던 자기 결함을 조직앞에 솔직히 고백하는 일종의 양심총화이다. 남들앞에서 반드시 자기 잘못을 말하도록 강요되는 자기비판토론도 기분 나쁘기 짝이 없지만 그보다 더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남들이 자기를 사람이 되라고 충고해준다는식으로 욕하는 그 망할놈의 호상비판이다.

'퉤! 뭐 내가 게울러? 일을 안해? 대중앞에서, 인민앞에서 날보고 언제야 사람구실 하겠느냐 물어봐! 네가? 개새끼야 너나 사람이 되라 사람같지 않는 개재끼..끼...' 이렇게 침 절반 말 절반 흘리다 박군은 산속에서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동안 얼마나 잤느지...통곡 비슷한 소리에 박군은 한쪽 눈을 반쯤 떴다.아니 두눈을 버쩍 떴고 이어 그도 왁! 비명을 질렀다.한것은 자기말고 묶이운 사람이 두사람 더 있었는데 앞에는 사람인지 괴물인지 알지못할 생명이 칼을 쳐들고 비웃고 있었던 것이다.

그 괴물이 말했다. '나로 말하면 저 별 나라에서 온 우주인이다. 우주선이 고장나 며칠 이 지구에서 살아야겠는데 식량이 떨어져 이렇게 너희들이라도 잡아 먹자고 한다. 어디 지구인 맛이나 볼가..'지구인 세 사람은 울며 불며 두 손모아 빌고 또 빌었다.

금발머리는 러시아인이고 수염쟁이는 일본 사람이고 나머지 박군은 북한 사람, 그 셋중에 제일 억울해 하는게 그 북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통곡하였다.' 아이구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 전 정말 억울합니다. 이 놈들처럼 잘살고 잘먹다가 잡혀먹으면 한이라도 없으련만 전 굶주리기를 밥먹듯하던 북한 놈입니다. 그래서 제 고기는 맛도 없어요,우주인이라면 고급만 잡수어야지요'

우주인은 살려달라고 서로 애걸하는 지구인들을 말끄러미 내려 보다가 마침내 한가지 안을 제기했다.'좋다. 내 이제 우주에 올라가면 지구학이란 논문을 써야 하는데 지구는 우리의 과거여서 재미가 없거든 그러니 내가 모르는걸 딱 한가지 말하는 놈은 살려주겠다.'

모두가 그 말에 통곡을 멈추었다. 살수 있는 길은 오직 그 하나였기 때문에 울새도 없는 것이다. 먼저 러시아인이 민족음식이야 모르겠지 하는 속대사로 입을 열었다. '흘래브를 아시는지요?' '야 임마!그런건 우리가 500만년전에 만들어 먹던거야!'하면서 우주인은 러시아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를 흘쩍 삼켜 버렸다.

그것을 본 두 사람은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우주인이 다시 입을 벌리며 다가서자 일본사람이 이번엔 현대사야 모르겠지 하는 속심에서 소리쳤다. '컴퓨터를 아시는지요?' '그러자 우주인은 일본사람을 사각사각 씹어먹으며 말했다. '허 이놈은 더 한심한 놈이네 그런건 우리가 100만년전에 만들어 쓰던 건지도 모르고 '''

불쌍한 북한 사람만 남았다. 우주인은 더 이상 게임할 재미가 없었는지 아에 끝장낼 기세로 물었다.'넌 또 뭐냐' 같은 지구상에서도 백년이나 앞섰다는 문명인들까지 다 잡혀 먹었는데 북한 사람이 도대체 뭘 말하며 어찌 살수 있단 말인가 박군은 바들바들 떨다가 자기도 모르게 불쑥 이렇게 말했다.'2일 및 주당 생활총화를 아시는지요?' 순간 우주인의 눈이 커졌다. '뭐야 다시 말해봐 ' 박군은 다시 말했다.'2일 및 주당생활총화를 아시는지요?' 우주인은 정말로 신기해했다.'그것만은 몰라 그건 정말 첨 듣는 소리다!'

다음날 아침 직장에 출근한 박군은 자기자 살아나게 된 이같은 경위를 설명하며 직장동료들에게 긍지있게 말했다.'우리 나라는 전무후무한 국가이다. 지구역사에도 우주역사에도 없을 그런 나라이다''
그날 밤 박군은 국가보위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 불속에서 뛰쳐나와 우물에 빠져죽은 우리의 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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