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속(結束)하는 미·일, 고립되는 한국

북한의 ‘2·10 핵보유’ 선언은 동북아의 安保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놓고 있다. 北核저지를 위해 中國의 대북 영향력을 빌어보려 했던 미국은 金正日정권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와 날로 급팽창하는 중국의 軍事패권주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日本과의 동맹과 결속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일 양국은 2월 19일 워싱턴에서 외무·국방장관 '2+2회담'을 갖고,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대한 공동 대처, 대만(臺灣)해협 안보의 공동 수호, 북한의 6자회담 촉구, 그리고 일본의 역할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국간 외교원칙에 합의하였다.

그동안 우려되었던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의 미·중 대립구도가 북한의 핵보유 선언으로 조기 가시화되는 분위기이다. 이제 북핵을 저지할 수 있는 유효한 정책수단들이 점차 소실(消失)되어가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쉽사리 나오려 하지도 않거니와, 나온다 해서 각각의 이해(利害)관계가 상이한 국가들이 ‘회담’을 통해 유효한 북핵 억지 제재수단을 마련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이 틈을 활용해 북한은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는 증대되어, 그 인내의 한계는 점차 고갈되어 갈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한반도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요인들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금과옥조(金科玉條)」와도 같은 한·미 동맹과 한·미 정책공조를 제쳐놓고, 중국이네, 러시아네 동분서주해 보았자, 동상이몽(同床異夢)하는 이들 국가들이 실제로 움직이지도 않을 뿐더러, 우리의 바라는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은 이미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다.

더욱 불길한 것은 북한의 核개발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對北 경협(經協) 및 지원을 지속함에 따라, 대북 지원이 북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한국의 경협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미국이 대한반도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다. 이미 美언론이나 여론 형성 계층에서는 한반도에 대한 강경한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극단적으로 '非관여정책’하에 미국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일본과 대만 중심으로 중국의 팽창정책에 대처하는 동북아정책을 수행하되, 북핵 문제에 관하여 원칙적으로(군사적 대안 중심의) 대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실정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내에서 급격히 퍼져가고 있는 親北·反美 분위기이다. 그동안 국가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과 백가쟁명(百家爭鳴)식 논쟁이 일어나 온 것은 잘 알고 있는 일이거니와, 최근 前 각료였던 人士가 “미국은 남북관계가 호전될 만하면, 북핵 문제를 제기하고 대북 강경정책을 수행해왔다”는 발언을 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대한반도정책 기조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反美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격이다. 이에 한 네티즌은 “요즈음처럼 헷갈리는 시대에, 국민 노릇 해먹기도 힘들다”는 자조적인 댓글을 달고 있을 정도이다. 그야말로 ‘가치관의 전도(顚倒)’요 ‘혹세무민’의 난세(亂世)라 아니할 수 없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요즈음과 같은 安保 혼란기에 종래의 韓-美-日 3국 연합방위체제로 복귀하는 길 외에 다른 외교적 대안(代案)은 없어 보인다.

洪官憙(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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