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집행부는 '문체부의 공위 관리가 비리로 협회에서 몰려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를 괴롭힌다. 런던 올림픽의 성공은 우리가 개혁을 한 덕분이었다'면서 억울해한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펜싱협회는 오래 전부터 임원들의 專橫(전횡)과 비리로 몸살을 앓아왔다.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면 대회 경비의 일부가 협회의 고위 임원들에 의해 轉用(전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출전한 선수들이 식사비가 모자라 샌드위치나 빵 등으로 때우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귀국할 때 선수들에게 고급 시계를 채워 밀수를 시킨 사람도 있다.>
改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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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기 상임고문 |
지난 7월9일과 14일, 記者는 李光基 고문(런던 올림픽 시절엔 실무 부회장. 2013년 1월부터 상임고문)과 만났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문체부로부터 몇 억 원의 참가 경비를 지급받습니다. 그 돈으로 선수들에게 물품비, 식비 등을 지급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협회 임원이란 사람들이 이 돈을 착복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조차 제공하지 않았어요. 몇 해 전 어느 국제대회에선 협회 측이 밥솥을 들고 나가 선수들에게 밥을 지어줬어요. 식비 빼돌리려고 그런 것이죠.”
李 고문은 돈부터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배정된 돈이니 당연히 선수들이 써야죠. 제가 실무 부회장으로 부임한 뒤부터 온라인으로 정해진 액수만큼 선수들에게 식비를 입금시켜줬습니다. 선수들한테는 ‘밥을 사 먹건, 굶든 그 돈을 알아서 쓰라’고 했죠. 그러자 나중에 한 선수는 에비앙(※프랑스産 유명 탄산수)으로 양치질까지 하더라고요.”
선수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강화한 李 고문은 그만큼 혹독하게 훈련시켰다고 한다. 李 고문은 어떤 스포츠든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2년 초, 여름의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과 거의 함께 생활하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해병대 입소 克己(극기)훈련을 받도록 했다.
李 고문은 派閥(파벌)싸움으로 소외되었던 능력있는 코치와 교사들을 대거 지도자로 영입했다. 여성 지도자들에게도 협회의 분과위원 및 이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국제펜싱대회에 중·고교 펜싱 지도자들이 코치나 임원, 또는 연구원 자격으로 두루 파견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변화하고 있는 세계 펜싱의 흐름을 파악, 경기력을 향상시키려 한 조치였다.
‘세계 2위’ 가 되기까지
李光基 고문은 펜싱 지도자들의 복장에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李 고문이 처음 부임했을 때, 감독이나 코치가 슬리퍼를 신은 채 훈련에 임하자 그는, ‘紳士 스포츠에 걸맞는 복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후 경기장에서 지도자의 복장이나 행동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심판 복장을 통일시켜 權威(권위)가 생기도록 했다.
李 고문이 주력한 점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끊임없이 動機(동기)를 부여한 것이었다. 선수들이 나태해지지 않고 늘 긴장하도록 대표 선발에서 훈련까지 수시로 평가戰(전)을 실시,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을 중간에서 교체하는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他 종목의 경우, 선수 선발에 있어 불공정한 절차가 늘 문제였지만, 펜싱엔 ‘공정한 경쟁시스템’이 도입되어 선수 선발과정에 분란이 생기지 않았고 실력주의가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李 고문은 “외박·외출도 없이 선수들을 너무 혹독하게 훈련 시키니까 태릉 선수촌장까지 ‘적당히 하라’고 말할 정도였다. 나중엔 선수들이 외출·외박을 자발적으로 포기, 더 열심히 훈련에 임하며 잘 따라주더라”고 회고했다. 이런 경쟁시스템에 힘 입어 우리 펜싱 선수들은 런던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金 2, 銀 1, 銅 3)을 획득해 세계 2위에 올랐다. 한국 펜싱 사상 前例(전례)없는 실적이었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이 받은 총메달수가 28개이므로 전체의 약 20%를 펜싱협회가 만든 셈이다.
전직 임원들의 반발
李 고문의 개혁은 펜싱협회 일부 전직 임원들의 반발을 샀다. 李 고문은 평소 ‘협회 지도부는 젊어야 한다. 연로한 사람들은 빨리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전직 임원들은 새로운 협회 방침에 따라 (협회의) 주요 직위에서 물러나야 했다. 李 고문은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만두게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전직 임원 중 일부가 각종 비리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했다. 李 고문은 지난 5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앞으로 진정서를 발송했다.
| ▲ 이광기 고문과 김영호 이사가 유진룡 장관과 관세청장에게 보낸 진정서 |
'국가대표 선수들을 시계 밀수에 이용했다'
李 고문의 진정서에 등장하는 H 씨(익명 처리)는, 대한펜싱협회 임원을 지낸 인물이다. 진정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여 년 간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시계 密輸(밀수)에 이용했다고 한다. 보통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 출전 후 귀국하게 되면 入國(입국)심사를 그리 까다롭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H 씨는 이 점을 이용, 선수들로 하여금 名品(명품)시계를 차게 한 다음 공항에서 입국심사가 끝나면 이를 회수하는 수법을 썼다고 李 고문은 주장했다.
