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고위직일수록 무능하다]
중앙정부의 과장급까지는 한국이 외국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듯한데, 그 이상이 되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장관급에 이르면 숫제 상대가 안 되는 듯하다. 3권 분립의 한 축인 국회의원에 이르면, 한국은 빈곤과 쿠데타의 악순환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아프리카나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과 도토리만한 키를 재는 듯하다.
[중국의 지도자 양성 방법]
2004년 강택민으로부터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마저 국가 주석 호금도가 넘겨받음으로써 그와 오방국, 온가보 등 제4세대는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권력을 이양 받았는데, 벌써 중국은 ‘선발 68세대, 양성 79세대’란 말을 쓰고 있다. 80년대에 대학을 졸업한 60년대생은 이미 제5세대로 각 성의 당서기나 성장 등으로 발탁되었고 90년대에 대학을 졸업한 70년대생이 그 바로 아래의 고위직에 올라 체계적인 교육과 살 빠지는 실습과 숨막히는 경쟁을 통해 국가의 동량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중국은 유능한 인재로 꼽힌 인재일수록 한국과는 정반대로 중앙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전국의 각 성으로 내려가 정치, 행정, 경영 능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거기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국가최고권력자가 총애하는 자라도 아침이슬처럼 사라진다. 까딱 잘못해서 부정부패에 연루되면 한국 인구의 2배인 1억 인구를 다스리던 성장도 이마에 초승달 모양의 눈이 하나 더 달린, 제3의 지혜의 눈이 하나 더 달린 포청천의 작두에 목을 들이밀어야 한다. 총살당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싱가포르의 인재 양성 방법]
아시아에서 지도자 교육을 가장 잘하는 나라는, 그러나, 싱가포르일 것이다. 중학 입학 과정에서부터 미래의 지도자는 체계적으로 육성된다. 전국에서 3% 이내에 드는 학생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문과(인문사회계)를 선택할 수도 없다. 전원 이과(이공계)를 택해야 한다. 문과를 굳이 하고 싶다면, 대학 졸업 후 대학원 과정에서 선택해야 한다. 문과는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지만, 이과는 20대만 넘으면 거의 하기 힘들고,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국가의 기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인구가 350만밖에 안 되는 싱가포르는 한 명의 인재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의 생존을 걸고 이들에게 진로 선택의 자유를 잠시 유보한 것이다.
최우수 학생들은 부모가 잘 살든 못 살든 중학부터 학비를 안 내는 것은 물론 국가로부터 아낌없는 지원을 받는다. (불행히도 초등학교 고학년에 자살하는 애들이 더러 있는데, 이런 심약한 아이는 별로 동정 받지 못한다.) 최우수의 최우수 장학생은 ‘국방부 장학생’인데, 이들은 전원 외국에 내보내어 명문대에서 학위를 받게 하고 군사 훈련을 시켜 장교로 만든다. 군인으로 그대로 남는 수도 있지만, 제대하면 이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30대에 바로 중앙 정부의 고위직에 발탁된다. 한국의 고시 출신들은 이들의 발바닥에도 못 미친다. 싱가포르에서는 30대 국장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들은 끝없는 공부와 평가와 실습을 통해, 정보와 지식과 지혜를 넓히고 쌓고 깊숙이 팔 뿐 아니라 업무 능력도 향상시키고 윤리의식과 애국심도 고양시켜야 하는데, 그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하면 가차없이 탈락한다. 이들의 능력은 프랑스의 그랑제콜을 졸업한 사람이나 미국의 옥스퍼드 장학생 이상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싱가포르의 국부 이광요의 아들 이현룡은 30대에 말 그대로 별을 달았고 그 후 스스로 탁월한 능력을 입증해서 고척동에 이어 수상으로 선출되었다. 이들 인재에 대한 싱가포르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래서 한국 같으면 날마다 입방아를 찧을 만도 하지만 그 누구도 이현룡이 아버지의 권력을 이양 받았다고 소곤대지 않는다.
