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놈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큰소리치던 김영삼정부가 외환위기를 당하자 일본에 가 머리를 읍조리며 국가부도를 면할 수 있게 제발 돈좀 꿔달라고 애걸하던 모습이 선하다. 전쟁이 나면 '평양가서 점심먹고 신의주가서 저녁 먹겠다'던 이승만정부가 3일만에 수도서울을 붕괴되고 허겁지겁 대전으로, 부산으로 도망치던 모습이 선하다.
청나라 오랑캐라 깔보고, 왜놈이라 깔보더니 병자호란이네 임진왜란이네 식민지네 하며 나라 전체를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던 집권자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친다. 그것이 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오직 이불 속에 숨어들어가 내가 호랑이고, 내가 왕이라고 큰소리치는 자들의 전형적인 행위이자 엄연한 결과다.
이제 다시 '남방 삼각동맹에만 갇혀 있을 수 없다'느니 '얼굴 붉힐 일이 있으면 붉히겠다'느니 하더니, 이젠 '패권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 뿌리를 뽑겠다'는 그 오만방자함에 생수회사 장수천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떠오르고, 이리저리 돈 꿔달라던 그 1997년의 애절함과 한강다리를 끊어가며 부산으로 도망치던 1950년의 처참함이 엿보인다.
외교를 논하고 국가전략을 말하기 위해선 세계의 국력과 시장의 구성과 비중에서부터 비롯되야 한다. 미국이 매년 만들어내는 총가치는 연 11.5조달러에 달하고 그것만으로도 세계의 총 가치생산량의 1/3이다. 일본 4.5조달러와 합치면 총 16조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1.5조달러에 불과하며 러시아 0.45조달러, 그리고 북한 0.02조(200억)달러로 세나라를 다 합쳐도 2조달러 조차 안된다.
무려 8:1의 비중을 놓고 0.6조달러의 규모를 갖고 우리가 남방이냐, 북방이냐 선택을 논하고 “동북아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넌센스다. 세계가 비웃는다. 좋아하는 것은 김정일뿐이다.
세계 무역비중을 미국과 일본의 비중이 총무역량의 21% 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4.8%와 1.3%로 불과 6.1%밖에 안된다. 군사비 지출로 보면 미국은 매년 3,000억달러를 지출하여 다른 모든 나라들의 군사비 지출을 합한 것 보다 많다.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를 보는 과학기술이나 특허니, 혹은 IMF나 World Bank와 같은 국제기구의 운용능력이나 정보사회에 필요한 고급 정보의 수준으로 보면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김정일이나 후진타오나 다 목표는 미국, 일본과의 관계 강화이며 미국, 일본에 대한 견제는 정치적 修辭일 뿐이다. 그런데도 남방 3각의 깨겠다느니, 질서의 변화를 꾀하고, 패권주의의 뿌리를 뽑겠다느니 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나아가 우습기조차 하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남북관계가 잘되면, 다 깽판쳐도 좋다”는 저급한 인식의 연장선에서 나오는 발언이고 행동이다. 그 동키호테적 사고가 장수천(오아시스 워터)을 말아먹은 것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이젠 4천 9백만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18억원을 대출받아 부도를 내고 현재 39억원의 부채상태를 국민(한국리스여신)에게 갚아야 하는 장수천과 대한민국이 자꾸 오버랩(overlap)되며 떠오른다.
분명히 말하건데 미국은 적어도 북한보다 600배나 큰 나라다. 북한의 연간 무역량은 우리의 인천제철의 생산량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이 동네 전파사(전자대리점)라면 미국과 일본은 삼성전자와 같다. 인륜과 도덕적 수준으로 보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민족적 이익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민주주의로나, 기술(Technology)로나, 시장(Market)으로나 비교할 이유조차 없다.
더 이상 反민족, 反인륜, 反민주적, 反기술적, 反시장적 북한 김정일의 논리에 빨려 들어가 ‘민족공멸’의 길로 나라를 끌고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가 나서 전투적으로 싸워야 할 것이다. 실패한 나라에 성공한 국민은 없다.
숫자를 모르는 지도자는 곧 현실 인식의 박약함으로 드러난다. 숫자를 모르고 사업을 하고 숫자를 모르고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불성설인지를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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