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최초가 되는 순수 일본산 전투기 개발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기체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본산으로 구성되는
'선진기술 실증기'(先進技術 実証機 = 통칭 心神)가 내년 1월,
첫비행을 한다.
■ 와신상담(臥薪嘗胆)한 엔진개발
아이치(愛知)県에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나고야(名古屋) 항공
우주시스템 제작소가 있다. 전쟁 당시 제로센(零戦)과 10식(式)
함상 전투기 등 1만8000기(機)를 생산한 바 있고, 전후에도 미국
전투기 라이센스 생산을 통해 관련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온
군수산업의 중심이다.
주력인 고마키미나미(小牧南)공장(아이치県 소재)에는 개발
주체인 미쓰비시(三菱)중공업 외에, IHI 및 후지(富士)중공업,
미쓰비시(三菱)전기 등 방위관련기업과 정예(精鋭)엔지니어가
모여, 심신(心神)의 동체강도 계측, 조종(操縦)시스템 확인 등
최종 마무리 단계 시험이 현재 한창이다. 제로센(零戰)의 유전자가
이어지고 있는 심신(心神)은 '헤이세이(平成, 現일본연호)의
제로센'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심신(心神)은 현재 주력전투기 'F2'의 뒤를 잇는 미래전투기의
실증기(実証機)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2015년에 방위성에
인도된 후, 스텔스 성능과 기동성능을 최종 검증한 후 2018년까지는
실용화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30년
초반에는 실전배치가 가능하게 된다.
심신(心神)의 엔진을 개발한 IHI의 방위시스템 사업부장 '이케야마
마사타카'(池山正隆)씨는, <엔진개발은 와신상담>이라는 말로
그간의 심정을 표현했다. 이들에게는 동맹관계에 있는 미국에
의해 30여 년 전에 쓰라린 경험을 맛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 일본을 두려워한 미국
1987년, 일본은 F2를 국산전투기로 개발할 방침을 세웠지만,
미국은 자신과 공동개발할 것을 주장하며 일본의 독자개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전투기는, 전자계기와 소재 등 최첨단
기술의 종합이다. 일본 단독으로 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군사기술
분야에서 누리던 미국의 압도적 지위가 흔들리게 될 것을 미국은
두려워했다. 일본은, 미사일과 레이더 등 소재기술은 뛰어나지만,
엔진분야는 약점이다. 당초 일본은 F2의 엔진은 미국제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공동개발'에 동의하지 않으면 엔진을
제공해 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 당시 방위청이나 IHI 사내에서는
<이 기회에 엔진까지 독자개발하는 데 도전해야 한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만약 엔진개발에 실패하게 되면 일개 회사
차원에만 악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방위력 전체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어 결국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엔진을 도입하는 대신 단독개발은 포기한 채 F2전투기를 미국과 공동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IHI에 있어 전투기 엔진 개발은 30년 이상의 숙원사업이었던
셈이다. 특별히 신경써 온 부분은 터빈과 팬(翼)에 들어가는 소재
기술이다. 티타늄은 원래 400도가 내열한계지만, IHI의 티타늄합금은
내열한계가 900도까지나 된다. 보다 고온에서도 원활한 회전이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니켈합금에 비해 중량을 30% 수준으로 줄인 세라믹
복합합금(CMC)을 채용하여 경량화를 이루었다. 심신(心神)에 축적되어
있는 신개발 엔진은 중량이 640 킬로그램 밖에 안되는 까닭에 전투기
엔진으로서는 너무 작은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최대
추력(最大推力)이 5 톤에 달하는 소형고출력(小型高出力)엔진에 해당한다.
■ 중국에 대한 방위를 위한 자립기술
심신(心神)은 이 엔진을 2기(基) 탑재하게 된다. 엔진과 비행 (飛行)을
일체화시켜 주는 제어(制御)기술인 IFPC(合飛行推進力制御)기술에 
의해, 전투기가 급상승 중이라도 정교한 비행제어(콘트롤)가 가능하게
되어, 공중에서의 전투능력이 높아지게 된다. 철저한 경량화에 따라
운동성능이 높은 까닭에 공중전에 탁월했던 과거 '제로센' 전투기와
이미지가 겹쳐진다. 일본이 전투기의 순국산화(純国産化)에 매달리고
있는 최대의 이유는 바로 '중국에 대한 방위'에 그 목적에 있다.
