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원본과 복사판의 차이

복사본은 아무 표시도 없는 백판이므로 단속자들의 순간 확인이 어렵고, 뇌물을 주어 무마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북한은 겉보기엔 사회주의국가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자본주의 문화가 주민들의 일상에도 많이 유포된 상태다. 그렇다면 북한정권이 제일 두려워하는 '한류열풍'을 불러 온 장본인은 누굴까?

그것은 다름 아닌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전파된 한국드라마이다. 정권은 한국드라마 시청을 막기 위한 방비책으로 드라마를 보지 말며, 적발되는 경우 추방은 물론 심하게는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정권의 단속과 탄압으로 북한주민들은 남한드라마는 남 몰래 봐야 하는 비밀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그런데 2013년 7월 북한을 떠나 온 탈북자 지억철씨는 최근에도 이어지는 주민들의 한국드라마 시청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증언했다.

지 씨의 증언을 풀이하면 김정일 시대에 시작된 한류문화 단속은 김정은 정권 후에도 변함없이 지속된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북한주민들이 중국에서 넘겨받은 CD원본보다 복사본을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한다.

화질이 선명한 원본에 비하면 복사본은 잡음도 있고 화면도 정확하지 못하다. 하지만 원본은 겉면에 영화제목과 포스터가 붙어있기 때문에 갑자기 들키는 경우 변명할 방법이 없다. 반면 복사본은 아무 표시도 없는 백판이므로 단속자들의 순간 확인이 어렵고, 중요하게는 뇌물을 주어 무마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단속그루빠는 보통 3~5명이다. 보통 인민반장을 앞세우고 다니는데 원본이 발견되는 경우 단속원 전체가 알게 된다. 아무리 뇌물을 바쳐 뽑는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훗날 문제가 생길 우려가 크다. 때문에 그루빠성원들도 포스터가 붙어있는 CD인 경우 뇌물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복사본인 경우 사정이 다르다. 우선 겉면이 백판이므로 단속성원들에게 발견되어도 일단은 중국액션영화나 홍콩영화라고 둘러친다. 정전이 비일비재한 북한에서 즉시 확인은 어렵다. 때문에 단속원 중 한 명에게 뇌물을 고여도 쉽게 해결된다. 위에 보고할 때 다른 것과 바꾸어 올려보내면 만사오케이다.

그는 "주민들은 국경밀수꾼에게 일부러 한국영화CD 복사본을 부탁한다. 지어 어떤 영화가 재밌는지 드라마 제목까지 알고 부탁한다. 어떤 주민들은 정권의 단속이 두려워 땅 속깊이 파묻었던 CD원본을 꺼내 밀수꾼을 통해 중국으로 보내 여러 장의 본사 본을 들여오기도 한다.

밀수꾼도 물건을 넘겨받다 단속되어도 자기들은 중국에 CD백판을 요구했는데 한국드라마 인지 몰랐다고 우긴다. 어느 정도 가벼운 법적 처벌은 따르지만 원본처럼 추방이나 정치범수용소행은 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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