[일본과 서양의 인재 우대 문화]
칼의 문화인 일본과 서양에서는 붓의 문화인 한국과 달리 ‘말만 번드레한’ 인간은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 지식과 능력과 도덕을 함께 갖춘 자만이 지도자가 된다. 선거에 의한 선출직 지도자는 좀 다르긴 하지만, 이에도 철저한 검증이 따른다. ‘거짓말을 최고의 무기로 사용하여 당선되어도 지나고 나면 땡’인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일본의 경우는 봉건 영주(다이묘)를 받들던 전통이 강하여 대를 이어 의원이 되는 수가 많은데, 아버지의 후광으로 의원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꾸준히 노력을 해서 아버지를 능가해야 한다. 때로는 너무 범상한 자들이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후광으로 의원이 되는 수가 있지만, 이들은 말 그대로 불초(不肖)하여 어쩔 수 없다. 이런 폐단을 고치기 위해 뜻이 있고 능력 있는 자는 누구든 의회에 진출하거나 사회의 중추가 될 수 있도록 재벌이 사재를 털어 정경숙(政經塾)을 만들어 인재를 키우기도 한다. 그것이 유명한 송하(마쓰시타) 정경숙이다.
(그런 일본도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정부든 기업이든 비전 있는 지도자가 나오지 않아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보수우익으로, 한국에는 어림없이 못 미치지만, 미래가 아닌 과거에 집착함으로써 사회 전체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松下 政經塾 같은 새로운 지도자 양성 제도가 대학과 정부에 정착될 때까지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도자들이 나오기 힘들 것이다.)
[칼의 문화는 능력을 우선하고 붓의 문화는 말과 인맥을 우선한다]
칼의 문화에서는 무엇보다 유능한 사람을 나이에 관계없이 우러러볼 줄 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가 이런 문화를 한 마디로 잘 표현한다. 서양과 일본에서는 인재는 신분과 서열과 인맥을 뛰어넘어 지도자로 솟아오른다. 미국의 국무장관 콘디 라이스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흑인에 여성이라는 것이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다.
붓의 문화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나무는 높을수록 바람을 많이 타고 못은 잘 생길수록 망치와 친해진다. 붓의 문화에서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헐뜯음과 시샘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남이 장군이 억울하게 죽었고, 소현세자가 일찍 죽어 주어야만 했고,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을 수밖에 없었고, 정조가 경륜과 지혜로 무르익은 나이에 의문사했고, 광해군이 인륜도덕의 이름으로 쫓겨났고, 제갈량과 관우과 장비와 조자룡과 조조를 합한 듯한 이순신 장군이 두 번이나 백의종군해야 했다. 외국 같으면 그처럼 걸출한 인물이 난세에 새 왕조를 개창하는 게 당연했지만, 위선적 명분밖에 몰랐던 그 당시의 조선에서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은 걸로 감사해야 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말을 번드레하게 할 줄 몰랐고 편 가르기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왜 죽은 박정희를 못 잡아 먹어 저리 안달일까]
죽은 지 사반세기나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두고 두고 씹어도 씹어도 물리지 않는 안주감이 되는 것도 한국의 문화 풍토에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외국 같으면 신의 반열에 올랐을 이순신 장군마저 교묘하고 야비하게 헐뜯는다. 붓의 문화에서만 태어날 수 있는 저열하기 짝이 없는 원균은 그와 쏙 빼 닮은 인간들이 재조명한다며, ‘억울한 영웅’으로 받들고 주말마다 KBS에서 요상하게 높이는 척, 친일파를 공격하는 척 충무공은 헐뜯고 있다. 김유신과 김춘추를 헐뜯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1300년이 지나도 한민족 역사상 불멸의 업적인 삼국통일을 헐뜯는다.
왜? 고구려-고려-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이어지는 김일성 역사를 날조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북한은 1967년에 이순신과 정약용마저 봉건주의의 주구라며 조선역사에서 지웠기 때문이다. (아마 순진무구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것이다.)