현대전에서는, (공대공)미사일과 기관총으로 서로 싸우는
'Dogfight'(도그파이트, 전투기끼리의 공중전)는 거의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끼리의
전투가 벌어지면, '정보 네트워크'가 승패를 결정짓게 된다.
어떤 적기(敵機)가, 어느 정도의 대수(数)로, 어느 방향으로부터
날아오고 있는지, 지상의 방공레이더 혹은 높은 고도를 날고
있는 조기경보기의 레이더가 이것들을 모두 파악하여 최종적으로 
예상되는 적기의 전술을, 스텔스 전투기(아군)와 공유하면서 
입체적으로 전투를 벌이게 된다.
복수의 아군 전투기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공중 그라운드', 상대의
통신레이더를 무력화 내지 방해하는 기술, 적기(敵機)가 발신하는
레이더파를 역탐지(逆探知)하여 상대의 행동을 탐지하는 노하우
등 차세대 전투기(心神)는, 이러한 정보전에 탁월하게 기능하도록
해 주는 첨단기술들을 모두 설계에 반영하여, 선제발견(先制発見),
선제공격(先制攻撃)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위협을 생각하면 전투기 개발을 미국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되고 자력으로 기술을 갖추어 놓는 것이 방위력
향상에 도움된다>고 방위성 관계자는 밝혔다. 아울러,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현상황을 감안하면 지금 완전 독자개발하는
것이 향후 전투기 성능 개량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다른 관계자는 지적한다. 국제 공동개발의 경우, 다른 나라가
맡았던 부품의 성능을 개량하고 싶어도 그 나라의 승인이 없으면
곤란한 것이 현실이다. 급격하게 군비를 증강해 나가고 있는
중국에 그때그때 맞서기 위해서는, 이러한 독자개발이 중요한
것이다. 
중국의 전투기 수가 약 670기(機)인데 반해 일본은 약 260기(機)로
열세에 있다. 물론 전투기를 포함하는 종합적 전투작전 능력으로는
일본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중국은 제5세대 전투기 '殲(J)20'의 
개발을 통해 스텔스 성능을 점차 갖추어 나가고 있다. 방위성 관계자는
<중국의 J20을 염두에 두고 전투기 성능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독자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전투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지상 레이더망 등으로 포착해 낸 적기의 위치정보를 집약하여 복수의
아군 전투기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통신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제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방위성은 독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군사정보수집체계'를 독자개발함으로써 향후
'시스템의 변경이나 신규투자에 있어 자유도(自由度)를 높인다는
것이 목적이다.
■ 미국은 향후 무인기(無人機) 쪽으로?
자유도(自由度)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일본은, 2000년대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에 대한 도입을 미국측에 요청했지만,
미국측이 기술유출 우려 때문에 도입이 좌절된 경위가 있다. 
미국은 이렇게 국익에 관한 한 엄격하다. 일본이 필요로 하는
미국 군사장비의 적기도입에 대한 보증(확신)이 없는 이상,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독자개발을 추진해 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방위청 관계자들의 신념이다.
미국은 이번 일본의 순수일본산 전투기 개발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심신(心神)을 베이스로 한 이번 전투기 개발에
있어 타국과의 공동개발은 없다>고 방위성의 장비정책과
(装備政策課) 관계자는 말한다. 미국은 일단 그냥 지켜 본다는
입장인 듯하다. 미국의 방침에 어떤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고려할 만한 것이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
방향이다. 미국은 제6세대기(機)의 컨셉을 설계하기 시작했는데, 
중요한 선택지의 하나로 '무인기(無人機)'가 고려되고 있다.
