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대선개입 무죄)에 대해, 여야는 당연히 상반된 반응을 내놨고, 이명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애초부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던 것 아니냐.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며, (공직선거법 혐의를 무죄로 본)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평을 했다고 한다. 우파활동가들은 대체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을 수긍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한 부장판사(성남지원 김동진 판사)는 “국정원이 2012년 당시 대선에 대해 불법적인 개입행위를 했던 점들은 객관적으로 낱낱이 드러났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한 사실임에도 담당 재판부만 ‘선거개입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불만글을 법원 전산망에 올렸다고 한다. 여전히 국정원은 우익-좌익 선동전의 접전지역 같다.
이장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의도적 대선불복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들께 사과할 것을 촉구합니다”라는 현안브리핑을 통해 “재판부에 따르면 ‘국정원법을 위반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대선 개입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초 ‘정치적 색채를 빼고 법 논리대로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결과에 대해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의 과거정당인 민주당이 시도한 실패한 대선개입이고 정치공작이었음이 명백해졌다. 또한 대선불복성격의 일환으로 야당의 국정조사, 장외투쟁에 이어 특검까지 골몰했던 것은 오로지 대선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의도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민연의 대선불복 공세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격이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침소봉대하며 대선 이후 지금까지도 대선 불복에 매달려 도를 넘은 정치공세만 일삼아 온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판결에 대해 또 다시 정치공세와 소모적 정쟁에 불을 지피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모든 것을 부정하며 정의가 아니라고 매도하고 온 나라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생떼를 또 다시 부린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대선불복으로 국가를 대혼란에 빠뜨리고 국민을 우롱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라도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브리핑했다. 국정원 대선개입을 빌미로 대선불복을 투쟁을 했던 새민연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격이 이번 원세훈 판결을 계기로 시작됐다.
반면, 새민연은 이번 판결을 맹비난했다. 김영근 새민연 대변인은 11일 오후 현안브리핑을 통해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이고, 국정원법 위반은 유죄라는 판결은) 한마디로 명백한 사실에 대해 애써 눈감으려는 정치적 판결이다.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인터넷 댓글과 트윗글이 국정원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판결”이라며 “또 선거에 개입한 직접증거를 찾지 못했다고도 한다.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불법적으로 정치에 관여했다면 그것이 대선 개입이 아니고 무엇인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라고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 하는 법원마저 박근혜 정권의 심기를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도 현안브리핑을 통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에 대해) 한 치의 예상도 빗나가지 않은 전형적인 정치판결이다. 정치개입은 맞는데 선거개입이 아니라는 궤변으로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국민을 모욕했다. 술은 마셨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인가”라며 “조직적 차원에서 자행된 헌정질서 교란행위에 면죄부를 준 수치스러운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윤은혜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법무부의 부당한 개입의혹,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 윤석열 특별수사팀에 대한 윗선의 부당한 외압과 수사방해 의혹 등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퇴진 등을 “선거법 위반 기소를 막기 위한 필사적인 방해 행위”였다고 평가했다.
법원 판결에 대한 이런 새민연의 분개에 대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9월 11일 서면브리핑(야, 재판부 비난 전에 자신들의 말 확인해 보길)을 통해 지난해 10월 3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이범균 부장판사가 수용하자 민주당 대변인단이 냈던 “사필귀정 당연한 결과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사법부의 양심을 보여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는 논평들을 인용하면서 “사필귀정이고, 존중하고, 사법부의 양심이라고 했던 그 재판부를 향해 오늘은 앞뒤가 맞지 않다느니, 민주주의 조롱이니 하며 비난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이야 말로 앞뒤가 맞지 않고, 사법부를 조롱하는 게 아닌가”라며 새민연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12일 ‘국가정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을 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이명박 정부를 위해 한 일은 국정원법위반으로 유죄, 박근혜 후보를 위해 한 일은 선거법 위반 무죄로 판결. 전형적인 무권유죄(無權有罪) 유권무죄(有權無罪)”라며 “역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게 아니라 만 명만 평등한 나라”라며 법원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동아닷컴이 전했다. 노회찬은 이어 “대한민국 법원이 살아있는 권력을 처벌할 의지가 없다면 사법부(司法府·삼권분립의 사법부)를 사법부(司法部·행정부의 한 부서라는 의미)로 개칭하고 대법원장은 국무회의 참석해서 공개적으로 지시받는 게 차라리 낫다”는 불만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판사까지 이번 원세훈 판결 논쟁에 끼어든다. 뉴스1은 “현직 판사가 원세훈(63) 전 국정원장에 대한 1심 판결을 정면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 전산 게시망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45·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는 ‘법치주의는 죽었다’며 원 전원장에 대한 1심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현직 판사가 동료 판사의 판결에 대해 정면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법원은 직권으로 김 부장판사의 글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다른 판사의 판결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글을 올리는 몰상식한 짓을 한 판사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되지 않은 것에 극도의 불만을 품은 글을 법원 내부 전산게시망에 올린 것을 대법원이 삭제한 것이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5페이지에 걸친 긴 글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의 국정원 댓글 판결은 '지록위마'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위법적인 개입행위에 관해 말로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동기참작 등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슬쩍 집행유예로 끝내 버렸다. 판결문은 204쪽에 걸친 장문인데 주로 개별적인 증거들의 취사선택에 관해 장황하게 적혀있고 행위책임을 강조한다는 원론적인 선언이 군데군데 눈에 띄며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선거개입의 목적’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면서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무죄로 선고했다”는 비판을 가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김 부장판사는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가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 궤변이다”라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이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일까? 그렇지 않으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심사를 목전에 앞두고 입신영달에 중점을 둔 사심이 가득한 판결일까?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면서, 지격지심 때문인지, “2012년 대선 당시 여당·야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았다. 누군가 ‘편가르기’ 풍조에 입각하여 나를 ‘좌익판사’로 매도한다면 그런 편견은 정중히 사양하겠다”라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독자의 눈에는 야당에 치우친 인상을 준다. 뉴스1은 “김 부장판사는 지난 2012년 11월 횡성한우 원산지에 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자 법원 내부 게시판에 ‘대법원은 교조주의(敎條主義)에 빠져 있다’는 글을 올려 서면 경고를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이런 편향적 주장과는 달리 동아일보는 ‘국정원장의 대선개입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원세훈 대선 개입’ 헛발질 기소로 나라 뒤흔든 검찰”이라는 사설을 통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을 적용하는 문제는 검찰에서부터 논란이 많았다.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은 적용을 주장한 반면, 수사지휘 라인에 있던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외압·항명 논란이 일면서 윤 전 수사팀장은 징계를 받고 조 전 지검장은 사퇴했다”며 “검찰과 법무부 수장 사이에 대리전도 벌어졌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사팀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소했다가 석 달 후 혼외 아들 문제가 불거져 나와 사퇴했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죽이기(?) 위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의심했다.
동아일보는 “검찰 수사팀은 기소 후 공소장을 세 차례나 변경하면서 120만여 건의 트윗을 새 증거로 제출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인 것은 11만여 건에 불과했으며 그것도 선거법 위반 증거로는 인정되지 못했다”며 “검찰이 무리한 기소로 나라를 뒤흔들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무리수를 지적했다. “올 2월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 은폐한 혐의를 받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일선에서 수사를 맡은 권은희 전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외압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 사건의 무죄 판결은 무리한 수사나 기소가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닮았다”고 꼬집었다. [류상우 기자:dasom-rsw@hanmail.net/]
“‘원세훈 대선 개입’ 헛발질 기소로 나라 뒤흔든 검찰”
- 조영환(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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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9-12, 1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