[인재가 조직적으로 말살되는 북한]
인재 양성이 최악인 곳이 북한이다. 거기서는 철저히 능력 있는 자가 도태된다. 공산권의 몰락 전만 해도 특별히 뽑혀서 소련과 동구로 유학 갔던 이들이 그나마 체면유지는 했지만, 90년대에 유학 중인 이들마저 싹 불러들이고 10여년간 유학을 보내지 않은 탓에 인재는 170미터의 주체탑을 잠기게 하는 세계화의 대홍수 속에서 주체사상에서 깨어날 찬물 한 모금 얻기 힘든 것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나라 전체에 먹을 입만 가득할 뿐, 개혁과 개방에 쓸 머리는 대동강의 모래밭에서 금 덩어리 발견하기보다 찾기 힘들다.
오로지 권력투쟁이 있을 따름이다.
오로지 사상이 있을 따름이다.
오로지 번드레한 말이 있을 따름이다.
오로지 죽은 김일성에 대한 무한한 숭배와 살아 있는 김정일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 있을 따름이다. 대학이 폐쇄되었던 1966년에서 1976년 사이의 중공과 흡사하다. 사자후와 무고로 인재란 인재는 모조리 죽이거나 때리거나 내쫓거나 침묵시키고 10억 인민으로 하여금 손에 손에 모택동 어록을 들고 ‘동방홍’을 노래하게 만들고 수천만 홍위병을 선동하던 4인방이 지옥사자마냥 설치던 때와 흡사하다.
[북한을 맹렬히 뒤쫓는 한국]
90년대 이후 민주화 바람을 타고 한국이 맹렬히 북한을 따르고 있다. 150년에 걸쳐 전세계에서 그 오류가 철저히 입증되어 자동 폐기된 주의(主義)와 김일성 가문에게 절대반지를 끼워 주기 위해 날조한 사상(思想)에 스스로 포로가 된 자들이 한국의 중추세력으로 떠오르면서, 능력 있는 자들은 하위직에서 죽으라고 뛸 뿐, 막상 고위직으로 올라서야 할 때쯤 명퇴 당하고 좌천당하여 울분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더군다나 바람과 흑색선전과 인기에 좌우되는 막가파식 선거판이 기승을 부리면서 중국의 일개 지방 관리급 인재도 여의도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봉사할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설령 기회를 얻더라도 눈이 앞에 작은 것 하나 뒤에 큰 것 하나 붙은 자들이 모여 사는 세계에서 눈이 앞에만 둘 달린 병신이 되기에 딱 알맞다.
[인재의 황금기: 7세기~ 8세기 및 1950~ 1979]
금수강산에서 세계적 인재가 가장 많이 배출된 때는 삼국통일을 전후해서 7세기와 8세기에 걸친 200년 그리고 6․25동란에 이은 근대화의 격동기인 1950년에서 1979년에 걸친 30년이다. 그 다음으로는 고려와 조선의 건국을 전후한 각각 100년간이다. 이 때는 능력 있는 사람은 신분과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우러러보던 시대였다. 그래서 삼국시대에는 심지어 16살, 17살도 영웅의 기개가 있어서 관창과 반굴이라는 걸출한 소년 영웅이 배출되었고, 1960년대에는 강원도 산골의 이승복 어린이도 백두대간의 정기를 이어받아 무장공비의 무지막지한 폭력 앞에서 조금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할 말을 다했던’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대한민국의 대통령들보다 더 씩씩하게!
국가의 안보보다 가문의 영광이 중시되던 조선중기 이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미증유의 전란을 겪고도 끝내 인재를 우대하는 풍토가 조성되지 않아, 이순신과 정약용 등 예외적 인물 외에는 세계 수준의 인물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살 만하면 위선자가 득세하는 나라]
살 만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말만 번드레한’ 인간들이 국가의 지도자로 우르르 올라선다. 앞장서서 생산할 생각은 않고 남이 생산해 놓은 것을 갖은 명목으로 꼬투리 잡아 빼앗고 뜯어먹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제일 심했던 시절이 조선 중기와 후기였다. ‘거짓말 공화국’인 북한은 그보다 훨씬 더하다.