이렇게 미국이 생각하는 차세대 전투기의 컨셉과 일본의 개발
방향이 현재 일정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일본의 독자개발
움직임에 이전과 같은 제동을 걸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순수국산 개발 vs. 공동개발
미국의 국방예산 감소 경향 또한 한 가지 요인이 된다. 미국의
군사비는 세계 총군사비의 약 50%를 점하고 있는데, 최근
축소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5회계년도(14년 10월~
15년9월) 국방예산은 5750억 달러 (제출예산 기준)로 2010년보다
17% 줄었다. 차기 주력전투기인 F35의 개발.제조비용은 30조
엔(円)을 넘을 것으로 보여, 투자회수에 시간이 걸린다. 복수의
군사 평론가는 <미국이 일본에 대해 일부 전투기 관련기술의
개발을 의뢰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의 경우, 무조건 '순수 국산 전투기'로만
개발한다는 방침은 아닌 듯하다. 작년 12월 확정한 중기
방위력정비계획(中期防衛力整備計画, 2014년~2018년)에
따르면, 이번 전투기 개발을 둘러싸고 방위기술연구본부와
항공자위대 등은 '순수국산 개발'을 주장했고, 일부 방위성
관련 조직 및 재무성 등에서는 '공동개발'을 주장했다. 결국
둘 간의 대립 끝에 타협안으로서 '국제공동개발의 가능성까지
포함한다'는 문구로 정리가 됐다.
국방상의 이유로 순수독자 개발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예산상의 부담이나 향후 전투기 관련 비지니스의 국제적
확대를 고려하면 '공동개발'이 반드시 잘못됐다고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투기 개발에 들어가야 할 돈은 1조엔(円)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방위예산이 5조 엔(円) 정도인 일본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도 사실 만만치 않은 상태다.
아울러, 4월에 각의결정된 방위장비이전 3원칙에 의거하여,
공동개발한 전투기의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동안 무기 수출금지로 족쇄가 채워졌던 일본이
해제가 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이 일본에게 무기의 공동개발을
타진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방위 관계자는 말한다. 아울러,
독자개발했을 경우 나중에 수출하는 데 있어 홀로 넘어야 할
허들이 많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허들을 넘게 되면 수출의 길이 열리면서 방위산업은 호조를 보일
수 있다는 견해도 또한 밝혔다.
■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군사기술
이미 일본내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은 각종 무기의 공동
개발 등을 통해 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추가적인 기술축적
또한 서두르고 있다.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의 '오미야
히데아키'(大宮英明) 회장은 <순수국산이냐 공동개발이냐를
떠나 전투기 기술 자체와 비지니스 차원의 교섭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심신(心神)에 주익(主翼)을
공급하는 후지(富士)중공업의 고위임원도 <전투기 기술의
개발은 일본의 산업경쟁력 강화에 플러스가 된다>고 기대한다.
실제로, 군사관련 일본기업들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이미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9월 22일, '이슬람국가(IS)'를
공습하며 최초로 실전에 모습을 나타낸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기(機) F22의 경우, 이 전투기의 기체에 코팅되어
사상 최고의 스텔스 성능을 발현해 주고 있는 것은,
레이더파 흡수재인 '티라노 섬유'(繊維)다. 그리고,
F22에 이 섬유를 공급한 것은 일본의 '우베코산'
(宇部興産)이라는 기업이다. 미쓰비시(三菱)전기와
영국의 대형 군수업체 MBDA는 이번 여름에, 기존보다
사정거리가 긴 최신예 공대공 미사일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미쓰비시(三菱)전기가 독자적으로 갖고 있는
미사일 유도장치 '시커'의 성능에 영국 MBDA가 관심을
보인 것이다. 방위산업 세계최대업체인 '록히드 마틴'의
담당자도 <일본의 소재 및 요소기술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다만, <일본은 미국 유럽에 비해 실전경험이 없다는
것이 아킬리스건>이라고 항공자위대 관계자는 언급한다. 
현재, 실전을 통해 수집하게 되는 비행 데이터나 적기(敵機)
정보가 미흡한 상태다. 일본의 요소기술을 높게 평가한
'록히드 마틴'의 담당자도 <실전에 입각한 전투기의
공동개발을 일본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나의 대답은 NO다>라고 가차없이 평가했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전투기 개발은 세계정세와
따로 떼놓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만약에 차세대 전투기의
주류가 무인기(無人機) 쪽으로 간다면, 유인전투기
(有人戦闘機)의 유용성(수출 가능성 등)은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사정 등으로 인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제2의 제로센(零戰) 전투기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독자 전투기지만, 실전배치 되어 일본의
하늘을 지키는 그날까지 넘어야 할 불확실한 요소는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스텔스 '선진기술 실증기'(先進技術 実証機 = 통칭 心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