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쟁기념관 '원피스'(日에니메이션) 전시회, 계약대로 열어야"

“일부 장면만 가지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어”

용산 <전쟁기념관>이 최근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 ‘원피스 특별기획’ 전(展)의 대관을 취소한 데 대해 법원이 ‘전시회가 계약대로 열려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황윤구)는 지난 18일 전시회 주최 측인 ‘웨이비즈’가 전쟁기념사업회를 상대로 낸 대관 중단통보 효력정지 및 전시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신청과 관련, “취소 사유가 적합하지 않으므로 계약대로 전시회를 개최해야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18년간 연재된 장편만화의 극소수 장면에 욱일기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해당 만화가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만화라고 볼 수 없다”며 “설령 욱일기를 표현한 것이라도 만화 주인공과 대적하는 캐릭터를 묘사하는 장면에 사용돼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미 계약 당시 웨이비즈 측이 ‘원피스’라는 만화 전시회라는 것을 밝힌 데다 만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부 장면만 가지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다”며 웨이비즈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게임관련 전문 미디어인 <게임포커스>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웨이비즈 측은 예정대로 원피스 특별전을 진행할 수 있게 됐지만, 전쟁기념관 측이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시관 대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웨이즈비의 관계자는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에서 판결은 났지만 지금 당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대관처를 새로 찾을 수도 없으며 이대로 전시회를 포기할 수도 없다. 웨이즈비 내부는 물론 다른 주최 측인 대원 미디어와 일본의 토에이(TOEI)와도 이후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맨 처음 이번 사건을 부정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일본에도 그대로 보도되었다. 토에이는 국내에 오랫동안 여러 TV, 극장 애니메이션 등을 선보여왔는데 이번 원피스 건으로 회의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리/김필재 spooner1@hanmail.net

[관련기사] 롯데호텔과 전쟁기념관의 反日
2014년 7월14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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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일본에서 발간된 ‘원피스’는 지난해 11월 누적판매량 3억 4500만부를 넘어서며 
역대 만화책 판매량 1위인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레곤볼’을 제치고 세계서 가장 많이 
판매된 만화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5월부터 2007년 6월까지 KBS를 
통해 방송용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며 인기를 끌었다.


■ 롯데호텔이 일본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 리셉션 행사를 취소한 날(10일) 전쟁기념관은 일본 에니메이션(animation) 貸館(대관) 전시를 앞두고 대관 취소를 결정했다.

전쟁기념관은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12일부터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 예정이던 ‘원피스 특별기획’ 전의 대관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전쟁기념관은 “홈페이지와 온라인 등에서 ‘원작에 전범기가 등장하는 원피스를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며 “전시내용에는 없지만 원작 중 일부 전범기로 보일 수 있는 이미지가 수차례 등장하는 것을 확인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전쟁기념관의 정체성과 상충해 대관을 취소했다(참고: 관련자료)”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시기획사인 웨이즈비의 이준 대표는 10일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시 개막 3일을 앞두고 구두로 대관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전시 중 어디에도 전범기에 대한 내용은 없고 이는 전쟁기념관측이 지난 3월 대관 신청을 할 때 확인한 내용이다”고 말했다.

전쟁기념관은 ‘원피스’ 전(展) 대관 허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전쟁기념관은 지난 3월 기획사로부터 대관 요청을 받고 동일 에니메이션이 공영방송에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국내 역대 지상파 최장기 방영된 점, 현재도 케이블 방송 등에서 방영이 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콘텐츠는 이미 검증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전시장의 연출내용에도 논란을 야기할 만한 어떤 내용도 들어있지 않다는 점 등을 확인하고 대관을 허가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일본 에니메이션의 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웨이즈비는 “‘원피스’ 원작에서 전범기(욱일기, 旭日旗)는 주인공들이 무찌르는 악당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활용됐다”며 “오히려 직품 자체에 反제국주의 정서가 강함에도 단순히 전범기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親日 콘텐츠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시주최측은 언론을 통해 전쟁기념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旭日旗는 1945년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이 종료된 후 사용이 중단됐다. 이후 해상자위대가 1952년부터 舊일본 해군이 사용하던 16줄기의 햇살을 가진 旭日旗를 다시 軍旗로 사용(제정)하면서 부활하게 됐다. 현재 해상자위대와 더불어 육상자위대도 旭日旗를 변형한 8줄기의 햇살을 가진 旭日旗를 軍旗로 사용하고 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관련자료] 원피스 특별기획전 관련 전쟁기념관 입장

전쟁기념관에서 대관 기획전으로 진행되고 있던 ‘원피스’ 전시와 관련하여 알려 드립니다.

전쟁기념관 내 기획전시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원피스 특별기획전-메모리얼로그 : 정상결전 완결편’은 전쟁기념관이 주최하는 전시회가 아니라 기획사가 대관료를 내고 장소를 임대하여 개최한 대관 기획전입니다.전쟁기념관은 자체 수익금으로 운영되며, 부족한 예산은 국고지원금을 받는 기타 공공기관입니다. 수익사업을 통해 예산을 충당해야 하는 기관으로서 이번 대관 기획전도 이와 같은 일환으로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전쟁기념관은 지난 3월 기획사로부터 대관 요청을 받고 동일 애니메이션이 공영방송에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국내 역대 지상파 최장기 방영된 점, 현재도 케이블 방송 등에서 방영이 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여 콘텐츠는 이미 검증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전시장의 연출내용에도 논란을 야기할 만한 어떤 내용도 들어있지 않다는 점 등을 확인하고 대관을 허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쟁기념관 홈페이지와 온라인 등에 ‘원작에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등장하는 원피스를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어 확인 결과, 전시 내용에는 없으나 원작 중 일부 욱일승천기로 보일 수 있는 이미지가 수차례 등장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일제 강점기 등 대외 항쟁의 역사를 교훈으로 전하는 전쟁기념관에서 원피스 기획전을 계속 강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계속해서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호국의 전당인 전쟁기념관의 정체성과 상충된다고 판단하여 부득이하게 대관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전시 개관에 임박하여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특히 원피스 만화를 좋아하고 이번 기획전을 기다려 주신 많은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앞으로 전쟁기념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대관 사업 추진 시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고 확인함으로써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14. 7. 10

 

전   쟁   기   념   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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