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시사회 열려

북한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난 신동혁씨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한국에 첫 소개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9일 화요일 오후 2시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23년간 짐승과도 같은 삶을 살았던 신동혁씨의 삶을 조명한 ‘14호 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시사회를 열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14호 수용소 완/전/통/제/구/역’은 2012년 독일에서 제작돼 2013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인권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지의 유수한 국제영화제에서도 수상했다. 27개국에서 상영됐다.

 이 영화는 워싱턴포스트 기자였던 블레인 하든에 의해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14'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서적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소개되는 것은 이번 시사회가 최초다. 그동안 상업성을 이유로 외면받다 우여곡절 끝에 '유나이티드미디어'에 의해 수입됐다.

 영화 상영 전 영화의 실제 모델인 신동혁 씨가 약 40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신 씨는 현재 국제사회에 정치범수용소의 인권유린 현장을 폭로하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낮에는 환청에 시달리고 밤에는 수용소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는 신 씨는 수용소 생활에 대해 “차라리 쥐나 새가 부러웠다”며 감정도, 자유도 없이 통제된 생활을 했던 시절을 겉으로는 담담히 얘기했다.

 ▲  ‘14호 수용소 완/전/통/제/구/역’ 시사회에 앞서 영화의 실제 모델인 신동혁 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 씨는 자신의 고발로 어머니와 형이 공개처형 당하는 장면을 보고서도 슬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냥 죄를 지었으니 죽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총살당할 때 눈물을 흘려야 된다는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고, 주변에서 그런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며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고 자식이 부모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어 어머니이긴 했어도 슬픈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종북 토크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재미교포 신은미 씨가 북한의 수용소가 왕래가 자유롭고 북한이 평화스러운 곳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그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이나 한국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단 한 명도 없지 않느냐?”며 “그 용기로 북한에 가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위해 말해 보라. 그러면 아마 케네스 배 씨처럼 당장 체포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 씨는 또 북한이 신동혁 씨의 아버지를 내세워 자신을 협박한데 대해 “처음엔 누군지 몰라봤다. 자세히 보니 아버지였다. 10년간 얼마나 고통 당했을까 생각하며 ‘고통’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질문했다. 몇일간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했다”며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과 행동 때문에 아버지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을 향해 “아버지가 살아있고 수용소에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다면 증명하라. 아버지를 만나겠다. 제3국에서 만날 수도 있고, 중립국 단체와 함께 내가 살았던 곳으로 가겠다. 아버지가 인질이 아니면 내보내고 나의 방문을 허락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신 씨는 아버지를 만나야 하는 이유를 “북한이 아버지 나이를 70세라고 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식 노릇을 하고 싶다.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년 4월이면 내게도 새가족이 생기는데 나를 낳아준 아버지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자신의 희망을 표현했다.

 

 14호 수용소는 북한에 존재하는 정치범 수용소 중 하나다. 북한 주민들에게 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에는 현재 5개의 정치범 수용소에 약 15만 명이 수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치범 수용소는 탈북을 시도했거나 탈북을 도왔다는 죄, 북한체제를 비난했다는 죄, 기독교를 믿었다는 죄, 남한으로 탈북한 가족이 있다는 죄 등으로 3대에 걸친 가족들이 모두 수감되며, 연좌제로 인해 어린 아이들까지 수용돼 있다.

 수감자들은 정치범 수용소 수감과 동시에 모든 권리를 박탈당한다. 하루 한 끼 소량의 음식을 겨우 먹으며 강제노역을 하고,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쥐나 뱀을 잡아 먹는 등 짐승과도 같은 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또한 ‘표창결혼’이라는 미명아래 정치범수용소 안에서 태어나 밖의 생활은 전혀 모른 채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수감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신동혁씨도 이러한 수감자 중 한명이다.

 더욱이 수감자들은 수용소 내에서 고문, 강제낙태, 성적학대, 그리고 사법절차 없이 진행되는 공개처형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수용소 10대 법과 규정’을 만들어 노예노동에 복종하도록 하는 등 정치범수용소는 현존하는 최악의 인권유린 현장이다.

 이에 지난 9월 유엔은 정치범 수용소의 폐지를 권고하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조사 보고서를 채택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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