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때 지지율이 제로가 되어도 좋다

한국의 대통령은 역사와 마주하면서 국가를 위해 만신창이가 될 운명이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결단의 사나이였다. 한국전 파병, 마셜 플랜, 원폭 투하, NATO 창설, 공산주의 저지 선언(트루먼 선언) 등의 결단은 세계사를 바꾸었다. 이런 결정이 모여 큰 흐름을 이뤘고 1989년의 공산체제 붕괴를 가져왔다.

그의 결정은 당대엔 비난을 많이 받았다. 특히 중공군이 개입해 한국전에서 승리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후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 그는 재출마를 포기하고 정권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에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퇴임했다. 퇴임 당시 그의 지지율은 20퍼센트 정도로 역사상 최저였다. 미국이 냉전(冷戰)에서 승리한 이후 트루먼의 인기가 폭등했다. 그가 욕을 먹어가며 추진했던 정책이 승리의 기초였음을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이다.

한국의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인기보다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데 유리하다. 재선(再選)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퇴임 때 여론 지지도가 제로가 되는 것을 각오하고 종북(從北)정리, 법치(法治)확립, 경제성장, 북핵(北核)제거에 전념한다면 역사가 알아줄 것이다. 선동언론에 의해 조작되는 여론의 인기를 탐하게 되면 결국 국익(國益)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내어놓게 된다. 해경(海警) 해체가 그런 사례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국력을 조직화하고 능률을 극대화하여 인기영합을 거부하고 국익을 최대화하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인기주의의 유혹을 거부해야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될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역사와 마주하면서 국가를 위해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될 운명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치자산인데 퇴임 후엔 자산이 남아도 쓸 수도, 쓸 곳도 없다. 재임중에 다 써버린다는 각오로 역사가 요구하는 악역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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