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짓거리만 골라 하는 나라

탈북여성의 고발詩⑩<종이꽃과 여인들>그들은 꽃을 지켜 섰다/날이 어두워지면/걷어들이는 꽃/날이 밝으면/또다시 드리워 놓는 꽃
(종이꽃과 여인들)


사람이 말라가고 있는 북한에서 꽃을 찾아보기란 신기할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2011년 봄날에 중국 방문을 갔다 온 김정일이 꽃이 활짝 피어있는 중국의 거리가 좋았는지 오자 당장 거리를 꽃바다로 만들라는데 어디서 꽃을? 할수없이 종이꽃, 비닐로 만든 꽃을 길가에다 심고 여맹원들이 지켜섰다. 그 여인들이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집에 때거리가 당장 없는데 장마당에 나가야 할 형편에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아, 피곤하다" 아침 시간에 심고 밤에 거둬들이고…

길가의 가로수들에
꽃이 폈소 갑자기
비닐로 만든 꽃들이

메마른 땅에
풀 한 대 없는데
꽃만 우렷이 살아 있소
뿌연 종이꽃들이

촌스럽다 거리는
울 긋 불 긋
자연이 그려낸 꽃이 아닌
위장된 꽃들로
이상한 짓거리들로
꾸며져 있다

이상한
그 꽃들은
벙어리가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어색함이 슴 배어 우는 듯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 뜬 장님의 모습
꽃계절을 지나며
꽃의 아름다움을
짓밟듯 무시하는 모습들이다

그런데 참으로
더 가련한 것은
그 꽃들을 지켜선
여인들의 모습이다
여맹조직의 위임을 받은

그들은 꽃을 지켜 섰다
날이 어두워지면
걷어들이는 꽃
날이 밝으면
또다시 드리워 놓는 꽃

꽃도 사람들도
다같이 시름겹다
꽃을 훔칠까
누가 짓뭉갤까
바람에 넘어질까
꽃이 되어 서 있는 여인들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깊은 우울에 빠져 있다
그들의 마음 속의 시간들에선
집집의 빈 가마가 끓고 있다

시래기마냥 노랗게 뜬 얼굴들
애기들의 얼굴에도
저승짐이 덮여가는데
이 무슨 짓거리냐 미련한 세상아
이상한 짓거리만 골라 하는 나라

쌀 걱정 땔 걱정 사라질 때
저절로 거리는 환해질 텐데
사람들의 웃음이
그대로 함박꽃이 될 텐데

제발 괴롭힘을 적게 하라
종이꽃들의 미소에 누가 웃음을 날리랴
오히려
시름의 꽃 같은 여인들이
사람들의 가슴을 눈물로 적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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