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의 고발詩(72)<아프다 소나무야>나뿐만 아니라 오가는 모든 사람들이 말라죽은 소나무 옆에서 처음에는 욕지거리 하다가 ‘장군님’이란 말에 혀가 굳어져 버렸다.
<아프다 소나무야>
5년 전 일이다. 바쁜 농사철이어서 가까운 농촌에 지원을 나갔다. 벼 모를 나르는 길에 우연히 농촌길 포장도로의 양 옆에 소나무가 몇 미터 간격으로 스무 대 가량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많이 보아왔지만 북한에서는 도로의 가로수로 소나무를 심지 않는다. 소나무가 뚱딴지같이 시내 농촌 골목길에 서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파랗게 살아있어야 할 나무가 말라죽어 있었다. 나무 밑을 내려다 보니 심은 지 얼마 안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농장의 관리일꾼이 친구여서 물어보았다.
“소나무가 왜 여기서 말라죽었어? 묘목도 아니고 수십 년을 자랐을 나무들인데?”
“기가 막힌 일이지.”
그도 공감이 된다는 듯 그 옆의 한 곳을 가리켰다. 한 동에 두 세대짜리 새로 지은 아담한 농촌집 세 동(여섯 집)이 보였다.
“저 집에 장군님 모시겠다는 책임비서의 충성심이다. 먹을 것이 없어 농장원들이 일도 못 나오는 판인데 당장 집 지어서 장군님 모시겠다는데 별 수 있니. 그걸 짓느라고 종자벼까지 다 팔아먹고 벼 모가 모자라서 큰일 터질 것 같다. 말도 못하고 있다. 겨우 집 지어놓으니 장군님 오실 길에 나무 한 대 없다고 당장 나무를 떠 옮기라는데 묘목은 안된다고 해서 온 산을 헤매봐야 소나무밖에 더 있나, 할 수 없이 스무여 그루 떠다 심는 게 노력(勞力)도 모자라서 혼났어. 개고생했어. 근데 장군님 오기 전에 다 말라죽었으니. 아닌 게 아니라 백성들 말마따나 책임비서 저 자식 반동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고 귓속말로 쏙닥거렸다.
나뿐만 아니라 오가는 모든 사람들이 말라죽은 소나무 옆에서 처음에는 욕지거리 하다가 ‘장군님’이란 말에 혀가 굳어져 버렸다.
간신의 매에 맞아죽은 사람이
어디 한두 사람이냐
하지만 소나무야
너는 사람도 아닌 나무가 아니냐
네 또한 무슨 죄가 있어서
수십 년을 뿌리박힌 집을 떠나
타향에서 이렇게 말라죽어가고 있느냐
누가 알았으랴
사람도 아닌 나무조차도
간신의 눈에 밟히면
용서가 없다는 것을
뭐라 말해야 위로가 될까
나무야 산천을 빼앗긴 나무야.
간신들이 충신으로 둔갑했으니
세상을 보는 눈은 소경이 되어 버리고
아첨의 늪에 빠져 세상을 거스르니
지지리도 못난 망조(亡兆)가 든 나라여
편한 자 누구일까.
할 말을 잃은 세상의 눈들은
울분에 젖어있다
아프다 나무야
산천도 사람도
간신의 눈초리는 피할 수 없으니
네 모습이 이 나라 모습이다.
<아프다 소나무야>
5년 전 일이다. 바쁜 농사철이어서 가까운 농촌에 지원을 나갔다. 벼 모를 나르는 길에 우연히 농촌길 포장도로의 양 옆에 소나무가 몇 미터 간격으로 스무 대 가량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많이 보아왔지만 북한에서는 도로의 가로수로 소나무를 심지 않는다. 소나무가 뚱딴지같이 시내 농촌 골목길에 서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파랗게 살아있어야 할 나무가 말라죽어 있었다. 나무 밑을 내려다 보니 심은 지 얼마 안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농장의 관리일꾼이 친구여서 물어보았다.
“소나무가 왜 여기서 말라죽었어? 묘목도 아니고 수십 년을 자랐을 나무들인데?”
“기가 막힌 일이지.”
그도 공감이 된다는 듯 그 옆의 한 곳을 가리켰다. 한 동에 두 세대짜리 새로 지은 아담한 농촌집 세 동(여섯 집)이 보였다.
“저 집에 장군님 모시겠다는 책임비서의 충성심이다. 먹을 것이 없어 농장원들이 일도 못 나오는 판인데 당장 집 지어서 장군님 모시겠다는데 별 수 있니. 그걸 짓느라고 종자벼까지 다 팔아먹고 벼 모가 모자라서 큰일 터질 것 같다. 말도 못하고 있다. 겨우 집 지어놓으니 장군님 오실 길에 나무 한 대 없다고 당장 나무를 떠 옮기라는데 묘목은 안된다고 해서 온 산을 헤매봐야 소나무밖에 더 있나, 할 수 없이 스무여 그루 떠다 심는 게 노력(勞力)도 모자라서 혼났어. 개고생했어. 근데 장군님 오기 전에 다 말라죽었으니. 아닌 게 아니라 백성들 말마따나 책임비서 저 자식 반동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고 귓속말로 쏙닥거렸다.
나뿐만 아니라 오가는 모든 사람들이 말라죽은 소나무 옆에서 처음에는 욕지거리 하다가 ‘장군님’이란 말에 혀가 굳어져 버렸다.
간신의 매에 맞아죽은 사람이
어디 한두 사람이냐
하지만 소나무야
너는 사람도 아닌 나무가 아니냐
네 또한 무슨 죄가 있어서
수십 년을 뿌리박힌 집을 떠나
타향에서 이렇게 말라죽어가고 있느냐
누가 알았으랴
사람도 아닌 나무조차도
간신의 눈에 밟히면
용서가 없다는 것을
뭐라 말해야 위로가 될까
나무야 산천을 빼앗긴 나무야.
간신들이 충신으로 둔갑했으니
세상을 보는 눈은 소경이 되어 버리고
아첨의 늪에 빠져 세상을 거스르니
지지리도 못난 망조(亡兆)가 든 나라여
편한 자 누구일까.
할 말을 잃은 세상의 눈들은
울분에 젖어있다
아프다 나무야
산천도 사람도
간신의 눈초리는 피할 수 없으니
네 모습이 이 나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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