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핵보유]를 선언하자 정동영은 이를 애써 [핵보유주장]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슷한 주장이 여러번 있었고 이번에 그러한 주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좋습니다.
주장이면 어떻고 선언이면 어떻습니까?
노대통령이 작년 11월 칠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에게 '그래요. 김정일은 나쁜 사람입니다.하지만 우리는 공개적으로 그렇게 말해서는 안됩니다.'라고 했고 부시대통령은 ' 좋습니다.나는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그런 효과를 내는 단어도 쓰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부시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도 많이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정작 이말이 NYT에 보도되자 김종민 청와대대변인은 '나쁜 사람'이라고 한적이 없다고 합니다.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 나쁜 것을 응징할 의욕도 의지도 없다면 우리는 결국 악을 용인하고 악에게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이 나쁜 것인지를 가려내고 그 나쁜 것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정의입니다.
나쁘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정의를 행하지 말라는 것 즉 불의를 행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신상옥감독이 DJ에게 공개편지를 보냈습니다.
'...첫째, 야당 총재 시절부터 대통령이 된 지금까지 대통령께서는 단 한번도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한 일이 없습니다.그것은 의도적으로 북한 정권에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까? 아니면 정말로 한반도의 절반인 북한 땅에 그런 정권이 존재해도 좋다는 생각이었습니까?
이런 의문은 일본의 문예춘추(2000.12월호)에 게제된 [김정일 간부회의 육성을 세계 최초 공개]라는 제하의 기사 내용으로 더욱 커졌습니다.
이 기사는 1999년 2월 4일 간부회의 석상에서 김정일이 행한 연설 중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부분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은 야당시절의 먼 옛일은 잊어버리고, 미제의 등에 올라타 반사회주의 책동에 음양으로 혈안이 되어있다. 수령님은 ´김대중은 민족주의자인 동시에 애국주의자´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대하여, 그리고 수령님의 사랑과 배려, 동지적 신뢰에 대하여 오늘의 김대중은 배신으로써 답하고 있다..... 김대중은 야당시절에 민주화를 외치고 우리에게 접근해 왔었는데,신뢰나 의리를 모두 저버리고 반사회주의와 반통일 책동에 미친 듯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이 자신들의 신하들 앞에서 자만심과 거짓및 어느 정도의 책략을 섞어 행한 연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대통령과 북한정권의 ´관계´를 의심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의 위험한 발상일 것입니다. 자칫하면 북의 계책에 말려드는 어리석은 짓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는 우리 대통령의 확실한 속마음을 알고싶은 기대마저 꺾어버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특히 북한의 용어구사 전술로는 [민족주의자]는 곧 공산주의자이며 [애국주의자]는 용공친북인사를 뜻한다는 점에서 그냥 들어 넘기기 어려운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김정일의 이연설은 대통령이 야당으로 고생하던 시절 [우리에게 접근해 왔다]하고, 그에 대해 김일성은[사랑과 배려,동지적 신뢰]를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물론 김정일이 이 연설을 한 시점은 두사람이 평양에서 만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1년 전의 일입니다.
그로부터 1년 후 두 사람이 평양에서 만난 것도 죽은 김일성의 [배려]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 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이기사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우리 국민은 이 연설에 대한 대통령의 허심탄회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중략---
그때 저의 생각으로는 [박정희가 김대중을 납치해 간 것은 김대중을 위해서는 차라리 잘된 일이다. 만약 김대중이 계속 한민통과 연계를 가졌다면 그는 틀림없이 북쪽에 끌려갔거나 최소한 북의 영향아래 들었을 것이다]는 생각을 한일이 있습니다.---중략---
제가 홍콩에서 영화를 만들 때 제게 돈을 댄 물주는 알고보니 북한 공작원들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김정일의 돈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었던 셈이지요. 영화감독 한사람에게 이토록 오랜 세월 뒤에서 모르는 사이에 지원해 온 저들이 야당의 리더로 역시 해외에서 나돌고 있는 김대중에게는 오죽했겠느냐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결국 영화감독은 당장 저들의 [통일전선]에 써먹기 위하여 거친 방법으로 북으로 데려갔으나 야당 지도자는 먼 훗날을 기약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투자를 하고 있겠구나 하는 추측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정권은 오랫동안 대통령에게 나름대로 정성을 들이고 기대해 왔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사실은 제가 북에 납치되어 김정일의 신임(?)을 받고 있을 때 김정일이 저와 제 아내 최은희에게 속을 털어 놓고 한 말 가운데에도 여러군데 유사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궁금한 것은 북이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들인 과거의 정성이 오늘날 햇볕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혹은 없는지 우리 국민들은 명확히 해두고 싶은 것입니다. 대답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하략---
국회에서는 북핵해법으로 DJ를 특사로 방북시키는 게 어떠냐하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러나 DJ는 김정일 입장에서는 이미 단물을 다 빨아먹은 쭉정이에 불과합니다.
DJ를 만나서 특별히 할말이 있을 리도 없겠거니와 노인네가 와서 왜 답방을 안했냐고 징징거리기라도 한다면 골치가 아플 뿐이겠지요.
북한의 선언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식주장이라고 한들 그것은 명백히 핵보유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고 믿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핵보유를 늘려 나가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런 북한이 특사의 말 한마디에 선뜻 그래,핵을 폐기하마 할리도 없겠지만 궁극적으로 한국정부가 북핵을 방어용으로 인정해 주고 변호를 해 주는 상황에서 왜 핵을 폐기해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핵보유선언]을 애써 [보유주장]으로 인정해 주는데 주장일 뿐인 핵을 무슨 근거로 폐기하라고 말 할 것입니까?
지난 DJ정부와 현 노무현정부가 만들어 놓은 핵함정에 빠지고도 그 실상을 외면하고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국가의 안위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94년부터 줄곧 계속된 북한의 핵위협에 퍼주기로 대처한 정부의 무책임과 DJ의 개인적인 책임,노정권의 한심한 대처등이 핵위협의 실체입니다.
핵보유가 단지 주장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 책임이 가벼워 지는 것은 아니며 또한 핵위험이 감소하는 것도 아닙니다.
위협을 위협으로 느끼지 못하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하는 비굴과 불감증이 핵위협을 증폭시킨 주범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무궁화사랑.
* 이 글은 동아닷컴(www.donga.com) 커뮤니티에서 전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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