세계 최악의 빈곤층이 70%나 중산층으로 올라선 이후, 중국보다 무려 10배나 잘 살게 된 이후, 나라 살림 늘리는 데 전혀 보탬이 안 된 자들이, 형식적 민주화가 아닌 ‘실질적 민주화’의 밥상에는 고작 자기가 쓸 숟가락과 젓가락만 올려놓았을 뿐인 자들이 중심이 되어 ‘위선 공화국’을 건설한 이후, 조선시대처럼 북한처럼 번드레한 말을 원자탄처럼 써서 권력을 쟁취하는 데 도가 튼 자들이 우르르 사회 곳곳의 지도자로 올라선 이후, 한국도 단단히 망조가 들고 있다.
“남 잘되는 꼴을 못 본다.”
무능하고 부패한 자들이 시기와 질투를 평등과 분배로 교묘하게 포장하여 서민을 위하는 척 나라 곳곳에서 끼리끼리 ‘형님, 아우님’ 하면서 권력을 독과점하여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목표만 달성하면 공부를 팽개치는 한국인]
평생 공부해도 간신히 현상 유지하는 정보화 시대에 얼마나 공부를 안 하는지 서울대 나오거나 고시 합격한 국가 지도자도 입을 열면 과연 또 무슨 말이 나올까 하고, 전 국민이 날마다 가슴을 졸인다. 교수만 되면 논문을 팽개치고 고시만 합격하면 법전을 내던지고 중앙청의 국장만 되면 신문 한 줄 제대로 읽지 않는다. 무슨 일로 그리 바쁜지 비서가 스크랩한 것을 쓱 훑어 볼 뿐이다. 그런 주제에 세상에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이 없는 줄 안다. 자기보다 더 똑똑하고 더 청렴결백한 사람이 눈에 띄면, 말의 미끼와 도덕의 올가미와 과거사의 지뢰와 지역감정의 부비트랩을 총동원하여 기어코 거꾸러뜨린다.
국회의원만 되면 날 달걀을 수백 개나 사 놓고 집에서 애 보면서 애가 우는 틈을 타서 새벽의 수탉처럼 목청을 가다듬고, 어깨에 뽕을 잔뜩 넣어 벽을 상대로 밀치기 연습을 하고, 손가락을 날카롭게 갈고 다듬어서 신나는 삿대질에 철두철미하게 대비한다. 공부는 죽어도! 안 한다. 어벙한 듯 약삭빠른 비서가 적어 주면 뜨덤뜨덤 읽으면 되니까! 조선시대에 과거만 급제하면 학문은 내팽개치고 목숨을 걸고 권력 투쟁에 몰두하고 하늘이 노래지도록 부귀영화 누리기에 급급하던 조상과 어쩌면 이리 닮았을까. 참으로 고약한 DNA가 아닐 수 없다.
[인재의 보고는 우량 기업]
다행히 한국의 인재는 우량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차고 넘친다. 기업도 부실 기업에서는 크기를 막론하고 인재가 썩지만, 세계와 맞서는 기업에서는 중국, 싱가포르, 일본, 유럽, 미국의 인재를 오히려 능가하는 인재가 겁나게 배출된다. 기업에 포진한 한국의 인재들은 창의력, 끈기, 추진력, 모험심, 애국심, 자부심, 인간미 등 모든 면에서 발군이다. 외환위기 이후 학계에서도 위기의식을 느낀 인재들이 서서히 크고 있다.
전혀 도덕적이지 않은 인간들이 능력보다 도덕을 10배는 앞세우는 현재 풍토가 '천하대란의 큰 희생’ 뒤에 능력과 도덕과 유머를 겸비한 인재를 우대하는 풍토로 일변하면, 통일한국에서는 세계적인 인재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싱가포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유럽이나 미국을 전혀 부러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날이 오면, 교육부터 일신하여 제일 먼저 고교 평준화가 폐지되고 대학에는 거의 무한한 자유가 주어질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서민들은 인재를 헐뜯는 대신 박수 쳐 주고 사인 받아 둔 덕분에 날마다 김정일보다 더 부른 배를 두드리며 뱃살도 뺄 겸 신나게 나팔을 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만세!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200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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