< H 씨는 재직하는 10년 동안 수십 차레에 걸쳐 외국에 드나들었고 이 기간 동안 당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지인 ○○○과 공모하여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외국 시합과 전지훈련에 참가하였다가 귀국할 때와 독일 본클럽에 전지훈련을 귀국할 때에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던 ○○○, ○○○, ○○○, ○○○, ○○○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선수들에게 로렉스, 까르띠에, 피아제를 비롯한 고가의 시계를 맡겨 차고 귀국케 하여 밀수를 하며, 한국 공항에 도착하면 선수들이 차고왔던 시계들을 걷어 회수하는 방법으로 수 없이 밀수를 하였으며, 1997~1998년에는 30여 개를 밀수하였다고 합니다.>
李 고문은 진정서에서 H 씨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과 시합에 모든 경비와 국가대표 선수들의 장비 구입비도 H 씨가 모두 수령하여 사용했다”고도 했다. 李 고문만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게 아니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한펜싱협회 이사로 재직 중인 김영호 씨도 지난 5월, 비슷한 내용의 진정서를 관세청장에게 보냈다.
진정서에 따르면, 대한펜싱협회 임원을 지낸 C씨(익명 처리)는 자신이 교수로 있는 학교의 입학과 취업과 관련해 학부모와 코치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한다. 李光基 고문의 둘째 아들은 펜싱선수로서 2000년~2001년 경 C 씨가 교수로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그때 C 씨가 아들의 담당 교수였다고 한다. 李 고문은 反강제적으로 C 씨에게 여러 차례 돈을 주었다고 한다. C 씨가 계속적으로 돈을 요구하자 李 고문은 그에게 돈을 건네주기 전 수표를 복사한 뒤 돈을 건넨 날짜와 장소 등을 따로 기록해두었다고 한다(하단의 사진 참조).
| ▲이광기 고문이 C 씨에게 건넨 수표 사본 |
 정부 고위 관계자의 개입 주장
李 고문은 또 정부 고위 관계자 중 한 사람도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고 진정서에서 주장했다. 그가 지목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李 고문을 협회에서 축출하도록 대한펜싱협회의 회장사(※會長이 속한 회사·現 대한펜싱협회 회장은 前 SK그룹 회장인 孫吉丞 씨)인 SK텔레콤 측에 압력을 넣었다고도 주장하였다.
<대한펜싱협회를 비롯하여 모든 펜싱계에서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구속시키겠다는 등 ○○○(※정부 관계자의 직함. 익명 처리)이 원하는 만큼 하지 않으면 검찰, 국세청 등을 동원하여 구속시킬 자신이 있다, 알아서 해라는 등 협박과 위협을 회장사인 SK텔레콤 단장에게 하며…(하략)>
진정서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문제의 H 씨 등을 두둔하며 그를 다시 협회 임원으로 추천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대한펜싱협회와 서울시 펜싱협회서 퇴출된 H 씨를 추천하며 능력있고 깨끗하니 만나서 대한펜싱협회 임원으로 영입하고 현재 이사들의 반은 바꾸라 하며…(중략)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한펜싱협회를 본인이 관리단체로 지정하겠다며 협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석 탄 것 시비한 언론에 '공금 안 쓰고 私費로 한 것'
지난 4월4일 <뉴스타파>는 ‘체육계 정화작업 말 잔치로 끝나나?’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 요지는 李光基 고문이 대한펜싱협회 職制(직제)에도 없는 상임고문 자리를 꿰차고 앉아 펜싱협회를 쥐락펴락 한다는 것이었다. 이 기사에는 李 고문이 지난 3월25일 대표팀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 그랑프리를 다녀올 때 협회 公金(공금)을 이용했다며, 항공료가 세 배 가까이 비싼 비즈니스석을 탔다는 내용도 실려있다.
<뉴스타파>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지원 하에 MB 정부 시기 해직 언론인과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들이 중심으로 설립’(※ <뉴스타파> 홈페이지 소개 자료 인용)된 매체이다.
李 고문은 “<뉴스타파>의 보도는 誤報(오보)”라며 비즈니스석을 타게 된 경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원래 협회에서는 해외 출장 시에 이코노미석을 끊어줍니다. 그런데 내가 지병(※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근경색과 당뇨를 얻음)이 있어 여행사에 부탁해 내 私費(사비)를 써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뉴스타파>는 내가 규정을 어기고 협회 公金으로 비즈니스 석에 탄 줄 안 것입니다.”
협회 관계자 A 씨도 “그 당시 끊은 비행기 티켓 영수증도 가지고 있고, <뉴스타파> 관계자에게도 그 영수증을 보여줬다”고 했다. 李 고문은 <뉴스타파>가 지적한 상임고문 職制에 대해서도 “상임고문 직책도 문체부가 승인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李 고문은 문체부가 승인한 定款(정관)을 <뉴스타파> 기자에게 보여줬다고도 했다.
'펜싱계의 不正 없앤 사람'
펜싱계 元老 인사 중 한 명은 “李 고문이 부회장을 맡으면서 펜싱계에 不正(부정)이 사라졌다”며 “나도 처음엔 李 고문이 독선적으로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특출한 리더십으로 私心(사심)없이 대표팀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李 고문의 이 같은 노력은 펜싱계 인사들 뿐 아니라 선수들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 7월7일 런던 올림픽 펜싱 메달리스트들이 <조갑제닷컴>으로 석 장의 팩스를 보내왔다. 李光基 고문의 공로와 노력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그를 공격한 펜싱계 전직 임원들과, 李 고문에 대해 왜곡보도한 언론을 비판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記者가 ‘실무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선수들에게 私費(사비)로 얼마나 썼냐’고 묻자 그는, “많이 쓰긴요. 걔네(선수)들 밥 사주고, 과자 사주는 데 좀 썼지 얼마 안 들었어요”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