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의 金)
북한에는 해마다 장군님께 바치는 충성의 금 1그램의 과제가 있다. 개인이 금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돈으로 낸다. 시세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처음에는 당원들의 과제로 안았다가 지금은 일률적으로 포치되어 수행되기도 한다. 무조건 수행되며 불만 표시할 수 없다.
손자가 배고파 웁니다
이 늙은이의 배는
손자보다 더 고파
등가죽에 말라붙어 있습니다
이제 몇 날을 더 살겠는지
저 앞산에서 먼저 간 이들이
나를 보고 웃습니다
걱정일랑 다 닫아걸고
땅 속에 누우면 아무 일도 없는데
그 나이에 울상을 짓고
근심 졸이느냐구
한 끼를 먹고 다음 끼 걱정 때문에
며느리의 가슴은 바글바글 끓는데
죽어가는 자에게도 당원이란 이름이 붙어
당에서 충성의 1그램을 바치라니
굶어도 당비는 꼭꼭 바치고 있는데
이제 며칠을 더 살지 모를
이 늙은이한테도 그 몫이 분배되니
참으로 죽어지지 않는 이 목숨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당원은 왜 되어가지구?
늘그막에 이 고생이냐
아들의 몫, 며느리의 몫, 내 몫까지
세 곱의 금을 만들어
장군님 당신에게 보태주자니
가슴은 겨불내로 가득찹니다
온 가족이 굶더라도 내야 되기에
온 집안에 시름 우에 시름이 겹쳤습니다
그 금을 안내면
장군님은 우리를 원수로 볼 테니
그 또한 두려워 몸부림칩니다
금도 아닌 쌀이 없어
딸의 세 식구는 굶어죽었는데
충성의 금 3그램이 어디서 납니까
그럴지언정 바쳐야 되는 충성
태어날 때부터
부르짖는 충성
죽을 때까지
부르짖다 죽을 충성
우리의 배고픈 배에서
펌프질해내는 바람소리같은 충성입니다
충성만 부르짖다 죽을 기막힌 목숨들입니다
충성만 부르짖다 죽을 기막힌 목숨들
- 김수진(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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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9-15, 06: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